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그 동안 글을 많이 못 올렸었네요.
다이어리도 주인 없이 빈 방 만들어 놓은 지 꽤 되구요.
죄송하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에는 훌륭하신 필자 분들이 많이 나오셔서 저도 마음을 놓고 있었습니다.
극성쟁이 두 아들놈 덕택에 심신이 고달파, 초저녁에 골아 떨어지기가 일수라, 밤에 글을 쓰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은 한동안 안 마시던 커피를 사발로 들이켰더니 초롱 초롱 하네요. 밀린 일거리를 조금 끝내고 새벽에야 글을 씁니다.
오늘은 진짜 오랜만이니, 영어교육과 조금은 무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얼마 전 아이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Juice님 글을 읽고 제가 그 동안 아이 때문에 힘들게 생각했었다는 것 조차도 부끄러운 맘이 들었었는데 이 세상의 아이들이 몹쓸 병에 걸리지 말았으면 간절한 소망을 가지면서 준태 이야기도 풀어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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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모나 똑 같겠지만 학부모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설레면서도 불안한 사실 같습니다. 저 역시 그러하구요. 저희 준태도 드디어 학교에 입학을 했지요. 그런데 입학하기 한참 전부터 준태 때문에 가족 모두가 마음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작년 초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물집이 준태의 손발바닥에 잡혀 온통 허물이 벗겨지기 시작했는데 너무 심해서 아이가 평소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 였지요. 그 동안 보였었던 아토피 증상은 싹 없어졌는데 새로운 증상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초기 진찰 결과는 영유아성 아토피라고 했고, 강한 스테로이드 연고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었거든요. 그랬더니 거짓말 같이 증상이 몇 개월간 사라졌었습니다. 그런데 학교 입학하기 바로 한 달 전부터 또 증상이 되살아 나는 것이었어요. 약 기운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더 빠른 속도로 손발바닥이 벗겨졌고, 무릎과 팔꿈치 등에도 허연 비늘 같은 것이 생기더군요. 이번에는 의사가 병명을 건선이라고 정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는 초등 6학년 정도가 되어야 유전자 검사로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주사도 내성이 생기니 놔 줄 수 없다고 해서 속수 무책으로 아이가 괴로워 하는 것만을 바라보는 수 밖에 없었지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애가 학교 입학해서 공부를 하고 안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그야말로 흉측한 손 때문에 왕따를 당하지나 않을까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제가 봐도 아이의 원숭이 발바닥 같은 손이 너무 징그럽게 느껴졌었거든요. 때로는 갈라져 피가 나고 진물이 나기도 해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었습니다. 본인도 괴롭겠지만 그걸 바라보는 부모인 저도 애간장이 끓더군요. 암도 고치는 세상인데, 건선이나 아토피 같은 병이 불치병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주는 보습제는 전혀 소용이 없이 금방 흡수 되어 버리고 손은 금방 논바닥처럼 갈라져 버리기를 반복했지요.
그 동안 아침 저녁으로 손발바닥을 비롯한 환부를 매일 30여분씩 천연 보습제로 맛사지 해 주는 것도 모두 제 몫이었고, 등교 시간에 늦지 않게 아침에 애를 챙겨 보내려면 전쟁을 치루듯이 아이와 씨름 하는 게 일수였기 때문에 90%를 큰 아이 신경 쓰느라 작은 아이는 거의 방목하다시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저도 스트레스를 받아 목이 안 숙여져 침을 맞으러 다니는 등 속을 태웠지만 무엇보다도 애가 가장 고생스러웠을 겁니다. 손이 따가우니 글씨를 쓰거나 밥을 먹는 등,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것 조차 힘이 들었지요.
애가 이 지경이자 사실 공부에 관해서는 신경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애들과 적응 잘하고 선생님 눈밖에 나지 않는 것이 최대의 바람이었죠. (선생님들이 이 글을 읽으시면 어떨까 걱정도 되지만 사실 모든 학부모의 걱정인 거 같습니다.^^)
의사도 손을 놓은 상태에서 이 노릇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건선에 유황 온천이 좋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유황온천을 찾아 떠났습니다. 그런데 신기 하게도 온천을 다녀오자 차도를 보이는 겁니다.
진물이 멎고 찢어진 자리가 아물자 우선 한시름을 덜었죠. 학교 가기 직전까지 손이 아프지만 않다면 다행이다 싶어 열심히 주말마다 온천을 다녔습니다. 그 와중에 식이 요법도 병행을 하고 인스턴트는 아예 금식하는 등 자연 치료에만 매달렸지요.
자연 요법을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나자 아이의 손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입학할 때 까지만 해도 엉망이었던 손이, 지금은 빨간 색이 옅어지고 허물이 덜 벗겨 지더군요. 보습제도 아침 한번만 발라도 괜찮고요. 물론 아직 방심할 때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기뻤습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아이가 학교 생활 하는 데는 지장이 없겠다는 반가운 생각에 절로 신이 나네요.
