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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만 외고 사는 5살아이.. (조언부탁드려요)

  • 찌루나루
  • |
  • 2008-11-04
8

유아 게시판도 아니고 게다가 영어도 아니고...

성격에 안맞는다는거 너무너무너무나 잘 알지만,

마땅히 상의할만한 곳이 없어 이곳에 글을 띄워봅니다.(죄송합니다)

 

제 딸이 5살이거든요. (2월생이라 거의 6살이지만..)

아무래도 요놈이 다분히 특이한 성향을 타고난 것 같아서요.

엄마아빠가 다 수학 좋아하는 공대출신이라, 의례히 수학은 걱정안하고 어려서부터

흔한 스티커 학습지 한 권 안시켜봤고,

가끔 궁금해할 때마다 스케치북에 그림 그려가며 알려주기만 했어요.

다만, 그냥 오며가며 말로 숫자 세보게 하고 엘리베이터 단추로 숫자 익히고..

과자 나누어먹으면서 더하기 빼기 익히고,,

그러다가 6+7은 어떻게 하냐고 묻길래 7을 갈라서 10만들어 자리수 올리는 것도 알려주고..

1에서 100까지 표 보면서 10이 둘이면 20, 셋이면 30... 열이면 100이라는 것도 설명해 주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께 구구단 2단을 줏어듣고 중얼대길래

뭔지도 모르고 외고 있는게 싫어서 구구단이 뭔지 바둑알꺼내 설명해주었더니

곱셈(반복 더하기)을 이해하고 스스로 더하면서 줄줄이 말하네요.

뭐던 거의 말로만 한 경우라 + - 기호도 헤깔리고, 3, 6은 거꾸로 쓸 때가 더 많은 지경인데

10단위 덧셈을 무리없이 하네요(물론, 말로만요)

그 땐 내심 뿌듯하기도 했는데, 사실 요즘은 걱정이 더 많습니다.

게다가 2단을 어찌 외우더니 3단, 4단은 혼자 반복해서 더해가며 만들어가며 거의 외우고,

엊그제 5단은 더해보지 않아도 알겠다더니 더듬더듬 말하더라구요. -_-;

(CD나 표 보고 외운게 아니구요.. 틀리면 제가 고쳐주는 정도만 해줬어요)

100까지는 수체계가 잡힌듯 해요.

게다가 100단도 할 수 있다면서 백일은백 백이이백,,, 백십천.. 하고 말하는걸 보니

구구단 개념 뿐 아니라, 1000자리수도 어렴풋이 아는 것 같고.

 

... 에고.. 주저리주저리 썼는데 자랑처럼 보이는데 그러려는 의도는 아니구요..

물론 기특한 마음이야 왜 없겠습니까만, 이게 좋기만 한게 아니에요.

책 읽어주고 있으면 통 관심없고 (갈수록 더) 옆에서 혼자 구구단 외고 있구요.

차 안에서 영어 CD 틀어주면 1에서 200까지 숫자를 반복해서 세고 있네요.

밥먹다가도 그러고, 온통 머리속에 숫자만 들어있는 아이같아요.

온 일가친척 이름은 몰라도 나이는 다 외구요, 4살때 달력을 볼줄 알게 됐고 지금은 시계도 대충 봐요.

한동안 오늘이 몇월 몇일인지가 세상에서 제일 궁금하더니 요즘은 지금이 몇시몇분인지에 목숨걸어요.

 

지금 영유 4개월 다녔는데(6세 1년차), 소리에 집중을 잘 못하는데 다행이 문자에는 관심이 많아서

그럭저럭 읽기는 익혀가는데, 왠만한 책을 읽어줘도 한글, 영어 가리지 않고 마음이 안따라가는 듯 해요.

그나마 인체, 지도 관련 책이나 괴담은 좀 좋아하고.. 그 외에는.. 영...

그야말로 엄마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옆에 앉아서 듣는 척 하는 것 같아요.

한글도 읽기 시작한지 좀 됐는데 아직도 '책'을 읽는게 아니라 또박또박 '글자'만 읽어요.

