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 제가 수학 가르쳤던 아이들도 이젠 스물 여덟 아홉의 청년이 되어서 아주 가끔씩 연락이 전해집니다.
여전히 시험 준비하느라 학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 의외로 꽤 많더군요.
"그 돈 ㅊ들여서 수학 과외하고 죽자 살자 대학 들어가더니...
9급 공무원 시험 보겠다고 아직도 학원 다니고 있어???
열여덟 부터 볼 수있는 시험을 스물 여덟에 보겠다고???
어찌 돌아가는 세상이야..."
시댁 쪽으로 6촌 조카가 지방 중소도시에서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형님과 아이의 진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이의 목표가 확실하더군요.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겠다 합니다.
그 어떤 대학 그 어떤 과이든 서울시 대학에 입학해서 1학년은 적당히 놀면서 보내겠답니다.
그리고 2학년 때 부터 공무원 내지는 공사 시험 준비하겠답니다.
아이의 원래 꿈은 수학 선생님이 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기에 그것보다는 보다 기회가 많은 공무원 내지는 공사 시험을 준비하겠다고 하는군요.
그럴 것이면 그냥 지방 대학에 다니면서 준비하면 되지 않느냐 했더니...
공무원 시험이든 공사 시험이든 그 모든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은 서울이랍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착실하게 시험 준비하겠답니다.
우연한 기회에 출판사 직원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청년 실업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분도 한땐 청년 실업자였다더군요.
괜찮은 대학 공돌이 출신인데 자랑스런 청년 실업자로 몇년 썩다가 결국 출판사 일을 하게 되었다고...
것도 인문학 책들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다며 쓴 웃음 짓더군요.
자기 동기들 중에 전공 살려 일하는 아이들 거의 없다면서 아직도 취업 준비생인 친구들도 꽤 있다더군요.
얼마전 ebs잉글리쉬 관계자 분과 함께 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분의 여러 좋은 말씀 중에 현재의 영어 교육이 적어도 10년 뒤는 내다봐야한다 그러시더군요.
정부의 공식적인 자료는 청년 실업 10%이고 실제적인 청년 실업은 20%라고 합니다.
그것도 대학원생 빼고 체감 청년 실업이 20% 더군요.
취직이 안되서 대학원 진학을 하는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길을 가다 이십대 후반 남, 녀를 붙잡으면 다섯 중 하나가 실업자란 이야기네요 ㅠ.ㅠ
대한민국 안에다 차곡 차곡 청년 실업자만 늘려갈게 아니라 그 좋은 인력을 세계 시장으로 내보내자....
자랑스런 청년 실업자로 국내에 남아 있을게 아니라 일을 찾아 세계 어느 나라든 나갈 수 있는 그런 교육을 해야만 10년 뒤 지금의 내 아이가 다시 청년 실업자가 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열변을 토하시는 그 분 말씀에 고개를 주억이며 동감, 또 동감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부모는 적어도 내 아이는 최소한 자기 밥벌이는 할 줄 아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청년 실업 20%라는 숫자는 그런 부모 다섯 중 하나는 배신을 당할 거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좀 전에 스물 다섯 아가씨가 약대 편입을 비관하고 자살했다는 인터넷 뉴스를 봤습니다.
가슴 한편이 싸늘해집니다.
세상엔 살아가는 방법이 참 많다고 하는데 부모인 우리들이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좁은 길로만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월욜 아침 부터 너무 무거운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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