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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표 영어 8개월 째 진행기

  • 선생님
  • |
  • 2009-06-28
6

 

 예전에 한 번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저는 시골 읍내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고

동료 국어 선생님의 초등 1학년 아드님을 최대한 엄마표에 가깝게 가르치 (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저랑 2,30분 하고 숙제로 그 날 읽은 책 두 세 번 배경음악 삼아 들어주시는 게 전부라

실력도 노력에 비례해서 아주 정직하게 조금씩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ㅎㅎ

 

기초 파닉스와 사이트워드 이후 저의 주교재는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삼성 그림책으로 영어시작

시리즈였습니다. 지난 글을 봤더니 딱 5개월 채웠을 무렵에 2단계 중간까지 나갔던데 그 이후로는

좀 지지부진 했습니다. 거의 일주일을 통으로 빼먹은 적도 있고요.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로버트 먼치의 below zero를 읽어주었는데 역시 이 나이 때 애들은

crazy 같은 단어에 열광하더군요. ㅎㅎ 한동안 You are crazy, I don't crazy (?), crazy teacher 같은 말을

달고 살더군요. 같은 작가의 시리즈를 두어개 더 읽어주면서 3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이 때쯤 슬슬 쓰기를 시켰어요.  

사흘에 한 번 꼴로 이미 읽은 책에서 아무 문장이나 다섯 줄 적기를 숙제로 내줬습니다.

3단계에는 해적들이 섬사람들에게 보물지도를 빼았아갔다가 벌 받는 얘기가 있는데

엄청 진지한 얼굴로 '해적이 아이들을 내놓으라고 했다, 왜냐면 엄마아빠의 보물은 아이들이니까'라는

멘트를 날려 저를 웃겨주셨습니다.

한 번은 there is a book이라고 했더니 그건 너무 가까워서 here이라면서

방구석으로 마구 달려가더니 거기서 there is a book하더군요.

here, there, this, that, she, he같은 대립쌍의 개념은 확실해져 있더군요.

갑자기 자기 발냄새를 맡더니 'smells bad~~~'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림 카드만 보고 비교급 최상급을 한큐에 이해하고 써먹는 모습을 보이는 등 살짝살짝

선생님이 너무 좌절하지 않도록 입질을 해주셨으나 전체적으로는 더디고 힘든 시기였어요.

근본적으로 책을 좋아하지 않는 타입이어서 아이는 자꾸 액티비티만 하기를 바라는데

저는 읽기를 시키고 싶어해서 두 욕심이 서로 부딪히는 시기였던 것 같네요.

 

3단계가 끝나면서 메이지 시리즈를 대여섯 권, 기초 회화 그림책 대여섯 권을 읽었는데

아이 자신은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잘 읽게 됐지?' 하면서 좋아하고

저도 '캬아~ 천재천재'하면서 추켜세워줬지만

사실 생각보다 파닉스가 잘 잡혀있지 않아서 약간 실망했습니다.

swim과 swing, want와 went를 구분할 줄 모르는 건 아닌데 읽기 귀찮아한달까요..

첫 두 글자만 보고 대충 읽어버리더군요.(원래 이런가요?)

단어가 좀 길어지만 파닉스고 뭐고 아주 대충 읽어버리기도 하고요.

아이는 두 번째부터  매끄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매우 흡족해했지만

저로서는 왜 처음부터 매끄럽게 읽을 수 없는지 좀 욕심이 나더라구요.

(제가 욕심이 과한 걸까요. 저학년을 가르쳐본 적이 없어서 가늠이 잘 안 되더라구요)

 

읽기에 자신감을 줄 생각으로 ort 1단계를 대여해서 36권을 2주 동안 읽었습니다.

과거형에 대한 개념도 약간 생기고 읽기에도 조금은 속도가 붙더군요.

워크시트를 다운 받아 같이 풀면서 또 열심히 hide and seek 하면서 놀아주시고..

지금은 ort 2단계를 대여해서 18권, 딱 절반 읽었습니다.

그림책으로 영어 시작은 한글 해석이 있어서 유추력이 약했는데

ort하면서 유추력도 많이 는 것 같고요.

 

단답식 대답에서 문장 형식의 아웃풋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해봤는데

인위적인 노력은 오히려 '한국 사람이 왜 미국말 해요?' 라는 대답으로 돌아오길래

'선생님 말 무조건 따라해서 선생님 골려주기'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 이 녀석이 선생님 질문에 대답은 하지 않고 오히려 질문을 고대로 따라하는데

이 때 제가 막 곤란한 척, 약오른 척 하면서 점점 더 길고 빠른 문장을 내뱉는 겁니다.

'아무리 너라도 요건 못 따라오겠지~' 하는 표정으로요.

그러면 이 녀석이 호승심에 다 따라하더라구요.

승부는 언제나 제가 '지는' 걸로 정해져 있지만 우쭐해하는 녀석 얼굴을 보면서

선생님이 속으로 웃고 있는 것은 모르고 있겠지요. (넌 아직 하수란다~)

그래도 아웃풋은 신통찮습니다.

What is my homework? 나 This book is hide. Find it. (책 숨겨놨으니 찾아보라는 뜻) 정도의 문장에도

제가 크게 기뻐할 정도니까요.

