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영어를 접해 주면서 늘 생각하는 것 하나가 앞으로 우리 아이가 다 성장해서 어느 정도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할까 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은 두 가지 때문에 아주 중요하지요. 첫째는 천천히 갈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현재의 아이를 과대평가하거나 허황된 욕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한 가지 언어를 얼마만큼 해야 할까를 말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우리말을 보아도 똑같이 말하는 것 같지만 어떤 사람들은 어찌도 저렇게 말을 조리 있게 잘할까? 또는 글을 잘 쓸까 하는 생각을 하게도 하지요. 그리고 듣기, 쓰기, 말하기, 읽기 가운데 어떤 것을 잘해야 한 가지 언어에 능통하다고 할지도 좀 모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잘한다, 영어를 얼마만큼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저는 영어에 능통하지 않아도 한국 경제에 관한 리포트를 영어로 쓸 때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지만 미국 사람이라고 해도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미국 경제에 대한 리포트를 영어로 쓰라고 했을 때 아마 외국인인 저보다 못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사람들도 제가 Tonight Show를 보면서 따라 웃지 못할 때 함께 웃을 수 있을 겁니다. 더구나 외국인일 경우 정말 어느 정도 까지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 지는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학 재학 시절 가끔씩 UN 등 세계 국제 기구에서 사람을 뽑는 다는 공고를 보았습니다. 지원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지만 항상 제 발목을 잡는 것은 “과연 내 영어 실력으로 될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가 영어를 얼마만큼 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기준을 여기에 두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가 이런 공고를 보았을 때 먼저 영어를 떠올리지 않을 정도 또는 미국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데 학업이나 돈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TOEFL이나 SAT 공부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할 때의 기준입니다. (미국 대학에 진학할 때 금전적인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특히 미국 사립대학의 경우 학비가 무척 비싸기 때문이지요. 특히 외국인들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적기 때문에 학비는 굉장한 부담이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니 우리 아이에게 영어를 접해주면서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영어라는 것의 도착지를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까? 1. Newsweek 잡지를 미국인과 같은 속도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잡지 가운데 제가 왜 Newsweek 을 말씀 드리는 것은 시사 잡지 가운데서는 쉬운 편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또 다른 잡지 Time에 비해서는 영어가 쉽고, 또 Economist 나 Financial Times의 사설보다는 영어, 내용면에서 다 쉽기 때문입니다. 미국인과 같은 속도로 읽는 것을 전제로 해야 겠지만 만약 이보다 못하다면 최소한 속도는 이것을 옆에서 누가 소리 내어 읽는 것보다는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소리 내어 책을 읽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소리내지 않고 눈으로만 읽는 묵독을 할 수 있게 되지요. 묵독이 소리를 내어 읽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은 이 점을 생각하시면 쉽게 감이 오실 겁니다. 미국인이 묵독을 하는 속도보다 못하다면 최소한 소리 내어 읽는 것보다는 빨리 읽어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하는 지는 아래의 두 번째를 보시면 됩니다. 2.뉴스는 100%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청취 연습을 할 때 뉴스를 가지고 많이 하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뉴스는 읽을 수 있으면 다 들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위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Newsweek을 다른 사람이 말하는 속도로 읽을 수 있으면 뉴스는 다 들립니다. 뉴스를 말하는 발음이 너무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말을 빨리 해서 더 알아듣기 힘든 영국식 발음도 뉴스는 미국의 앵커들보다도 훨씬 더 천천히 말을 합니다. 이런 뉴스이기 때문에 거실에서 뉴스를 틀어놓아도 화장실에서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3.가정법과 완료시제를 말할 수 있다. 문법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저는 강하게 반대합니다. 