그렇게 저렇게 노심 초사하며 지내다가 드디어 4월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급식도 시작을 했는데, 급식을 하면 엄마들이 차례대로 순번을 정하여 급식 도우미로 활동해야 했지요. 준태가 생일이 빠른 편이라 급식 이틀째에 제 차례가 돌아 왔습니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급식을 하는 동안 우리 아이를 살펴보니 맨 꼴찌로 먹으리라는 예상을 뒤 엎고 중간정도 성적(?)을 거두더군요. 일단 안심!
방과후에 청소를 마친 후, 궁금한 게 정말 많았지만 그래도 딱 한가지만 여쭤보자 결심을 하고 선생님께 다가 갔습니다.
“애는 적응을 잘 하나요?”
“자기 할 소리는 다 한답니다.”
“어떻게…?”
선생님 말씀은 이랬습니다.
며칠 전 색 찰흙 놀이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이가 손을 번쩍 들며 자기 손바닥을 선생님께 쫘악 펴 보이더랍니다. 그리고는 당당하게 “선생님, 저는 손이 이래서 찰흙 놀이를 못해요.” 하더랍니다.
우리 아들 주변머리에 그런 말을 할 줄 알다니…
역시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더군요.
그뿐 만이 아니었어요.
깜찍하고 이쁜 짝꿍 덕택에 일명 ‘세바스찬’처럼 편히 지내고 있더라구요.
얼큰이 준태에게 한눈에 반한 짝꿍이 자진해서 알림장 쓰기도 도와주고, 수업시간에 서툰 가위질도 도와주고…기타등등.
인복이라는 게 있기는 있는 모양입니다. 쌀쌀 맞은 아이를 만났으면 얼뜨기 같다고 놀리고 도와주지도 않았을텐데…
어쨌튼 아이는 학교생활이 유치원보다 백배는 재미있다고 합니다.
선생님도 친절하고 좋다고 하고, 짝꿍도 천사 같으니 금상첨화고요.
이래 저래 학교 입학 후 두 달이 흘러갔습니다.
처음에 괜한 속을 끓였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지금은 웃음이 피식 하고 나올 정도로 안정이 되어 가네요.
물론 크고 작은 일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친절하던 짝꿍도 전학을 가 버리고, 얼마 전에는 예방 주사도 모두 맞혔는데도 수두에 걸려 학교도 일주일이나 빠졌지 뭡니까? 게다가, 워낙 체력이 약해서 달덩이 얼굴이 뾰족해 질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학교 생활을 즐거워 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아주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영어와 전혀 상관 없는 근래의 이야기를 해 봤습니다. 하도 그 동안 게으름을 피워서 면목이 없긴 하지만 아무리 바쁘더라도 다이어리를 꾸준히 채워 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동안 올리고 싶은 글도 많았었는데 한번 쓰기가 왜 그렇게 힘이 들던지…
일단 약속을 해 두어야 글이 밀리지 않겠지요?
먼저 다음 글은 지난번 챠일드 에듀 세미나 후기를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바로 올려드렸으면 좋았을텐데 개인적으로 좀 바빠서 올리지 못했구요.
그날 세미나에 지각을 해서 이경우 교수님 강연은 완벽하게 올리지 못할거 같고요, Craig교수님 강연을 중심으로 정리하여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평상시에 가지고 있었던 제 교육관과 비슷한 점이 많아 공감을 많이 했고, 새로 개발하신 교재가 훌륭하여 궁금했던 것들이 많았던 터라, 4시간 강의가 결코 지루하지 않았었습니다. 또,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던 좋은 강의 였는데 많은 분들이 못오신 것 같아 아주 아쉬웠었습니다. 다음에 이와 같은 강연이 또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들도 동영상 강의가 올라오면 제가 써 드릴 강연후기와 함께 정리하며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품앗이 교육에 관해 점차적으로 올리겠습니다.
그간 준태는 만 3년 동안 품앗이 교육을 했었는데 아주 많은 효과를 보았답니다.
영어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활동을 친구들과 같이 하는 동안, 인성 발달은 물론, 자신이 모자라고 자신 없어 하는 분야에 자신 감을 갖게 되어 여러분들께도 그간의 노하우 및 제안점 등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보너스로 개구장이 우리 아이들의 드라큘라와 스파이더맨 쇼도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큰아이가 거의 세달 동안 졸라서 성화에 못 이겨 스파이더 맨 의상을 만들어 줬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동대문 옷감상가를 뒤져 쫄쫄이 천을 사다가 만들어 준 저의 작품들입니다. 그 동안 바빠서 재봉틀 잡아본 것은 작년 할로윈 이후로 처음이에요.
큰 애를 만들어 주자니 엄두가 안나 먼저 연습삼아 작은 애를 먼저 만들어 주었는데 오히려 더 앙증맞고 이쁘네요.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제발 묻지 마세요. 만들다가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답니다^^;;
거미줄 그리느라고 하루종일 걸렸거든요.
그래도 해외몰에 뜬 사진만 보고 만든거 치고는 그럴 듯 하지요?
왕년에 디자이너가 꿈 아니었습니까,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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