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 길에 목격한 일입니다. 서울 오면 제 엄마가 밥을 해주니까 저는 일찍 나옵니다. 도시의 아침풍경 감상입니다. 빌딩 숲, 택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전 집 앞에서 택시 타고 전철역으로 가요. 택시가 안 와서 물끄러미 앞을 보고 있는데 제 눈을 사로잡은 한 남자가 있었으니.
한 남자가 내가 있는 맞은편 쪽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어대요. 그 애정 어린 몸짓과 표정으로 봐서 지 어미한테 하는 건 아닐테고 애인이거나, 아침이므로 출근하는 아내와 헤어지는 장면 같습디다. 바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면 무안할 거 같아 짐짓 모른체 하고 있었지요. 그러면서 생각했슴다. '이 쪽 여자가 이쁘면 내 너의 밥맛 없는 짓거리를 용서하마. 이해할 수 있다.' 그 남자는 모퉁이를 돌아가고 난 고개를 돌려보았죠. 순간........天 下 薄 色. 갑자기 화가 나대요. 질투가 난 거쥬. 지금이야 쪼그라졌지만 난 소시적에 최소한 저 여성 보단 이뻤는데 저런 사랑 못 받아봤다는 심통이 올라옵디다.
신기한 건 한 번 더 보니 그 여자가 이뻐요. 기럭지는 30센티 자 두번이면 재겠고 얼굴은 가릴라믄 손바닥이 네 개쯤 필요하겠긴 한대요..... 요즘 기준으로 그다지 찬탄을 부를, 한 남자를 길에 붙여놓고 자리를 못 뜨게 할 외양은 아니지요. 그런데 양볼이 발가스레해져 행복한 미소를 띠는 게 이쁘대요. 행복하니까, 사랑을 받으니까 신체적 난관이 극복된 예더라구요. 그러니까 행복할라믄, 이뻐질라믄 사랑을 받아야겠더만요.
글을 맺으려하다가 퍼뜩 다른 생각이 났어요. 하긴, 그렇지. 생긴 것만 이쁘다고 사랑받겠어요? 무엔가 특별한 매력이 있겄지. 아주 착하다던가, 요리를 잘 한다던가, 돈을 잘 번다던가. 그럼 난 뭔가? 갑자기 남편이 이해가 되면서 푸대접 받아도 싸다는 주제파악을 했습니다. 이상 아침에 본 밥맛 없는 커플에 대한 보고를 하려다가 자괴감에 빠진 홍박의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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