문법이라는 것은 한 언어의 기본 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저는 글로 많이 아는 문법은 많이 반기지 않는 편입니다. 그보다는 말할 수 있는 또는 글로 쓸 수 있는 문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문법 책을 아무리 달달 외워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일상 생활에서 말할 수 없다면 죽은 문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우리가 배운 가정법과 완료시제가 자유자재로 입에서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4.rich 와 affluent의 뉘앙스의 차이를 안다. 저는 개인적으로 Dictionary 와 함께 꼭 옆에 있어야 할 것으로 Thesaurus를 꼽고 싶습니다. 이게 뭔가?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적절한 우리말을 찾기가 힘들지만 동의어 사전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동의어 사전을 보면 비슷한 의미의 단어이지만 다른 뉘앙스를 가진 단어를 구별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한 언어를 얼마나 잘하는 것인 가를 말해 줍니다. (저는 아직까지 우리말 Thesaurus를 본 적이 없는 데 혹시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동의어 사전이 있는 지 모르겠네요.) 영미권 사람들은 어린이들부터 사전과 함께 꼭 옆에 두고 사용하는 것이 바로 Thesaurus 입니다. 따라서 어른 용 Thesaurus뿐만 아니라 어린이용 Thesaurus가 많이 있습니다. 쑥쑥의 어머님들에게도 아이가 스스로 글을 쓸 수 있게 되면 사전과 함께 꼭 Thesaurus 한 권은 사주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그래야 rich 와 affluent, clever, smart, bright 가 다 어떻게 조금씩 뜻이 다른지를 알 수 있고 이것이 영어로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기본이 되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말씀 드리면 성인용으로는 Roget’s International Thesaurus 가 유명하고 어린이를 위한 Thesaurus로는 Roget’s Student’s Thesaurus를 비롯해 Children’s Thesaurus 도 많이 있습니다. Amazon에 가시면 많이 볼 수 있어요. 5.영화관에서 자막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다. 영상이 있는 경우와 영상이 없는 경우 어떤 것이 듣기에 더 도움이 될까? 이것은 때에 따라 다릅니다. 영상이 있어서 의미 파악에 도움을 받을 것 같지만 영상이 있기 때문에 귀로 청취하는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확히 듣는 것은 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자막 없이 본다는 것이 오히려 오디오 테이프를 듣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관에는 잡음이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좋은 스테레오 음질 때문에 말 소리는 더 웅웅 거리기 때문에 방 안에 혼자 앉아서 AFN을 시청하는 것보다 더 안 들릴 수 있습니다. 정말 외국어를 잘하면 듣기 싫어도 들려야 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지하철에서 눈 좀 붙이고 싶은 데 옆에서 수다 떠는 것이 다 들려서 잠을 못잘 정도여야 하지요. 스피커가 안 좋아서 Listening Comprehension 점수가 안 나왔다고 하는 것은 아직도 먼 수준입니다. 정확히 듣는 즉 다 받아 적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Tom Cruise가 나오는 Mission Impossible 영화의 내용을 따라갈 수 있는 정도는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6.자기의 전공분야에 한해서 영어로 에세이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외국인으로서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전공분야로 한정을 시키는 것입니다. 본인이 미술을 전공하면 현재의 미술 사조에 관해, 또는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다면 앞으로 있을 대선에 대한 신의 견해 정도는 짧은 에세이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우리말로 그 분야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하고, 적어도 Terminology (전공용어) 는 영어로 알고 있어야 하고,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우리 아이가 외국인으로서 영어를 구사하는 가장 최대한이자 최소한의 기준입니다. 이 기준에 대해서 너무 잘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는 어머님도 계실 수 있고, 아니면 그 정도 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영어 노래 몇 개 따라 부르는 정도도 아니고, 파닉스를 깨쳐서 영어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미국 사람과 10분 회화할 정도의 실력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글의 서두에서 이미 말씀 드렸지만 저는 천천히 갈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또 현재의 아이를 과대평가하거나 허황된 욕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 가끔씩 제가 세워 놓은 목표를 곱씹어 보곤 합니다.


쑥쑥몰
체험이벤트













The Name J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