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게시판에 다른 분들이 써 놓은 글들만 보다가 댓글도 잘 안달고, 감동만 받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번 독도 건으로 추천해주신 분들도 많으셨고 해서, 도움 되는 글을 써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내 글이 도움이 될까?, 다른 분들이 쓰시는 글들에 비하면 드릴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초라하지는 않나 하는 생각에 계속 마음에 부담으로만 갖고 있었네요.
하지만 제 경험이 단 한분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가치가 있겠다 싶어 졸필을 올립니다. 누구나 그러시지만 엄마와 아이의 성향, 재능들이 다 다르지요. 그래서 혹시 우리 아이와 비슷한 성향의 아이를 가지신 아이라면 조금더 참고가 되시지 않을까 싶어 아이에 대해 먼저 시작합니다.
저는 10살과 7살, 남자,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제 큰 아이에 대해서만 다룰께요.
큰 아이는 침착하거나 야무진 아이는 아닙니다. 전형적인 남자아이 성격입니다. 산만하기 그지없고, 집중못하고 앞뒤생각 안하고 손부터 나가지요. 10살인데 아직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순진하고 착합니다. 맨날 혼만 내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아침저녁으로 뽀뽀해달라고 또 해주겠다고 산만한 덩치로 달려듭니다.
공부 시키면 잘 안 합니다. 운동신경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화를 많이내고 짜증도 많지요. 독서광입니다. 가끔 문자중독이 있나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인쇄매체, 영상매체 가리지 않고 푹 빠져듭니다. 가만히 두면 몇시간이라도 볼 것 같습니다.
동생을 가장 큰 숙적으로 생각합니다. 일반 공립학교 다니고요.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 초등학교 3학년 생입니다.
제 큰 아이는 2004년 미국 아이오와 주에가서 2006년 돌아왔습니다. 아빠 때문에 가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덕에 10년 가까이 다니던 남편이 신의 직장이라 칭송하던 직장을 그만 두었지요. 만 4세 생일에 가서 만 6세 생일에 돌아 왔습니다. 만2년에서 한 2주 모자라게 있다가 왔습니다. 한국나이로 7세에 돌아온 것이지요.
2004년8월-2005년7월(5살-6살) daycare 다녔습니다. 6개월 동안 꿀먹은 벙어리마냥 아무소리도 못했습니다.
6개월 후 부터 뭐라고 의사소통은 하는 것 같더군요.
2005년 8월-2006년 8월(6살-7살) kinder에 갔습니다. 한 학기를 거의 다 끝낼 부터야 abc를 가르치더군요. 다 마쳤을 때는 "I like a dog"을 겨우 쓸 수 있었습니다. 같은 반 아이들에 비해 그냥 평범한 학습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귀국했습니다.
미국에서 1년동안 비디오를 녹화했습니다. 아이가 잘 보는 TV프로그램을 관찰했다가 예약녹화를 해두었지요. berenstain bears, 까이유, between the lions, 토마스, 밥 더 빌더, 아서, cyberchase 등등 한 일년 녹화하니 120분짜리 비디오가 60개 정도 나오더군요.
학교에서 책 사라고 매달 팜플렛이 옵니다. 학부모들이 책을 사면 scolastic사에서 학교에 기금을 주는 모양이더군요. 영어책에 전혀 지식이 없는 저는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cd가 붙어있는 그림책을 샀지요. 1년 동안 매달 10권정도 구입한 책이 약100여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학년에 맞게 팜플렛이 왔으니 그때 산 책들은 전부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고학년들의 팜플렛도 구해서 좋은 책을 구매 했었을 텐데, 안목이 없었지요.
헌책방과 도서관에서 하는 book sale, 그리고 garage sale도 이용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사고싶은 책은 많고 넉넉치는 않으니 헌책을 즐겨 구입했습니다. 더불어 비디오와 dvd도 구입했습니다. 지금은 모르지만 한국과 미국의 dvd재생 방식이 달라서 저희집은 dvd 플레이어가 두개입니다.
