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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참 밥맛 없어서

  • 홍박샘
  • |
  • 2009-09-16
50

아침에 출근 길에 목격한 일입니다. 서울 오면 제 엄마가 밥을 해주니까 저는 일찍 나옵니다. 도시의 아침풍경 감상입니다. 빌딩 숲, 택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전 집 앞에서 택시 타고 전철역으로 가요. 택시가 안 와서 물끄러미 앞을 보고 있는데 제 눈을 사로잡은 한 남자가 있었으니.

 

한 남자가 내가 있는 맞은편 쪽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어대요. 그 애정 어린 몸짓과 표정으로 봐서 지 어미한테 하는 건 아닐테고 애인이거나, 아침이므로 출근하는 아내와 헤어지는 장면 같습디다. 바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면 무안할 거 같아 짐짓 모른체 하고 있었지요. 그러면서 생각했슴다. '이 쪽 여자가 이쁘면 내 너의 밥맛 없는 짓거리를 용서하마. 이해할 수 있다.' 그 남자는 모퉁이를 돌아가고 난 고개를 돌려보았죠. 순간........天 下 薄 色. 갑자기 화가 나대요. 질투가 난 거쥬. 지금이야 쪼그라졌지만 난 소시적에 최소한 저 여성 보단 이뻤는데 저런 사랑 못 받아봤다는 심통이 올라옵디다.

 

신기한 건 한 번 더 보니 그 여자가 이뻐요. 기럭지는 30센티 자 두번이면 재겠고 얼굴은 가릴라믄 손바닥이 네 개쯤 필요하겠긴 한대요..... 요즘 기준으로 그다지 찬탄을 부를, 한 남자를 길에 붙여놓고 자리를 못 뜨게 할 외양은 아니지요. 그런데 양볼이 발가스레해져 행복한 미소를 띠는 게 이쁘대요. 행복하니까, 사랑을 받으니까 신체적 난관이 극복된 예더라구요. 그러니까 행복할라믄, 이뻐질라믄 사랑을 받아야겠더만요.

 

글을 맺으려하다가 퍼뜩 다른 생각이 났어요. 하긴, 그렇지. 생긴 것만 이쁘다고 사랑받겠어요? 무엔가 특별한 매력이 있겄지. 아주 착하다던가, 요리를 잘 한다던가, 돈을 잘 번다던가. 그럼 난 뭔가? 갑자기 남편이 이해가 되면서 푸대접 받아도 싸다는 주제파악을 했습니다. 이상 아침에 본 밥맛 없는 커플에 대한 보고를 하려다가 자괴감에 빠진 홍박의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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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2009-09-19 01:55
답댓글

진짜 글 잼나게 쓰세요.

남녀 관계에서 얼굴만이 다는 아닌 것 같긴 해요. 사랑받는 사람은 그 사람이 가진 매력이 따로 있는 거 같아요, 남들이 모르는...

잼난 글에 끌려 답글 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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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09-09-20 02:04
며칠 지난 뒤라 답글 놓쳤네요. 그럼요. 이쁜 사람만 사랑 받으면 세상에 불만분자로 넘쳐나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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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르휘나
  • |
  • 2009-09-16 23:26
답댓글

아래 유희왕님 말씀에 완전 공감합니다..

언제봐도 유머가 넘치시는 글을 쓰셔서...

항상 감탄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신랑 친구들이랑 술을 한잔 한적이 있는데요...

그때 한 친구가 그러대요...

결혼한다고 저를 소개시켰을때... 너무 놀랐다고... 몬생겨서... 허걱!!!

그걸 대놓고 말하는거예요...

그러면서... 이제 보니까 나이보다 어려보이는것 같아서 좋대나 어쨌대나 하는데...

뒷말은 하나도 안들리고... 못생겨서... 못생겨서... 못생겨서... 그말만 계속 귓가에 맴돌더군요... ㅠ.ㅠ

못생긴 사람보고 대놓고 못생겼다하니... 암튼 그 친구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얼굴 안보고 있습니다...ㅋㅋ

(뭐.. 꼭 그것때문만은 아니구요..... 다들 사는게 바빠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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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09-09-17 00:20
매너가 아주 없는 사람들이구먼요.
아르...(뭐더라?) 딸한테.
그런데 그 딸들 넷 계 묶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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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희왕
  • |
  • 2009-09-16 22:40
답댓글

영어 잘 하는 사람이 국어도 잘한다는 말이 맞는 거 같네요.ㅋㅋㅋ

글을 너무 재미지게 잘쓰심돠

외모 하니까 갑지가 생각 난 일화!

당시엔 노총각 연령대였던 신랑,그리고 그의 모친,즉 울 시오매께서 신랑이 결혼할 여자 데려 오면 암것도 안 가리리라,쿨하게 오케이 하시리라 하셨더랬습니다.

시오매 처음 뵙고 온 날 신랑한테 말씀하시길

"음...그래....다 좋은데 얼굴이 좀 길더라...'

다행히도 아이들은 얼굴 안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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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09-09-17 00:18
제가 여형제는 없는데 마치 여동생 같이 절친한 후배가 있습니다.
갸가 얼굴이 긴데 키도 크고 늘씬해서 셀린 디온 같아요.
유희왕님도 셀린 디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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