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아이 시험 결과에 속상해하시는 님이 있어 문뜩 저희 집 모습이 위로겸 즐거움?이 될까 싶어 전하려구요..
저희 집에는 초1 딸아이와 초4 아들이 있습니다.
어느 집이나 그렇듯이 아무래도 관심과 기대를 더 받게 되는 큰아이와 그것을 마냥 부러워하는 작은아이의 모습이
어찌나 우스운지 모릅니다...
한번 보실래요?
블로그에서 옮긴 글...이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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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동생 은송이의 김할고사]
이야기는 이렇다.
월요일 저녁...
다음 주 기말고사를 앞두고 은창이와 이런저런 흥정을 벌이고 있었다.
1등 하면 어떻고...올백이면 어떻고...
은창이는 20만원짜리 디카를 말하는데 남편은 흔쾌히 허락을 했고
나는 도대체 무슨 말이냐 정색을 했다.
남편은 얼렁뚱땅, 어설픈 녀석에겐 도달하지 못할 높은 고지라며 못하리라 안심했고
나는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가 두려웠다.
은창이는 아빠, 엄마의 안심과 걱정 사이에서 공부 계획보다는 오로지 디카 생각에 구름 위를 걷고 있는데,
은송이 왈...
"그럼 내가 일등하면 뭐 사줄거예요?"
"그래...은송이는 뭐 사줄까?"
"스티커 10장이요..."
"그래...스티커 10장 사줄게.."
그리고 일기를 썼는데..
[엄마에 약속]
저녁 때 엄마랑 약속을 했다.
무슨 약속을 했냐면 내가 반에서 김할고사 때 1등 아니면 2등을 하면 선물을 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척 기뻤다.
김할고사...푸하하..
"이은송, 김할고사가 뭐냐...이 일기 너 나중에 시집가서 딸 낳으면 그 딸 보여줘야겠다. 푸하하.."
"아마 내 딸도 그거 잘못 쓴 줄 모를걸?"
다시 박장대소..
그리고 책벌레 모임이 있어서 그 얘기를 꺼냈다.
현준맘 : 하하하..김알고사도 아니고...
준모맘 : 아니지요...김알고사로는 어쩐지 부족한 느낌이었겠지요...김할고사 정도는 되어야 맞다는 느낌이랄까...호호호..
저녁 식사 때 모임 이야기...하면서 다시 웃는데...은송이가 입을 삐죽거린다.
"은송아, 왜 그래?"
"왜 그런 얘기 했어.. 아줌마들이 나 놀린단 말이야..."
"아니야...아줌마들이 너 귀엽다고 웃은 거야...놀리느라 그런 거 아니야..."
"그래도 난 싫어...놀리는 것 같단 말이야... 잉잉잉..."
아침해가 솟았다.
아침밥을 먹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은송이 말한다.
"엄마, 밖에서 집안 얘기 하지마."
(짐짓 모른 척하며) "무슨 집안 얘기?"
"집/안/얘/기!! 몰라?"
"아...그러게 무슨 집안 얘기냐고..."
"내 얘기 말이야...!!!"
"아...이은송 네 얘기? 그 김할고사 얘기?"
"그래...내 얘기니깐 집안 얘기지...다시는 나가서 한마디도 하지마..."
"그래 알았어. 다시는 집안 얘기 안할게..."
은창이 어렸을 적 말은 무슨 다이아몬드인양 귀히 여기며 육아일기에, 벽에, 손바닥에 쓰곤 했는데
은송이의 말은 그저 한바탕 웃고 지나는 일이 허다해서 참 미안하지만,
미안하면 미안한대로 그 순간 즐기며 잊어버리는 것도 어떠냐 싶네요..
그리고 요즘은 아이들 사진을 잘 안 찍게 되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진 찍느라 그 순간의 아름다움, 경이로움, 놀라움을 맘껏 즐기지 못하겠더라구요..
문뜩 찍지 않으니 넘 편하게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어 참 좋구나 싶어요..
어제 동네 서점에서 기말고사 총정리라는 문제집을 보고서야 씩 웃으며,
"어...기말고사였구나..." 하는 은송이의 미소가 아직도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또 하나..
오늘 국어 문제를 푸는데...문제가 "우리 신체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와 그 이유를 쓰세요"였는데 은송이왈...[입. 왜냐하면 수화를 하기 힘드니까...]