그나마라도 이렇게 구입한 것이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는 가격이 거의 두배고, 이번달에사지 않으면 못산다는 절박감이 없어서 그렇게 사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둘째가 21개월이 되어서 daycare에 맞기게 된 2년째, 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갔지요. 일주일에 1회 이상 학교에 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말이 봉사활동이지 큰 아이 교실에 앉아서 선생님 쳐다보거나, 애들이 활동할때 옆에서 가위 집어주고 색종이 갖다 준 정도 였지요. 미국에서는 아이들을 이렇게 교육시킨다는 것을 그때 조금 알았습니다. 큰 아이들 교실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차마 가고 싶다는 말이 입밖으로 안 나와 조금 아는 것은 kinder애들의 교실 환경 뿐 이었습니다. 선생이 대하는 애들 태도나 학교 분위기도 대충 알겠더군요. 그때 알게된게 phonics였고, 여러가지 수업 기법 들 이었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오게 되니 이미 유행하고 있던 거 더군요. 여러가지 행사들 도우미(?)도 자처했습니다. 아마 큰 아이 담임선생님은 저를 좋아하시는 않았을 겁니다. 영어도 잘 못하는 아줌마가 도와준답시고 앉아있었으니까요^^ 한번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학교에서 특별과외를 받는 것을 참관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 다시 간다면 고학년 수업 꼭 한번 들어 보고 싶어요. 아뭏는 이때 경험을 살려 우리 애들 교육시키는데 참고로 쓰고 있습니다.
돌아왔을때 phonics 기초단계는 떼고 왔습니다. 책도 한페이지에 한두줄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P*** 어학원을 보내려 했는데, 초등1학년부터 받는 다고 하더군요. 아이를 보낼 학원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7세 2학기 였기 때문에 중간에 넣어 주지를 않더라고요. 고민끝에 유아스포츠단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수영을 계속 배워와서 그곳은 껴 주더군요.
영어 유지가 절체절명의 과제였습니다. 6개월전에 들어온 제 친구 딸은 3개월만에 모조리 까먹어 튼튼영어 1단계부터 한다던데!!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 했습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그때 쑥쑥 사이트를 알았더라면 좋았을 뻔했습니다.-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 주변에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머리를 짜내 나름 프로그램을 창안 했지요.
1. TV
집에서 한글 방송이 나오는 TV는 보지 않았습니다. 저도 미국에 있으면서 TV 안 보는 습관이 들었던 터라, 금단 현상은 없었습니다. 대신 녹화해 온 비디오를 틈나는 대로 틀어주었지요. 그건 돌아온지 3년이 넘은 지금도 마찮가지입니다. 덕분에 애들 다 아는 1박2일이나 패떳이니를 몰라서 소통이 좀 안 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가지를 얻으면 또 뭔가를 잃어야 하니까요..한국에 와서 새로구입한 DVD도 많이 보여주었고요.


2. 휴대용게임기
게임기 이용했습니다. Leap frog사에서 나온 교육용 게임기를 이용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게 했습니다.
3. 받아쓰기
phonics book 받아쓰기를 시켰습니다. 하루에 한권. 그래봤지 8페이지에 한페이지에 두 세줄짜리 문장이었지만 도움이 되었습니다.
workbook도 몇권 사봤습니다. 실패도 많이 했지요. 지금도 처음 두과만 하다가 잘 모셔두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받아쓰기는 책 한권이 끝날때마다 꼭꼭 시킵니다.
4. 한글
그 와중에 한글을 시켜야 했습니다. ㄱ.ㄴ도 모르는 애를 붙잡고 매 옆에 두고 했습니다. 당시에는 방문선생님 부를 만한 여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여유가 되신다면 아이와의 관계문제를 고려해 방문선생님을 부를 것을 적극 권합니다.