물론 혼자 책을 보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러니 속도도 느리고 이해도 느리고..

 

모두 다 잘 할 수 없지만,

제가 공대출신에 딸들만큼은 절대로 공대를 보내지 않으리라(웬만하면 이과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게다가 갈수록 언어적 감각이나 창의력이 중요한 사회가 되고 있음을 잘 알기에

그리고 어린시절에 언어를 익히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이기에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안되는 줄 알면서 저도 모르게 '너 그러다 바보된다' 소리를 자꾸 입에 담아요-_-;

어떻게 키우면 좋을까요.

주변의 엄마들 중에는 수학영재로 키워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 딸내미, 수학에 집중했다가는 다른 것이 다 무너질 것이 뻔해서

자꾸 관심사 밖으로만 아이를 몰아가는 기분이에요.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할까요?

 

최근에 시간때우기 용으로 인터넷에서 유아용 수학 학습지 같은걸 몇 장 뽑아주었는데, 아주 환장을 하네요.

이쪽을 개발해주면 6세쯤엔 +,- 7세쯤엔 사칙연산 끝낼 것 같은 아이에요.-_-;

대신 영어를 포함한 다른 분야에선 이해력,표현력 떨어지고 특히 창의성은 꽝인 아이가 되겠죠.

모른 척 하자니 재능이 아깝기도 하고, 아이가 너무 간절히 원하구요.

지원해주자니 레인맨(?) 같은 아이가 자꾸 상상이 되서 두려워요.

게다가 숫자만 꿰찬다고 수학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수에 대한 과제집착력이 엄청나서 난이도 좀 높여주면 유치원이고 뭐고 그거에 몰입해버릴것 같아

현재는 그저 물어보는 수준에서 대답만 해주고 엉뚱하게 사고가 흘러가면 수정해 주는 정도로만

유지할까 싶은데..

결정적으로, 유아기에는 골고루 발달하는게 우선일 것 같은데,

어느 시기가 되면 좀 끌어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언제쯤이 수학에 집중해도 다른 기능이 타격을 입지 않을만큼 크는건지 적절한 시기가 궁금하네요.

 

엉뚱한 글인줄은 알지만, 아이들이나 주변에서 비슷한 경험 있으신분들..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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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아들맘
  • |
  • 2008-11-05 08:57
답댓글

크게 걱정하지않으셔도 될거같아요..제 큰아들 돌지나자 숫자에 관심같더니 2돌에 숫자 100까지

읽어었죠...그리곤 계속 수학에 몰입되었던거 같네요..물론 부모의 열렬한 칭찬속에서요... 지금

2학년인데 수학 잘해요.... 제일 자신있는 과목이구요.. 특별한 수학학원은 다니지 않지만  집에서

공부합니다.. 7세 입학전 가을부터 문제집사다가 풀던게 지금은 4학년 수학을 앞두고있어요..

과하게 선행을 시키는 의미가 아니라 그냥 좋아하니까 나가게 되는거네요..

문제집은 왕수학을 시켰었는데 쉬운 개념정리부터 시작해서 심화까지 단계별로 했었어요..

쉬운부분만 하면 실력이 늘지않고 훝고지나가며 단계만 올리는 꼴이라  심화학습이 필요한 거

같아요... 올해 전국단위시험에서 금상도 받고 본선진출도 하고 자신감이 많이 붙었어요.

어떤 교육전문가의 말이 좋아하는걸 시키고 그걸 잘하게 되면 다른 과목도 잘하려고 노력한다

더군요.. 지금은 영어 학습에 더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데 영어도 학원에서 3,4학년 형아들이랑

하는데도 잘 따라가는데 아마도 나는 뭘해도 잘한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거 같아요.

 

자랑이 되었는데 걱정마시고 관심분야에 더 몰입하도록 관심을 쏟아보시는것도 좋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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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 |
  • 2008-11-05 00:12
답댓글

저희 아이 5세 (9월생)여아인데요.

작년 한 해 수학에 목숨걸었던 아이죠^^

말문은 29개월에 트였는데 (지금도 속도는 빠르지 않구요..)