은송이는 그 기말고사 총정리 문제집이 너무 좋답니다...^^
[오빠 은창이의 기말고사 스터디]
며칠전에 은창이에게 친구들을 불러서 토요일에 기말고사 스터디를 하자고 했다.
그래서 오늘 아이들이 들이닥쳤는데 총 6명이었다.
은창이의 문제집을 국수사과로 복사해서 테스트를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처음에 시끌시끌하더니 올백 시상과 일등 시상이 있다는 말에 숨을 죽이고 문제를 풀었다.
한시간 쯤 지나 두 아이가 학원에 가야 한다고 가고 나머지 아이들이 계속 문제를 풀었다.
두 과목 쯤 풀자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쯤 되자 채점을 할 때 자기 점수 보느라 자기 경쟁자 점수 보느라 아주 긴장감이 팽팽 했다.
결국 은창이는 강준이란 친구에게 0.16차로 아깝게 차점자가 되었다.
[제1회 스터디 일등상, 이강준, 위 어린이는 놀고 싶은 토요일 오후 기말고사를 대비하여 열심히 공부를 한 결과가 타에 모범이 되었기에 이에 칭찬을 합니다]
아이들은 박수를 쳤고 강준이는 칭찬 봉투를 받았다.
아이들의 빛나는 눈빛...무엇이 들어 있을까 하는..
하얀 봉투 안에는 천원 짜리가 한 장 가지런히 들어 있었고, 아이들은 낚였다고 하면서도 깔깔 웃어댔다.
"올백하고 일등은 격차가 아주 심한데...아쉽네..."했더니 아이들이 쓰러져서 죽을라 했다..
사실은 동일 액수다^^
그렇게 토요일 오후 문제도 풀고 피자, 치킨, 부침개도 먹으면서 즐겁게 보냈다.
아이들이 모두 간 뒤에 은창이가 "엄마,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해서 기분이 좋았다.
은송이는 다음 시험에는 자기 친구들 불러서 그렇게 해달라고 벌써 성화다..ㅎㅎ
막판에...여기가 영어게시판임을 상기하며 하나 더...^^
얼마전 자소월님의 영어책 1000권 도전기를 보고 필을 받아 저희집에도 시작을 했습니다.
사실 종종 그 비스무리한 계획과 실행이 있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와 사정으로 중도 포기의 쓴맛만 봤지요.
은창이는 윤선생을 쉬엄쉬엄 2년째 해오고 있고 최근 두어달전부터는 아침에 큐티 후 매직트리하우스 집중듣기를 하고 있는 정도니 여기 쑥의 빛나는 아해들과는 비교 금물이지요..
하지만 나름 규칙적으로 영어를 해오고 있고 학교에서는 얼토당토하지 않게 영어짱이란 소리와 그에 힘입은 자신감이 풍만하여 걱정반 기대반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은창아, 엄마가 아는^^;; 집의 친구가 영어책 1000권 읽기에 도전해서 성공을 했다네..."
(심드렁하니)"그래요?..."
"은창이도 해볼까?"
"글쎄요..."
"만약 은창이가 그거 성공하면 네가 원하는 것 하나 해줄게.."
(눈이 반짝이기 시작한다)"정말요?"
"그러엄~~~"
"닌텐도도 돼요?"
"음...닌텐도는 좀 그렇고...그에 버금가는 걸 생각해봐..."
"그럼 핸드폰은요?"
"좋아...핸드폰 사줄게..."
"우와...신난다..."
하루에 열권씩 읽어 백일, 곧 석달이면 핸드폰이 생길 것이라 생각하고는 또다시 구름위를 걷는 아들과
자소월님 같은 댁도 1년 5개월 걸린 일이니 우리집은 부지런히 해도 2년은 족히 걸릴 것이고,
그 때(중1이 되는 시점)는 원래 사주기로 했던 시기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의 계산을 하는 엄마.
참고로 저희 집에 있는 영어책 쥐다 끌어모으면 400권쯤 되니...그걸 다시 읽혀도 좋겠고..도서관을 이용해도 좋겠고....음...
첫날 은창이는 리딩트리3단계를 10권 읽고는...
"음...이제 990권 남았군..." 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더군요...ㅋㅋ
이튿날도 그 이튿날도...그래서 기말고사 기간에도 영어책을 읽는 진풍경이 펼쳐졌으니..
음...이번에는 실패하지 않기를 간절히 두 손 모아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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