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우리말 그림책에 영어 원문 또는 영어로 제가 영작을 해서 적어 놓은 일이 있었어요. 그때는 아이가 보는 책의 글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놓는 것도 가능했었지요. 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그림책의 글이 길어지면서 영문을 적어 놓으면 책이 너무 지저분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순간 그림책이라는 것은 아이가 그림을 보는 책이고, 그림책의 그림들이야말로 아이가 가장 먼저 접하는 그림인데 제가 그런 그림들을 더럽혀 놓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악필이 그림에 삐뚤삐뚤 적혀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그 다음부터는 우리가 멋진 회화 작품에 메모를 해놓거나 하지 않듯이 저는 그림책에 다른 글을 써놓는 일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했답니다. 혹시 영문을 적어 놓으시더라도 책에 그냥 적어 놓지 마시고 포스트 잇을 이용하셨으면 해요. 그야 말로 엄마의 컨닝 페이퍼로만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아이가 혼자서 책을 펴들고 그림을 볼 일도 있을 테니까 아이에게 읽어 준 다음에는 포스트 잇을 떼어내서 책의 맨 뒷면에 모아 두시고요. 그리고 또 아이에게 읽어 줄 때 다시 책 장마다 붙여서 읽어주시는 거지요. 좀 번거로울지 몰라도 전 이 방법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모든 책은 아니더라도 우리말 책과 영어 그림책을 각각 따로 구입하시는 것도 괜찮아요. 돈이 좀 들긴 하지만 같은 책이 다른 언어로 읽혀질 수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직접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우리 아이는 가끔씩 같은 그림이라도 영어 그림책의 느낌과 우리말 그림책이 인쇄 상태와 종이질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지는 것을 이야기 할 때도 있거든요.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잘 보더라고요. 제 의견을 그냥 말씀드렸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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