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도 벌써 3주가 후딱 가버렸습니다.
에고에고 난 뭘 했나~ 하는 반성에 ㅜ.ㅜ
이제 신학기면 울 아들들 초3인데...
맨날 쬐끔 공부하고 마~이 노는 날나리표, 일명 베짱이표죠.
그래도 걱정 안하는 제가 이상한 거죠?
엄마표로 돌아서면서 쑥을 알게 된 초보 쑥쑥쟁이(?)인 저는
이곳 맘님(아, 아버지와 할아버지님도 있죠)들이 참 위대해 보입니다.
알토란같이 내 아이에게 쏙 맞는 공부법과 교재를 갖고
노는 듯 재미나게 해주시는 게 부럽기도, 어렵기도...
근데 저랑 아이들은 아직 학습보다 노는 데, 쉬는 데 관심이 큽니다.
그래서 "난 쑥이랑 노선이 다른가벼"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근데요...전 노는 거, 쉬는 게
학업을 익히고 갈고 닦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라틴 사람들은
오후 낮잠인 siesta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때문에 1~3시엔 식당도 문을 닫죠(낮잠 자느라요!!!)
물론 스페인처럼 siesta를 폐지한 나라들도 있지만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은 아직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어요.
비단 siesta뿐 아니라 휴일도, 퇴근시간도 철저하게 지키고
인생을 여유롭게 음미하며 사는 그들이
빨리빨리 증후군에 묻혀 사는 우리들보다
산업적으로는, 경제적으로는, 학문적으로는
좀 더딜지 모르지만 참 한가로워 보입니다.
그런 여유와 음미 속에서 '베네통'의 광고에서 보여지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무한정 움트는 건 아닐는지요...
전 울 아들들이 커서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자신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렇게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나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말처럼
또 신명나게 즐기고 놀기를 바랍니다.
우리네 부모님 세대는 전후 재건과 발전이라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 여유와 한가로움을 모르고 살아오셨습니다.
전 우리 부모님을 보면서 그 점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근데 우리들도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해준다는
미명 아래 "더 많이, 더 빨리"를 기치로 공부로 내몰고 있진 않을까요.
공부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진짜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
진짜 미치도록 잘 하는 게
꼭 한 가지는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하지만 전 아직 배짱과 소신이 부족해
어정쩡한 양다리표입니다.
귀도 팔랑귀라 누가 미리미리 공부습관 들여야 한다고 하면 당장 책이랑 문제집 샀다가
또 일순간에 "놀자~! 젊어서 노새!"이러고 갈팡질팡입니다.
공부에 파묻혀 사는 게 가장 행복운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공부가 천직이죠.
돈벌이가 젤로 신명나는 사람도 있죠.
그런 사람은 실물경제인으로 딱이죠.
그럼 울 아이들은 뭐가 딱일까?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낼부터 열심히 관찰해 봐야겠슴다.
다들 자느라 집안이 조용하니
앞뒤없는 잡념들이 머리에 구시렁거리며 떠오르네요.
그냥 자기 아까운 고요한 시간이라
두서없는 글 올렸습니다.
다들 남은 방학 알차게 보내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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