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9개월의 영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와 어느덧 9개월이 지났네요. 이제 진우 나이 61개월이고요. 요새 한국유치원과 영어유치원때문에 저도 머리아파하다가 제 머릿속 정리도 할겸 적어봅니다. 다행이도 책읽기를 워낙 좋아하는 진우덕에 영어를 잃어버리진 않은것 같습니다.하지만 발음이나 억양, 엑센트는 영어유치원 친구들과 어울리며 하는 영어이다 보니 마음아프게도 멋진 영국식 발음은 거의 사라지고 선생님의 캐나다식 발음은 괜찮은데 친구들이 창조한(?)한국식 억양이 가끔 나와 지적을 해줍니다. 그럼 바로 고치긴 하지요. 하루에도 눈만 뜨면 책을 읽는 덕에 책읽기 속도는 이제 저보다도 빨라진것 같아요. 같이 읽다 보면 제가 더 늦어지더군요. -_-;; 일주일에 한번씩 서점가서 책읽고 꼭 다시 읽고 싶은 책만 몇권 구입해 오는데 아직도 진우가 좋아하는 공룡, 곤충, 동물, 그리고 Arthur, magic school bus, magic tree house등등에만 관심을 보여 가끔 제가 보기에 좋다고 느끼는 책들을 인터넷서점으로 구입해주면 그래도 읽어줘서 다행입니다. 책을 많이 보니 자연히 단어수준은 나날이 올라가고, 유치원에서 하는 writing을 너무 싫어해서 1학기 내내 강요하지 말라고 선생님께 부탁했었는데 2학기부터는 애들할때 같이 하라고 타일렀더니 글씨 쓰기 싫어하던 진우도 가끔 엄마에게 편지라고 " To mom. I love you. I always love you. from Jinwoo",라고 써주네요. ^^ 요새 저는 오히려 한글 교육에 관심이 가고 한글책 읽어주겠다고 꼬시는 중입니다만... 처음 영어 가르치시느라고 고생하시는 엄마들께 제가 느꼈던 것 몇가지만 말하려고요. 물론 절대 정답 아닙니다... ^^ 1. 엄마 발음 나쁘다고 기죽지 말자. 전 영국서 열심히 영어책 읽어줬습니다. 토마스에 미친 아들녀석땜에 수백페이지 짜리 토마스 양장본까지 읽는데 거기 Scotish가 나와 읽느라 진땀 빼고 어설픈 미국식 발음을 가진 제가 영국식 발음으로 위장하려니 힘들었었답니다. 아이가 어느날 preschool에서 엄마 발음과 다른 선생님발음에 항의를 한 일이 생겼었답니다. 선생님이 웃으며 엄마가 잘못발음하신거라고 설득해도 진우는 분해서 눈물까지 쏟으며 우리 엄마 발음이 맞다고 우겼다더군요. -_-;; 하지만 아이의 발음이 엄마발음처럼 되지는 않았고요. 늘 테이프를 많이 들려줘서 영국애들보다 더 영국적인 발음이라는 말을 듣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티브이도 보여줬고요. 발음 나쁘다고 안읽는것보다 테잎과 병행해서 읽어주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2. 읽기 쓰기가 먼저?? 진우 영어 유치원 경력반 아이중 반은 책을 읽고 반은 아직 못읽습니다. 그런데 자꾸 쓰기수업을 강화해달라, 숙제를 내달라 하는 요구가 있다는데... 전 진우가 영어가 공부로 다가오지 않았음 좋겠어요. 숙제가 생기고 매일 쓰기수업을 하면 진우처럼 쓰기 싫어하는 애들은 점점 영어가 싫어질것 같아서요.말하기가 먼저가 되는 영어공부가 제일좋은것 같아요. 사실 6살 아이가 쓰기 수업한다고 멋진 에세이를 써낼 수준도 아닌데.. 한글 공부도 말 유창하게 할때 읽기 쓰기 배우듯 말하기가 먼저였음 합니다.영어유치원 고르실때 학원식, 주입식, 단어시험 보는 그런 곳들은 피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3. 영어도 때가 있는듯진우처럼 외국에 가서 어찌할수 없이 울면서도 영어를 했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한국에서는 엄마의 판단하에 영어 배우는 시기를 정하기보다는 아이가 흥미있어할 때가 제일 좋은것 같아요. 이왕이면 한국말이 유창해진 후가 좋은것 같고요.진우는 30개월에 영국갈땐 한국말 참 잘했는데 6개월간 아이가 한국말도 영어도 벙어리로 지내고 고생하다가 1년쯤되니 조금 영어가 늘었고 돌아올 무렵에 폭발적으로 늘던 시기였던것 같아요. 대신 한국어 실력은 그와 비례해서 순식간에 줄어버리더군요. 지금은 한국어 실력이 늘어난 만큼 영어는 줄었습니다. 예전처럼 수준 높은(?) 문장이 아니라 쉽고 간결한 문장들로 많이 바뀐것 같아요. 대신 한국어가 늘어난거니 속상해하면 안되겠죠. ^^7세를 바라보는 진우가 기역도 몰라서 저도 맘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오히려 한글좀 할까 하면 자긴 영어만 할거라며 화를 내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7개월 기다렸습니다. 아무 노력도 안하고요.한글 공부 시작한지 이제 두달정도... 오늘 "어서오세요" 읽어서 감동했습니다. 아마 다른 엄마들은 아이가 영어를 읽기시작하면 감동하듯이요. 본인이 간판도 읽어볼까 시도하기 시작하는 때에 하니 힘들지 않고 수월하네요. 물론 아직도 다 떼려면 멀었지만요. 영어 하기 싫다고 귀막는 애들 많더군요. 