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수학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들 <<
초등수학을 다루면서 중학교 이상의 수학을 이야기 하는 것은
초등수학을 중학교 학습의 기초로 보는 시각이 현실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막대한 사교육비를 들여서 중학교식 수업이나 선행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수학교육이 단계적이기 때문에 중학교 이상 수학의 기초가 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지만,
초등수학에서 배우고 가르쳐야 할 내용은 중학교 이상과는 다른 면이 분명 있습니다.
그 차이를 살펴보면서 집에서나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내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 초등 수학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내용
수학이 삶과 관계를 맺는 핵심은 ‘기준을 세우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어떤 기준으로 자연과 사회를 바라보느냐가 결정적인 것이지요.
학생 스스로 자기의 가치관에 바탕을 둔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의 올바름도 점검하면서 경험과 관찰에서 발견된 여러 요소들을 해석해 나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기준을 세우는 일에 수학교육의 무게를 두어야 하는 것이지요.
올바르게 기준을 세우고 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가르치고 배워야 합니다.
1. 경험과 관찰을 통해 얻어진 규칙을 일반화, 객관화하는 능력
경험과 관찰은 초등수학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입니다.
학생들 마음에 스스로 수학이 생기고 자라는 것,
수학의 능력을 키우는 일 모두가 경험과 관찰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경험과 관찰의 기회를 주어, 스스로 기준을 세우며 규칙을 발견하고,
가설을 세워 그것을 일반화, 객관화해야 합니다.
이것을 통해 수학을 배우고 익히고, 삶을 가꾸어야 합니다.
경험과 관찰은 수학의 관심을 높이고, 생활에 수학을 적용하고, 수학의 눈을 가지게 만드는 근본이 됩니다.
관찰, 분류, 통계를 통해 자신이 경험하고 발견한 규칙들을 일반화 할 수 있다면
전체를 보는 눈까지 길러집니다.
관찰과 경험이 수학적 가설을 세우기 위한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며,
귀납적 사고의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일반화 과정에서 자신의 오류를 스스로 검증할 수 있고, 생활 습관이나 관찰 방식을 바꾸는 힘이 생깁니다.
이 부분이 습관으로 몸에 배이면 자신만의 수학문화, 삶의 수학을 만들 수 있습니다.
2. 수학이 생활에 필요한 도구임을 알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수학은 모든 생활 속에 있습니다. 수학이 없이 사람이 살 수 있을까요?
숫자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수학 공부에는 생활이 없습니다.
공교육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문제들은 현실이 녹아 있지 않습니다.
문제를 위한 문제가 많고 상황이 너무나 단편적입니다.
초등교육에서는 수학이 생활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느끼게 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를 위한 교육은 항상 구체 상황과 구체물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구체물과 구체상황도 한두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할 수 있는 상황이면 더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몸을 측정 기록하는 활동을 통해, 측정단위, 측정도구,
성장 속도, 음식을 비롯한 생활환경과 신체의 변화 따위를 이해하고
그 속에 있는 수학지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높은 단계의 수학지식이나 다른 교과로 확장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경험을 통해 추상화(기호, 단위구성 등)의 필요성을 스스로 알게 해야 합니다.
저학년의 경우, 수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중요합니다.
배수, 약수 또는 곱셈과 덧셈도 구체 활동을 통해 경험으로 익혀야 합니다.
머리속에서만 익히고 외우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또 계산에는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조작이 아니라 셈속에 녹아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일곱 여덟 살 정도의 아이들에게 500원에 500원을 더 받으면 얼마인지는 잘 알지만
500 더하기 500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예는 얼마든지 있지요.
그러므로 수의 계산을 가르칠 때는 아이들의 경험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내
수학이 생활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몸으로 익히게 해야 합니다.
이야기가 있는 수의 계산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높이고,
계산을 즐겁게 만나게 할 뿐 아니라 셈의 구조를 빨리 알 수 있도록 합니다.
3. 전체를 보는 눈 :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힘
수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내용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이 내용일 것입니다.
“부분을 살피는 전체, 전체를 염두에 두는 부분의 관찰”.
모든 문제나 상황에서 이런 습관이 배인다면 아이들의 사고력은 높아지고,
삶의 뿌리를 튼튼히 만들 것입니다.
교사들이 흔히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놀이 수학이나 활동 수학을 하다보면
아이들은 그 놀이와 활동에만 그치고 수학의 내용을 전달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나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것을 수학지식이 아니라,
전체를 보는 눈,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일이라 한다면
놀이와 활동에서 할 교육은 얼마든지 많을 것이고
아이들과 함께 놀이와 활동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놀이에서 얻으려는 것을 수학지식으로 한정하지 않고 폭넓게, 아이들 상황에 맞게 정하면 됩니다.
우리의 삶을 살펴보면 자신의 작은 경험과 관찰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진리를 깨닫습니다.
수학 교육도 작은 경험과 관찰을 통해 전체를 파악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사소한 경험이나 질문, 추론을 소홀히 하지 않고 그 줄기를 엮어가는 것이지요.
그런 습관과 노력으로 대상의 구조를 이해하게 됩니다.
본질을 알아가는 것이지요.
세상살이에서도 대상의 구조와 본질을 알기에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전체를 보는 눈으로 수의 계산을 바라보면 기계적인 세로셈 보다는
전체를 먼저 살피는 가로셈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다음에 또 올리겠습니다.
4. 추론, 논리의 힘을 길러야 합니다. (수학의 추상)
경험과 관찰을 통해 귀납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면
추론과 논리는 연역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험과 관찰에서 생길 수 있는 경험주의 오류를 파악하고, 그 모순을 해결하는 힘은
논리와 추론을 통해 길러집니다.
수학은 정의와 표현, 증명 과정을 거치고, 다른 정리들과 관계를 통해 발전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수학의 정의와 정리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통한 일반화 내용을 검토함으로써
모순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지요. 이러한 공부를 통해 수학의 추상화를 이해하게 됩니다.
수학의 추상화를 단지 약속이라든지, 외워야 할 내용으로 여긴다면
수학은 점점 싫어지고 삶과 멀어지는 것이지요.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거나 발생된 모순의 해결과정에서 수학 논리의 힘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5. 수학은 문화임을 알게 해야 합니다.
문화란 대상을 보고 느끼고 아는 방법이며, 삶의 표현입니다.
수학도 대상을 보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야 합니다.
새로운 관점이나 새로운 범위(범주)에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합니다.
어떤 문제의 다른 풀이법은 없는가?
자신이 경험한 내용을 기초로 문제를 분류하고 다시 해석할 수는 없는가?
스스로 만든 가설이나 규칙은 이미 알려진 수학 내용과 어떤 면에서 같고, 다른가?
우리 조상들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수학을 만들고 표현했을까?
이런 생각으로 수학을 만난다면 현재 배우는 수학만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수학까지 자신의 개성과 관점이 충분히 녹아들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각 나라마다 많은 단위를 사용했는데,
그 뜻은 무엇이고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하고 궁금해 한다면
그 문화를 이해하고,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땅의 넓이 단위를 생각해 보면 서양에서는 10m *10m를 1a(아르)로 정의하였고,
우리 선조들은 1.8m * 1.8m를 한 평으로 정의하여 사용하였는데,
한 평의 넓이는 사람이 땅 위에 누운 상태에서 팔 다리를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넓이지요.
우리 선조들은 사람을 중심에 놓고 땅의 넓이 기준을 세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의 단위에서도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기준을 삼았는지를 알면
그 단위를 만들어낸 정신과 문화를 아는 것입니다.
[참고] - 7차 교육과정의 개괄적 검토 - 왕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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