1학년때부터는 국어실력 향상을 위해 한자를 시켰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한글 어휘가 많이 딸립니다.
5. CD북
사 가지고 온 cd 책을 매일 두세권씩 읽었습니다. 100권정도이긴 하지만 아마 각 권당 10회 이상씩은 읽었을 겁니다. 지금도 동생이 cd북 읽을때는 옆에 슬금슬금와서 듣습니다.



6. 책들
사가지고 온 헌 책들도 읽었습니다. 읽어주기도 하고, 스스로 읽기도 하고. 과학책을 무쟈게 좋아합니다. 요즘도 아인시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어쩌고 잘 난체 하며 돌아다닙니다. 그래서 과학책은 참 많이 읽었습니다.
역사 인물 책은 영 싫어하더군요.
time for kids는 1년 9개월 넘게 구독했네요. 첨에는 new scoop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in time 입니다.


7. 멘토
7살 11월 쯤인가 앞 집 엄마를 만났습니다. 직장에 다니시는 분이라 만나기 어려운데, 그날은 마침 휴가를 내셨더라고요. 우리 아이영어교육에 한 획을 그은 날입니다. 본인이 아이들 영어 교육에 관한 연구도 많이 하셨고 무엇보다도 나누기를 주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정보를 나누어 줄까 연구하시는 분 같았습니다. 정말 모든 정보를 아낌없이 주신 분입니다. 쑥쑥 사이트도 그분이 A4용지에 유아교육 싸이트 적어 주신 것 가운데 있었고요.
무엇보다도 집에 있는 책을 전부 우리 아이에게 개방하셨습니다. 전 그때까지 magic tree house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집은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할 만큼 책이 많았고, 또 새 책들이 가득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아이와 1살 세살 차이로 위인 그집 아이들은 은근히 경쟁심도 불러일으켰지요. 정말 신나게 들락거리며 각양각색의 책을 봤습니다. 비디오도 빌려보고 게임보드도 빌려하고, 저도 뭔가 보답이 하고 싶어 추천 받는 책 구비 하고 또 마음껏 빌려가게 했습니다. 아이들 간식도 챙겨주고, 비오는 날 우산도 갖다주고, 체험학습에 데려가기도 하고요. 정하지만 받은 도움에 비하면 너무도 미비했지요. 올 봄 이사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가끔 만나서 식사할때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주시는 지 모릅니다. 책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관한 교육문제까지 주시는 도움은 정말 많았습니다. 그분의 영향을 받아 저도 혹시 제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시는 분이면 어떻게 해야 많은 정보를 드릴까 고민한답니다.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도 그런 멘토 같은 분이 옆에 계셨으면 좋겠어요.
우리애가 읽었던 책들인데요. 용량관계상 축약해서 올립니다.





8. 숙제점검표
날짜. 100word. science word. listen. tv 등등 표를 만들어 놓고 다 했으면 표시를 하게 했습니다. 다 하면 맘대로 놀아라라는 전제를 두고요. 옆에서 감시 안하면 잘 못하더군요. 숙제 점검표는 지금껏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9. cd롬게임. 컴퓨터게임
pc게임 중 i-spy게임과 reader rabbit 도 활용했습니다. cyber chase는 인터넷에 게임이 있습니다. 역시나 매체에 편집증세를 보이는 제 아이가 열심히 했습니다.
10. 만화영화
만화영화를 구해서 좀 봤습니다. 아바타, 캘러틱 풋볼, 트랜스 포머 등등등.
11. 보드게임
게임보드 중 scrabble이라는 것도 즐겨했습니다.
12.듣기
밤에 자기전에 cd를 꼭 틀어놓고 한 편 정도는 듣고 잡니다. 처음에는 의무였는데, 이제는 자발적으로 합니다.
