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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구나..

  • 느리게걷기
  • |
  • 2009-03-25
6

 

  우리집 장손은 유별난 엄마 껌딱지이자,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일곱 살난 아들놈이에요...

  큰 딸(초3),이고 작은 아들이고 둘 다 겁이 많아서 작년까지도 쓰레기 버리러 가려면 애들 다 데리고 내려갔다 와야 될 정도랍니다..올해부턴 그 잠깐이나마 TV틀어놓고 기다리고 있긴 해요..에휴...

 

  울 아들이 작년부터 태권도 배우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 올3월부터 시작하기로 약속을 했었는데요..막상 시작하려니 또 겁이 났던지..미루고 미루고 하길래 제가 지지난주부터 억지로 데려갔더랬어요..첫날...징징 울면서 도장에 들어갔지요..전 끝날때까지 사무실에서 기다리는 조건으로다가...

  그랬던 아들녀석이...어제 드디어 첨으로 혼자 도장까지 가고, 마치고서는 인터폰해서 아는 형아랑 놀이터에서 좀더 놀다오겠답니다..

  그 순간 들었던 느낌이 뭔지 아시겠어요??

  아,,드디어 해방이다!! 시원하다!! 이럴 줄 알았는데요...갑자기 뒤통수를 맞는 듯이 멍하고,,가슴한쪽이 허전해지는 거에요..이렇게 아이들이 커가면서 내 손을 빠져나가는 거겠구나..싶으면서...

  제가 전문직 직장맘이었다가 분가하면서 오후에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데요..고민이 많았답니다..지금의 나는 전문직 여성도 아니고 전업주부도 아닌 일과 가사를 동시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어중간한 위치에 스트레스도 많았지요..전업주부인 친구들은 오히려 절 부러워하곤 했지만,,퇴근하자마자 아침 설거지에 집 청소에 애들 간식챙겨주고..차라리 전업주부면 오전에 집안일 해놓고 여유있게 오후를 맞을텐데,,,했었지요..

 

  하지만 어제일로 확실히 깨달았답니다.

  먼훗날 내 인생을 되돌아 볼 때 지금 이렇게 아이들과 뒤섞여 바쁘게 지내는 이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걸요...

  아이를 집에서 공부시키는 건 우리 아이가 아주 특별나게 잘하도록 하기 위한 게 아닌, 그저 이 순간 최선을 다하고, 함께 있어 행복하고자 함이지, 미래의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

 오히려 이렇게 직업도 갖고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제 생활이 고맙게 여겨졌습니다..

 

  아이들은 시간과 함께 조금씩 커나가는 존재네요..아이에 따라 빠르고 늦는 차이는 있지만 결국 부모는 그 길에서 기다려주고 지켜봐줘야 하는 커다란 울타리인게지요..


  쑥쑥맘님들은 비단 아이의 교육만이 아니라 아이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시는 분들이라 여겨져 이런 글도 쓰고 싶어졌네요.. 막상 이런 글 올리려니 정말 얼굴이 달아오르네요..그간 “걍 엔터”라고 쓰셨던 분들 심정을 알겠습니다..

  저도 눈딱감고 “걍 엔터”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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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이맘
  • |
  • 2009-03-25 23:26
답댓글

직장맘, 7살과 4학년 두 형제 엄마로서 공감백배입니다.

일과 아이, 어느쪽도 100% 못하고 있단 생각에 늘 쫓기는 기분이기도 하지만,

때론 일하느라 나가 있는 시간 동안 아이 생각은 잠시 잊어서 좀 객관적으로 볼 힘이 생기기도 하구요,

그렇게 일하고 들어오면 같이 못했던 미안한 맘에 오히려 더 친절하게 해줄 때도 있구요.

물론 피곤해서 성질 내는 날도 있지만...ㅋ

 

여러면에서 공감 가는 글,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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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리게걷기
  • |
  • 2009-03-26 10:35
설이맘님 반갑습니다...직장나가면 애들일은 좀 잊게 되죠???그래야 정말 퇴근후에 애들 볼 힘이 생기는거 맞는거 같아요...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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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윤맘
  • |
  • 2009-03-25 14:23
답댓글

저도 얼마전에 님과 같은 생각이 들었었어요.

직딩으로 8살 딸, 5살 아들 키우고 있는데, 퇴근하고 집에가면 두 녀석 사이에서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죠.

잠시 눈 돌리면 두 녀석 싸우는 소리, 우는 소리, 싸우지 말라고 저 소리지르고...ㅎㅎㅎ

근데 어느날 제가 만들기 책 한권 사들고 갔더니만 큰 애가 동생 데리고 어찌나 잘 노는지

잠잘때까지 엄마를 한번도 안 찾는 거예요..

갑자기 허전, 심심, 남는시간을 어찌할바 모르겠는... 좀 더 크면 정말 심심하겠구나.

내 품에서 떠날 날이 얼마 안 남았구나...

이제 나도 취미하나 정도는 만들어야 겠구나 등등 맘이 참 그렇대요.

징징대고 힘들게 할때는 '저 녀석이 언제 크나. 좀 커야 내가 편할텐데' 싶었는데

막상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지니 왠지 서운하고...

'힘들어도 너희들 키우며 살때가 젤 행복하다'던 어른들 말씀도 생각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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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리게걷기
  • |
  • 2009-03-26 10:36
고맙습니다. 지윤맘님..^^..정말 준비없이 닥친 시간이 너무 길더라구요..ㅎㅎ..저도 노후를 준비해야겠구나 생각했더랍니다..우리 힘들어도 지금 이순간을 즐겼으면 해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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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
  • |
  • 2009-03-25 12:05
답댓글

울타리이면서.... 언덕위의 고목이기도 하겠지요....^^

 

지 다 컸다고 뛰쳐나가 신나게 놀다가도  징징 울며 달려와 품에 안기는게 자식인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녀석을 늘 그자리에서 지켜 봐주는것이 부모의 역활이겠고요....^^

 

울집녀석은 4학년인데도..  겁쟁이랍니다...ㅎㅎ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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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리게걷기
  • |
  • 2009-03-26 10:38
울타리이면서..언덕위 고목...너무 멋진 표현이세요..로드님...댓글 감사드리구요..4학년인데도 겁쟁이라면 우리 애들 겁 많다고 너무 잡지 말아야 겠네요..ㅎㅎ..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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