 

스펠링 외우기는 전혀 시키지 않지만 따라쓰기는 양이 조금 늘어서 사흘에 한 번 꼴로 한 바닥을

쓰게 하는데 (가끔 두 바닥) 이것만으로도 스펠링이나 문장 구조에 대한 민감성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아서 당분간 이대로 진행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듣기의 양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 수업 중에 제가 하는 말은 좀 길어도

이해하는 편이지만 그건 맨날 쓰는 말이니까 그런 거고 시간이 지날수록

듣기 부족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억지로라도 무자막 비디오를 보게 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읽기 레벨과 듣기 레벨이 같이 갔지만 이제 별도로 흘려듣기도 시켜야겠습니다.

....만 문제는 며칠 뒤에 국어 선생님이 서울로 이사를 가신다는 거. -_-;;;;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온라인으로 레벨 테스트를 받아볼까하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네요. 이런 표현 쓰는 게 참 거시기합니다만 리딩타운과 영도 베이직에서

어느 정도가 나와줘야(?) 할까요.  서울 가면 청담 에이프릴에 보낼 생각이시라는데 seed 1정도는 되어야

선생의 도리(?)를 한 것 같아서요. ㅎㅎ (파닉스 완벽해야 seed 1 되나요?)

 

8개월 동안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역시 영어는 듣기와 읽기의 힘이며 당장 단어  몇 개

외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거였어요. 언어라는 게 하루 한 단어씩 순차적으로 느는 게 아니라

어느 날 폭발적으로 느는 것이라는 것도 재확인했고요.

이렇게 별 거 없는 진행기를 올려도 되나 약간 고민했지만 엄친아 엄친딸이 아닌

아이들의 사례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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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울
  • |
  • 2009-06-29 14:13
답댓글

선생님 그동안  머리짜내시고  열씸히 하신게  다 보여요  ㅋㅋ

게다가 날고 뛰는 1학년 머슴아를 데리고  .....

그나저나  아이독서습관은  가정의 분위기하에서  또 부족하면 부모가 잡아줘야  하는지라  선생님으로써는 한계가 있지요..

영어는 정말 책을 즐기지 않는 아이는  앞으로  넘을 산이 많을듯합니다

좋은선생님은  아이의 인생도 바꾸는데 많이 아쉽겠어요..

별거 없는진행기 아닙니다 

전에 올리셨던 진행기도 생각이 납니다..많은분들이  한번생각하도록 자극을 주셨어요

학원이나 테스트에는 좀 무지한지라 도움은 못되겠네요..

헌데  대략 엄마표비슷한 진행으로는  테스트에는 좀 점수가 박하게 나옵니다

너무 실망 안하셨음 좋겠어요   엄마표는 길게 보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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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 |
  • 2009-07-01 23:10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은 말씀에 어쩐지 위안이 됩니다.^^ ㅎㅎ
점수 때문에 살짝 조바심이 나기도 했지만 긴 안목으로 영어 점수가 아닌 영어 독서를 향해 가자고
아이 어머니와 얘기를 나눴습니다. 영어든 국어든 독서력에서 나오는 사고력을 키우는 게 근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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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 |
  • 2009-06-29 01:45
답댓글

브종님, 고맙습니다 ^^

학습 게임이라는 아이템이 있었군요. 요즘 닌텐도에 살짝 물려하는 시점이어서 학습 게임으로 갈아타기 하면

좋아할 것 같아요.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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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죵
  • |
  • 2009-06-29 09:17
다른 게임씨디와 좀 다른 것이...
코치(운동게임이라 코치를 가장한 선생님이 나오거든요) 가
이런저런 설명을 직접적으로 해주지요. 문법에대해서든 발음에 대해서든요.

아이는 대충 흘려듣지만.. 그래도 다양한 듣기에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학습... 이 좀 더 강조된다는 점이 맘에 듭니다.
남자아이라면.. 더 좋아할 것 같구요.

대신 시간 투자대비... 효율성은 살짝 떨어지지만요.
쉴 때 짬짬이하면.. 아주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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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죵
  • |
  • 2009-06-28 22:14
답댓글

저희 아이는 파닉스를 특별히 하지 않고 읽기 시작한 케이스인데요..

처음에는 첫음에만 신경쓰다가..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잘 읽어나가더군요.

그리고.. 단어를 외서 쓸일이 생기면.. 그 때 발음을 떠올리면서.. 써보는 과정에서

파닉스가 완성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조금 불완전하고.. 미숙해서.. 자연스런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학원을 잘 몰라서 추천드리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은 학원을 다니게되면.. 그 커리큘럼 따라가는 것도 벅찬 경우가 많더군요.

숙제들이 많고 테스트가 잦아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이 조금 힘들다면. 제가 저번에 소개해드린 디비디..

엘리멘터리 어드벤티지... 가 파닉스나 간단한 롸이팅... 그래머.. 등이

참 재미있어서... 8-10세 정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조적인 것이지만.. 아이가 즐겁게 할 수 있어서 효과가 나름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는 야구를 참 좋아하는게.. 그래머에 야구 게임이 있어요.

단순하지만.. 좋아라고.. 오늘도 여러번 하더군요..

 

그래머 파트는 시제.. 과거 현재 미래 맞게 넣는 것과

삼인칭 단수면 s넣는 것.. 등 알맞은 것들 넣는 것이 나오구요...

 

명사, 대명사, 동사.. 등을 골라서 적당한 곳에 넣는 게임이 끝나고...

타격 기회가 한번씩 주어지는데.. 개념은 미숙하지만.. 고르는 것은 제법하는 것 같습니다...

 

책은 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잇을 것 같아서..

대안으로 학습 게임쪽을 알려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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