13.로제타스톤
초등 1학년때 로제타 스톤을 한참 했습니다. 아시겠지만 그거 꾸준히 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역시 표를 만들어 놓고 할 수 있는 것만 했습니다. 쓰기 녹음하기 빼고 읽기, 듣기만 시켰습니다.
14. 체험학습
저는 체험학습 광팬입니다. 집에 있으면 애랑 싸우기만 하고 어지러지면 잔소리 하니까 차라리 나가는게 낫다는게 속마음이고 남들에게는 배경지식 넓히러 간다고 뻥치죠^^
천원의 행복 상습 관람자이고, 국악원은 방학때 마다 가고 별맞이터에서 하는 공연도 많이 봅니다. 국립어린이도서관 외국어자료실 사서들과 서울대공원 동물교실 선생님은 우리애들 이름 부르며 또 왔니 하시죠. 시립미술관 공짜 티켓 안 나오나 인터넷 뒤지고, 현대 미술관도 1년에 한번씩은 꼭 가줍니다. 과천과학관은 가족회원이고(연회비 안비쌉니다) 중앙박물관 프로그램도 자주 이용하는 편이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서 하는 감자심기도 가고요(물론 나중에 캐왔습니다) 농업박물관, 사비나 미술관, 서울대미술관 다 뒤져가며 싸고 재미있고, 교육적으면 찾아갑니다.
단! 내가 좋아서 가는 것이 먼저입니다. 실컷 고생해서 데려갔는데, 애들이 별 반응이 없으면 짜증나잖아요. 그래서 애들한테서 실망하지 않게 나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해서 갑니다.
15. 단기영어논출
마리이야기, 강남청소년수련관, 서울대공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은 무조건 들었습니다. 마리이야기(1개월에1회)는 1학년 때 7개월 정도 하다고 내용이 너무 어려워 그만 두었고, 강남 청소년수련관(1개월에 1회)은 2학년때 7개월정도 꾸준히 다녔습니다. 나머지 것들은 어쩌다가 가끔씩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한달에 한번 기껏해야 두번이긴 했지만 그거라도 외국인에게 노출시키야 말하는 것을 잊어 먹지 않을 것 같아서 데리고 돌아다녔지요. 또 방학때 3번 영어캠프에 보냈습니다. 세번다 아주 저렴한 기회가 되었으니 망정이지 비싸면 그 비용들어서 보내고 싶진 않습니다.
16. 학원
드디어 1학년이 되었을 때 이제는 내 손 좀 떠나라 하고는 다시 p***어학원에 데려 갔습니다. 정책이 바뀌어 한달에 43만원에 매일 다녀야 한다더군요. 헉~ 애가 영어만 할 것도 아니고, 한글도 해야 하는데 더군다나 43만원이라니!! 그냥 나왔습니다. 괜히 레벨테스트 비용만 2만원 날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해놓은 사설기관은 안 다니다가 지난 화요일 부터 서울대 언어교육원에서 하는 영어독서프로그램에 보냈습니다. 그것도 시간이 꽤 배앗기더군요. 암튼 거기 보내는 걸로 영어에서 내가 손을 뗄 수 있을까 좀 지켜 봐야 겠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제 아이가 특별히 정해 놓고 다니는 학원이 없어서 가능했습니다. 어디 정해 놓고 다니면 시간이 너무 많이 빼앗겨서 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써 놓고 보니 횡설수설에다가 참 한 게 없네요.
우리 애는 시키면 하는 애도 아니고 할 때마다 옆에서 지켜봐야 겨우 하는 애라 뭐든지 하면 최소로 줄여서 최대의 효과를 뽑아야 했습니다. 내 기운도 더불어 다 뽑혀 나갔지만요. 우리 부부의 지론이 공부는 누가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깨달아서 해야 한다입니다만 그 깨달음이 도대체 언제나 올지 참 갑갑합니다. 암튼 긴 글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두서없는 글이 다른 분들께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기를 다시한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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