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게방을 종종 잘 둘러봅니다. 유게가 제 아이들을 위해 열린 보물창고라면 초게는 저를 위한 향수의 기억을 종종 제공해주는 창고같아서요. 학교를 졸업한지 10년이 가까워가지만 아직은 아이들과 섞여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살기보다는 약간은 학습 냄새가 나는 초게방이 더 편한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초게방을 갔다가 새벽달님의 '대치동 엄마들의 공부방법?' 책에 대한 글을 보고.. 참 아픈 기억이 떠오르네요.
제가 어릴땐 수도권 모 도시에 외곽에 살았더랍니다. 지금이야 수도권이 떴지만 그 당시엔 초딩 고학년까지 산을 타고 개구리를 잡고 미나리깡에서 뱀을 찾으며 지냈었어요. 유달리 교육열이 강하신 부모님이 이 시골에서 1등하는 큰딸을 좋은 대학을 보내고싶은데 여기 고등학교에서 1등해봐야 인서울은 커녕 4년제 가기도 어렵다니 음악을 시키자 해서 저를 서울에 y 예중에 보내셨지요. 다니던 피아노학원샘께 거기 가도록 지도해달라고 했더니 팔짝 뛰면서 그곳은 대학강사들에게 배워야 가는 곳이라고.. 엄마가 대학강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수도 없고 연도 닿지않아 그 학교에 가서 수위아저씨에게 물어봤답니다. 여기 샘들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그때 학교에서 어떤 아가씨가 걸어나오며 수위아저씨를 기다리다가 엄마 말을 듣더니 자기는 이 학교 졸업한 유학생인데 형편이 그러면 자기가 함 봐주겠다고... 우리 엄마는 그 기회를 놓칠세라 얼른 붙잡았고.. 저는 그 샘에게 6개월 교습을 받고 5년간 개근한 초등학교를 한달이나 쉬어가며 집에서 공부를 파서 어렵사리 합격을 했지요.. 어려운 형편은 아니었지만 평범했던 집에 음악을 하는 친척도 없고... 저는 그곳이 그리 대단하게 들어가는 곳인 줄 몰랐었어요. 가보니 입이 떠억 벌어지더군요. 아침엔 다들 외제차를 타고 오고 아버지는 다 병원원장에 교수에 머에... 1학년 첫 미술시간에... 초딩 아이들이 쓰는 만화캐릭터 스케치북을 들고 온 아이는 저뿐이더군요 ^^ 그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는걸보니 상처가컸나봐요. 친구들과는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단짝 친구도 생겼지만... 이 길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예고가기 위해 내신을 잘 받으려고 체육까지 과외를 받고.. 교수에게 피아노 배우고 집에 새끼샘까지 두고 연습하고.. 자체 연주회를 열기도 하는 아이들틈에서 그래도 3년내내 우등상을 받았답니다. 사교육 하나도 없이요. 어찌보면 그에 대한 자긍심이 저를 거기서버티게 해주었던것도 같네요.. 너희들.. 공부로는 날 따라올수 없지.. 하는...부모님께 과외를 붙여달라 할수도 없었고(우리엄만 아마 과외가 먼지도 그때 몰르셨을듯 ) 다만.. 피아노는... 도저히 따라갈수가 없더군요.. 저 자신도 흥미가 없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중학교때제 친구들이 경험한 뭔가 한단계 깨닫는 과정이 저에게는 없었던것 같아요. 너무 피아노가 싫어서 중 3때 예고를 안 가겠으니 대신 외고를 가겠다. 선언을 했고.. 차츰 기울던 가세와 늘어가는 피아노 강습비에 고민하시던 부모님은 외고라는 타이틀에 위안을 받아 승락을 하셨죠.. 그래서 제가 외고에 붙었을까요.. 아니, 떨어졌답니다 ㅎㅎ
반신반의하던 예중입시때와는 달리.. 외고는 어느정도 승산이있다생각했는데 시험장에서 본 영어문제들은 정말로.. 뭐랄까... 정신을 놓지 않은게 다행이었을 정도였죠. 지금식으로 생각하면 아마 토익과 수능의중간쯤 되는 스탈이었던것 같은데 중학교 단답식 문제만 익숙했던 저에겐 그엄청난 길이의 지문과 수준높은 문법문제가 도대체 하나라도 맞을수 있을까 의심할 정도였어요.. 허탈하게 셤을 끝내고.. 낙방결과가 나오던날... 저에게 상처를 중건 결과가 아니라 같은 반 친구의 합격소식이었답니다.. 저는 그 친구가 외고셤을 봤는지도 몰랐어요. 두달 정도 학교를 안 나오더군요. 성적은 반에서 중간정도... 알아주는 h그룹 회장딸이었고... 조용하고 얌전하며 착한아이었답니다.. 그 아이가 두달간 집에서 집중 과외를 받고 떡하니 합격을했더군요,.. 중학교 영어샘이 니가 떨어질 줄 몰랐다.. 인생에 뜻하지않는 일도 있는거다..위로를 해주셨지만.. 자존심 강한 그 시기에 같은 반 친구가 합격하고 난 떨어진 그 상황을 인정하기싫어 도망치듯 졸업을했답니다.. 그덕에중학교 친구들도 모두 연락을 잃었고요.. 어찌해가 수도권 모 지방의비평준화 고등학교를 3년다녔고.. 나름 일류라는 곳에 약대에 합격을하고...학교를가니 또 별천지더군요.. 1/3이상이 강남권자에... 무슨 학원 출신,무슨 학원 출신... 누구 선생님 밑에서만났느니 안만났느니... 그래도 그때는 더이상 머 셤볼일이없기에... 돈안쓰고 온게다행이다여기며 졸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낳고.... 키우고 있답니다... 근데 저는 지금 어떻게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아직 어린아이에게 세상이 옛날 같지 않아... 하면서 영유를 보내고... 영유에 가면 사고력이 뒤떨어지지 않을까... 오르다니 하바니 하는 곳에다니고... 미술은? 내가못해줘..난 직장맘이야 하면서 미술학원을 알아보고(사교육비의 여파로 실행은 미루고 있으나 ㅎㅎ) .. 내년엔 피아노 학원에보내야지.. 수학은 어쩌지... 제게 상처를 줬던 이들과 같은 짓을 하고 있네요.. 난 아무것도 안하고도 대학에갔어.. 했던 자긍심은 어디로 갔는지... 초라해져 선생님의 '오늘 아이가어땠어요' 한마디에 수그러들고 기뻐하고 낙심하는 한심천만한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대로라면 혹여 아이가 일류 대학에가더라도 저런 책에 쓰인 엄마들같은 말을 되풀이할 수 밖에없겠죠... 그 책 제목은 봤으나.. 손대고 싶지 않던책인데 새벽달님의 서평 덕분에 흔들리는 마음을 잡는 계기가 되었네요.. 생각이 많은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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