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학교에 들어가는 우리 큰딸입니다
어려서부터 말도 빠르고 뭐든 가르치면 상당히 잘 따라오는 아이였습니다
한글도 쉽게 뗐고
영어도 튼튼영어 시켰더니 리스닝은 무지 강합니다
천자문 한글자씩 가르쳤더니 이젠 100글자정도 쓰고 읽습니다
그래서 정말 우리 아이가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제가 좀 엄하게 키운편입니다
잔소리도 많이 했고 혼날땐 눈물 쏙 빠지도록 때리기도 했습니다
그게 문제였을까요
우리 아이 사고력이 현저히 떨어지는것 같아요
미술시간에 선생님께서 기린을 그리라고 했답니다
그러더니 기린을 못그리겠다며 눈물을 뚝뚝 흘리더랍니다
그래서 기린책을 보여주며 이렇게 그려보라 했답니다
기린 달랑 하나 그리고서 다 그렸다길래 주위에 다른것들을 그려보라고 하셨대요
그랬더니 기린 옆에 조금 작은 기린 한마리 그려놓고 다 그렸다고 하고
선생님이 여러방법으로 사과나무며 풀이며 하늘이며 구름이며 일일이 다 말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그리다가 마음에 안들게 그려졌다며 또 눈물을 뚝뚝
아마도 자기가 실수를 할까봐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런 모습을 제가 몇번 보았습니다
가베수업을 할때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야 자신이 원하는 모양을 만들수 있는건데
처음에 자기가 시도했을때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이 들면 거기서 그냥 스톱!하고 맙니다
싫답니다
그리고 다시 시도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여줬습니다
그날 일기를 쓰라고 했더니 밥먹고 동생이랑 놀고 했다고 쓰길래
오늘 한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생각해보라고 했더니 아무 생각이 안난답니다
이렇게 생각이 단편적인 아이...다른 아이도 그런가요?
제가 너무 다그쳐 키운탓에 아이가 실수를 두려워 한 나머지 이렇게 생각이 단편적인 아이로 자란걸까요?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드네요
천자문 외우는거 영어단어 하나 외우는거 거기에 온신경을 쓴 나머지
아이의 정서와 아이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주는일에 제가 너무 소홀했던 결과일까요?
제 잘못인걸까요?
어디서 부터 어떻게 잘못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짧은 글로 여러분들이 판단하시기 힘드시겠지만 조금이라도 저에게 도움 주실수 있다면 조언좀 해주세요
우리 아이가 정말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건지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야할까요
정말 똑똑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얻어맞은것 같아요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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