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초록토끼님, 저도 님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요, 주희처럼 어딘가 범상치 않은 아이들 얘기를 들으면서 저는 또 한번 좌절감을 맛보게 되네요. 흑흑흑... 농담이구요, 초록토끼님 경험담을 교재 삼아 저도 다시 맘을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사실은 어제밤에 규림이 아빠가 규리미 발음을 듣고 감탄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다른 많은 분들 경우처럼 저희 집도 아빠는 거의 네이티브 수준, 엄마는 영문과 나온 사람 맞나 싶을 정도의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그뿐입니까. 실은 제가 발음도 전형적인 콩글리쉬입니다. 그래서 제가 규림이에게 영어책을 읽어주고 할 때 규림이 아빠 항상 "괜히 애 발음만 망치지말고 놔둬"라며 산통을 깨곤 했거든요. 그런데 규림이가 엄마와는 비교도 안되는 발음으로, 거기다 한번도 따로 가르쳐준 없는 r과 ㅣ까지 정확하게 구분하고 인토네이션도 살려가며 얘기하니 아빠가 놀랄 밖에요. "정말 대단하다" 하면서 한마디 붙이는 말이 "이건 분명 엄마에게서 배운게 아니라 테잎 듣고 비디오 보면서 익힌 걸꺼야"라는 겁니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습니까. 애 발음만 좋으면 되지요. 어쨋든 저처럼 발음 안좋아 고민하시는 분들, 걱정 말고 안 좋은 발음으로 아이에게 당당히 영어 해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엄마가 아무리 엉터리 발음으로 얘기해줘도 아이들은 스스로 제대로 된 발음을 잡아낼 줄 아는 능력이 있다"는 말, 그동안은 그냥 스쳐보냈었는데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정말 신기하다 싶네요.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람 풍해라" 했다는 어느 선생님 얘기처럼 "그래 나는 토마토 해도 너는 토메이도 하고, 나는 카메라 해도 너는 캐므라 하고, 나는 바테리해도 너는 배러리(근데 이거 맞나?)해라"는 엄마 말씀이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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