한글은 31개월에 빠른속도로 읽어나갔어요.그때부터 문자에 집착이 강하다는걸 느꼈고..그 즈음부터 수에 대한 관심이 날로날로 증가하더니..아침에 눈뜨면 엄마 수놀이 하자 하고 매일을 울부짖었어요.수양개념도 완전히 터득했고..고속도로 몇시간 주행하면서 잠시도 안쉬고 수창을 몇백까지 순차.역차로 했구요..그때 더하기 빼기개념을 좋아하기 시작해서 암산으로 더하기 빼기 하다가 세돌 조금넘어 십진법원리깨쳐 두자리수 더하기 한자리수(받아올림있는것) 매일 해대고.40개월무렵 구구단에 흥미를 보여..저도 님처럼 원리 가르쳐주고(몬테소리 곱셈판이용) 스스로 2.3.4.5단 깨쳐서 .어딜가든 묶음단위보고 곱셈을 즐기더라구요..그 즈음엔 세자리수 더하기 세자리수도 암산을 즐겼구요 물론 받아올림 있는거요..달력은 30개월때부터 환장하고 좋아했고 시계도 세돌넘어서 5분단위로 볼수 있었구요.하루에 문장제문제를 스스로 몇십개씩 내고 맞추기 하고..미지수 맞추기 (15-?= 8) 좋아하고 .수부분만이 아니라 다른 수학부분에 있어서도 모든 흥미를 집요하게 보였었죠..(근데 이상하게도 굴러다니는 블럭은 거의 쳐다도 안보네요..;;;지면에 나와있는 공간문제는 자~알 합니다만..ㅋㅋ) 정말이지..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다면 이해하시겠어요?? 눈에 보이는 모든것들을 숫자화해서 대응시키니 말입니다.세돌넘어서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마이너스에 필이 꽂혀서 한동안 더 큰숫자 빼기놀이에 심취했었구요..밤이라 생각이 잘 안나는데 기타등등 ..온 식구가 초죽음이 될정도였어요..근데 지금은요..ㅎㅎ 영어에 재미들려서 수학은 시큰둥해요..ㅋㅋㅋ

제가 아는사람 아이하나도 세돌즈음에 저희 아이랑 비슷한 양상을 보인 아이가 있었는데요..

엄마가 조금 제지하고 스톱환경 만드니..금세 다른 흥미로 전환되더랍니다.

그런 문제는 스스로 결정내려야하지 싶어요..어떻게 방향을 잡을것인가는 말이죠..

요즘은 예전처럼 다시 수학에 불 붙는다면 제가 욕심을 한번?/부려볼듯도 싶은데..

걍 놔둬봐야죠..아직 다섯살이잖아요..ㅎㅎ 뇌구조가 어떻게 또 확 바뀔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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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 |
  • 2008-11-04 18:54
답댓글

저희 아이는 반대로 글자와 언어에 환장하던 아이여서 직접적인 도움은 안될 것 같지만요 어릴때는 정말 그게 두드러져 보였어요.

블럭 주면 그걸로 단어 만들고, 영어도 안 가르쳤는데 혼자 책 읽고, 한자 줄줄 외고 그랬는데요 조금 크니까 한쪽에 편중된 건 많이 덜해지더라구요. 남자아이라 운동을 시켰더니 다른 아이랑 어울려 노는 재미도 알게되구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이 교육학이랑 특수교육을 전공하셨는데 아이가 잘하는 걸 하게 해주라고, 잘하는걸 하게 해서 잘못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수학이 나쁜 것도 아니고, 그 쪽에 재능이 있으니까 그쪽으로 잘 발전시켜주시구요 재미있는 책 같은 거 많이 읽혀주시고 영어도 비디오나 그런 것 재밌는 걸로 많이 보여주세요. 넘버크루 같은 비디오 보여주면 수학 나오니까 좋아하지 않을까요?

그냥 제 아이 4~5살때 생각이 나서 두서없이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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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찌루나루
  • |
  • 2008-11-04 20:33
넘버크루,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잘하는걸 하게 해줘라.. 명심하겠습니다.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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