억지로 영어유치원 보내기보다 기다리는게 좋은거 같아요. 동기유발시킬 뭔가로 분위기 조성만 해주시고 기다리는것도 좋고요. 전 영국가서 급한맘에 바로 프리스쿨 일주일 두번 보낸거 일생일대 가장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엄마들이 외국에 와서 무조건 보내야 영어 는다는 말을 믿은게 실수였나봐요. 아이들 성향을 먼저 고려해야할듯...소심하고, 겁많고 어린이집도 안가본 애를 외국에서 갑자기 그런곳에 보냈으니 아이가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할만큼 힘들어했거든요.앞으로 그런 실수 안하려고 늘 두번 세번 열번 생각하고 결정합니다. 4. 동기 유발 방법? 진우의 영어선생은 토마스였습니다. 매니아 수준이 아니라 거의 광팬이었거든요. 토마스 기차(영국에서 쓰여진 책인데다 증기기관차에 대한 향수가 남은 곳이라 행사가 많았어요)와 함께하는 "Day out with Thomas" 행사에 참여하려고 1박2일로 여행을 가기도 했었습니다. 진짜 움직이는 커다란 증기기관차에 토마스, 제임스 등 영화속에서나 보는 그 기차를 타는 행운이 아이에겐 더 환상적이었나봐요.토마스시리즈는 모두 꿰고 있답니다. 저역시 기차 박사가 되고 아이와 함께 많이 읽어 문장을 통째로 기억하다보니 절로 글을 읽게 되더군요. phonics 수업도 받기 전이었고요. 저에게도 좋은 영어 교재가 되었습니다. 한국오면 한글도 쉬울줄 알았는데 이론과 달리 영어를 잘하니 한글 하고 싶어하지 않는게 문제더군요.한국에 산 친구들이 한글 잘하니 영어의 필요성을 못느껴서 하기싫을수도 있는것 같아요.유희왕 카드로, 포켓몬 이름 외다가 한글 떼었다는 친구들도 봤는데..진우가 관심이 없어서 그나마 관심있는 파워레인저 (영국에서는 무서워 못보더니 여기와서 좋아하네요.)만 티브이 시청을 시켜줬는데 참 비교육적이라 (폭력적이라서요)...파워레인저 한글책이 없어 한글과 연관지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아무튼 뭐든지 좋아하면 잘하게 되니 저도 계속 한글을 잘해야할 필요성을느끼게 해야할듯 싶어요.참고로 제 친구들 아이들중엔 진우 영어 하는 걸 보더니 바로 영어책 가지고 나와 공부하던 아이도 있었습니다. 샘이 많은 아이라 그랬나봐요. ^^ 영어유치원가겠다고 하도 졸라 보내게 되기도 하고요. 5. 영어 유치원 vs 한국 유치원영원한 딜레마입니다. 유행처럼 너도나도 영어유치원을 가는 요즘에는 더더욱 머리아픈 과제인것 같아요.아이가 한국말을 거의못하는 수준이 되어 돌아와 할수없이 영어유치원을 갔는데 잘한 선택인지 가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영어가 유지되는 만큼 한글은 늘지 않으니까요. 전 아이가 영어유치원가서 예의범절, 전통에 대한 이해가 너무 떨어지는걸 많이 느껴요. 추석 행사는 없고 할로윈데이 의상은 입는 현실이 슬프기도 하고요. 아이의 무의식속에 한국적인것보다 서양식 전통이나 행사가 우월하다고 느낄까 겁납니다. field trip을 국악박물관으로 간들 아무것도 모르는 외국인 선생님이 뭘 가르쳐줄수 있을까요? 영어와 유치원 교육 두가지가 완벽하게 되는 영어유치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것 같아요.차선책으로 제가 민속촌, 경복궁 등을 데리고 다니나 아이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주질 못하네요.일단 확실한건 영어 유치원을 가면 방과후 영어를 접하는 학원보다는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치원 자체의 교육으로 보면 한국 유치원보다 못한게 많아지죠. 영어교육과 유치원 교육이 다 잘될수는 없으니까요. 해답없는 고민은 내 아이가 어느쪽에 더 적합한 아이인지 생각해 봐야할것 같아요. 전 한국에 있었다면 진우를 한국유치원에 최소 1-2년은 보냈을것 같아요. 인원이 많지 않은곳으로요. 에고 ~쓰다보니 너무 정답없는 글이네요. -_- 저도 진우 교육으로 머리가 너무 아팠는데 생각할수록 정리가 안되는것 같아요. 엄마들 이야기를 들을수록 정보를 알아갈수록 선택은 점점더 어려워지네요.요새 신의진선생님 책 읽고 있는데 저처럼 걱정많고 고민많은 엄마는 가끔 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열도 식히고 한박자 늦게가는 지혜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단 뭘 시켜라 하는 책들은 더 머리를 아프게 하기도 하죠 *^^* 혹시 귀국해서 영어유치원만 보내다가 초등학교 가서 적응잘했다거나 그런분 계시나요? 전 7세에도 영어유치원 보냈다 갑자기 30명 넘는 초등학교 가서 아이가 적응 할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네요. 늘 도움만 받는 쑥쑥에 저도 혹 도움될까 끄적였는데 정답없는 글인것 같아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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