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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8월 16일]
로댕갤러리에 다녀왔다.
중국 출신 작가 왕두의 "일회용 현실"에 대한 전시가 이미 7월 말부터 시작된 터였다.
(왕두:일회용 현실 / 9월 2일까지 로댕갤러리)
뉴스의 문화소식 부분에서도 나온 적이 있고 문화게시판에서 이 전시에 대한 포스터가 자주 눈에 띄기도 했다.
로댕갤러리에서는 격주로 목요일은 음악회를 열기 때문에 저번주에 예정을 잡았다가 이번주가 음악회가 있는 날이라 오늘 간 것이다.
보통 갤러리 입장은 5시 30이지만 목요일은 오후 8시까지 입장이 가능하기에 전시관람하고 음악회 시간에 맞추려고 집에서 5시 넘어서 나갔다.
현지에게 로댕갤러리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
작년 10월쯤 백남준 세계전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주책을 떨며 본 이세창이 새삼스럽게 오늘 그 길에서 생각이 나다니..
갤러리는 음악회 준비로 연주곡들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우리는 안쪽 전시실로 대담한 왕두의 작품을 보러 들어갔다.
바닥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전단지들.
이게 무슨 의미일까..일회용 현실? 한번 보고 버려지는 기사나 광고들?
손가락 마디가 짤린 시락 대통령부터 하체 없이 상체만으로 만들어진 아버지와 아들의 권총 쏘는 장면까지 현지와 나는 눈이 동그래졌다.
다른 설명을 듣지 않았더라도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평면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를 그대로 3차원적으로 표현해 놓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부기신발"이라는 작품 앞에서 "언니는 발이 왜 이렇게 클까?"했더니 "몸이 작으니까 그렇지" 그런다.
그러다 갑자기 "엄마, 이거 언니랑 똑같은거네?"
그래서 쳐다보니 밑에 아무렇게나 나뒹굴던 종이에 공중에 매달린 이 석고작품과 비슷한 사진이 있는것이 아닌가?
기사나 광고를 작품화한 것이었다.
그제부터 현지는 똑같은 광고나 기사와 작품을 연관짓기 시작했다.
"엄마, 이건 이거랑 똑같네? 엄마, 아저씨 피나는거는 이거랑 똑같네?" 그러면서 밑에 깔린 기사들은 징검다리처럼 밟으면서 "테러리스트"라는 작품을 제외한 다른 모든 작품을 기사나 광고의 사진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었다.
모처럼 현지가 날 이끌면서 참여했던 전시였다.
로댕갤러리 음악회
로댕갤러리는 직장인과 일반 관람객을 위해 매주 목요일 저녁 9 시까지 연장전시를 함과 동시에 격주로 『로댕갤러리 음악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로댕의 대표작 과 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로댕갤러리 음악회』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전용 연주장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에서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로댕갤러리 음악회 안내문
격주로 목요일마다 7시부터 공연이 있다.
8월 30일 /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소프라노 김인혜
10월 4일 / '마술 피리 부눈 사람들' 마티아스 목관 5중주단
10월 18일 / '쳄발로와 리코더가 만났을 때' 고현주 쳄발로와 바로크 리코더 앙상블
11월 1일 / '天上風景' 플루트 이주희, 하프 이교진
11월 15일 / '가으르이 전설' 첼리스트 임경원
음악회가 시작하기전 자리를 잡고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연습하는 곡들을 듣고 있었다.
현악 4중주인지라 아이에게 현악기를 직접 보여주며 차이를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았고, 영화음악과 디즈니애니메이션 주제가가 연주곡이었기때문에 아이도 좋아할 것 같았다.
직접 근처에 나가 제일 큰 더블베이스와 첼로, 비올라와 바이올린을 손가락으로 알려주면서 바이올린은 제일 작은 현악기인데 제일 높은 소리가 난다는 것과 더블베이스는 제일 큰 현악기인데 제일 낮은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젠 조금은 조용해야 할 때를 알고 있는 눈치다.
말로 소근거리면서 하고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는지 한번을 제외하고는 계속 잘 참고 앉아있어서 주위 사람들이 조그만게 얌전히 잘도 앉아 있네..하며 칭찬까지 해줄 정도였다.
현지에겐 좀 지루한 감이 느껴졌을테지만 디즈니 만화의 인어공주 주제곡이 나올 때는 자기도 뭔가 아는것처럼 귀를 기울였고 맨 마지막 곡인 스팅이 연주될 때에는 지루함을 털어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곡인양 연주자들을 주시했다.
나눠준 프로그램과는 곡들이 몇곡 다르고 추가되기도 했지만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들으면서 그 신비로움에 이끌려 꼭 뮤지컬을 봐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해주어 집에 돌아오자마자 예매를 했을 정도였다.
연주회장 분위기가 약간은 어수선했고 사람들이 연주가 끝났는데도 어느때에 박수를 쳐야할 지 몰라 뜸을 들이다 박수를 치는 바람에 곳곳에서 웃음소리도 들리는 등 편하게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엄마,해금 연주 본거야?" 한다.
"아니, 오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네가지 악기 봤지? 이게 현악기들인데 네가지로 연주했으니까 현악 4중주라고 하는거야.
영화음악도 연주하고 현지 좋아하는 만화 주제곡들도 연주한거야. 나중에 집에가서 비디오 빌리면 무슨 곡이었는지 얘기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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