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플러님의 글이 조선일보에 실렸네요. 월요일에 봤는데 이제서야 올립니다.
유아영어 교재,어떻게 선정할 것인가
유아영어교육은 여러 가지 면에서 청소년이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교육과는 다르다. 인지적인 수준이 다르고, 또 정서적인 면에서도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며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되기 힘들다는 면에서 교재를 선택할 때에는 세심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유아를 위한 영어교재는 어떠한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 것인지,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보도록 하자.
첫 번째, 무엇보다 ‘재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
유아기에는 스스로 교육에 대한 동기를 가지고 의도적인 학습을 할 수가 없다. 그보다는 환경의 조성에 따라 무의식적인 습득이 이루어지도록 배려해주어야 하는데,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도록 하려면 결국 그 내용자체가 유아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유아기에는 영어교육을 위해서 제작된 딱딱한 내용의 ELT(English Language Teaching) 교재보다는 원어민들의 유아용 교재가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니까 학원에서 사용되는 교과서 같은 책, 혹은 단순한 패턴이나 문장을 반복해서 주입시키는 비디오 등등 보다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나 재미있는 유아용 만화 비디오가 정서적으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또 한 가지, 여기서의 재미란 꼭 오락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는 컨텐츠라면 모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기차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 특정 캐릭터를 선호하는 아이들이라면 관련된 교재 모두를 재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두 번째, 아이의 수준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욕심만 앞 선 경우 종종 잊어버릴 수 있는 항목이다. 한 예로 디즈니의 극장용 만화 비디오를 열심히 보는 유아들에게 꾸준히 디즈니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분명히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수준의 비디오로부터 노출된 언어는 유아들에게 완전히 이해되기도 어렵고 또 아웃풋으로 나타나기도 힘들다.
그 보다는 언어수준과 정서에 맞는 유아용 영어비디오를 보여 준다면 쉬운 문장을 따라서 생활 속에서 사용한다든지 혹은 비슷한 표현을 책에서 읽고 반복학습이 가능하다든지 하는 식의 좀 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영어책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비싼 책의 가격 때문에 같은 값이라도 좀 더 문장이 더 많은 책을 선택해서 더 많은 내용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책에는 아이에게 맞는 시기가 있으므로 선배나 전문가, 혹은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글을 참고해서 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두 단어나 문장만으로 책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영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언어는 문화이고 정서이므로 활자의 수뿐만 아니라 그림과 결합된 복합적인 상황도 모두 언어교육의 연장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세 번째, 시각적, 청각적으로 수준이 높은 교재를 선택한다.
유아기에는 오감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배워간다. 꼭 영어 단어 한두 가지를 더 배우는 것보다는 시각적으로도 그 내용을 어떻게 표현했는가, 혹은 그것을 어떤 수준의 오디오로 제작을 했는가가 그 언어의 습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 어떤 것이 좋은 교재인지 선택하기 어려울 때 일러스트나 디자인의 수준은 그 교재의 전체적인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오디오 역시 마찬가지로 밋밋하고 성의 없이 녹음된 오디오보다는 아름다운 음악이나 흥겨운 리듬을 적절하게 배치해서 제작한 오디오가 내용 이해에도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유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네 번째, 결국 가장 쉬우면서도 안전한 선택방법은 소위 말하는 베스트셀러를 참고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많이 판매된 교재라고 해서 꼭 국내에서도 인기가 있지는 않다. 나라마다 정서가 다르고 언어적인 수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영어교재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아이들이 좋아한다든지, 혹은 한국어 가이드나 워크북이 잘 만들어져 있다든지, 쉽고 재미있다든지, 외의로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든지.. 여러 가지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베스트셀러가 모두 내 아이에게 맞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실패할 확률을 줄여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주변의 조언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의 조언과 추천도서를 참고해서 선택하는 것도 처음 영어교재 구입을 고민할 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보면 베스트셀러가 아니면서도 내 아이에게 맞는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안목을 후에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말로 된 교재를 고를 때보다 영어교재를 고르기가 더 어려운 것은 부모가 함께 참여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한글교재보다 가격이 높다는 점, 또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이 영어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영어는 어려운 것이라는 색안경을 벗어버리고 내 아이를 위한 장난감을 고르듯 부담감을 버리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유아기의 모든 교재도 결국은 내 아이를 위한 교사이자 친구이자 장난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작업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서현주·쑥쑥닷컴(www.suksuk.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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