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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의 영어교육과 교재의 아쉬운 점

  • 하바별시
  • |
  • 2002-07-01

아주 오래간만에 다이어리 한편을 올립니다. 가정에서뿐 아니라 유치원, 어린이집에서의 영어교육에 대해서도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최선책을 찾아보고자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이들에게 학습으로서의 영어교육이 아니라 모국어를 익히듯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와 최선의 방법 등 영어교육 노하우를 함께 나누기 위해 쑥쑥과 함께 하는 부모님, 선생님들은 항상 깨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엄마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면서 책과 비디오, 씨디롬 등을 통해 우리말과는 또 다른 언어인 영어를 즐기듯 재미있게 익히고 완전하지는 못할지라도 부분적인 이중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들도 결국은 공교육 혹은 사교육의 현장 속에 맡겨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가정 외에 처음 만나게 되는 공동체 생활은 놀이방,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이루어지지요. 놀이방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아니 '모든' 이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겠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일주일에 2, 3회 영어 수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규 수업 시간 외에 '연장수업' 혹은 '특별활동'이라는 이름으로 피아노, 미술과 더불어 영어 교육을 하는 곳도 많습니다.

조기 영어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고가의 영어유치원(사실은 그냥 '영어학원'이지요)에 아이를 보내지 않으면 뭔가 뒤쳐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많다보니 일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일종의 위기감을 느끼며 체육이나 과학, 전통놀이 시간을 조금 줄이더라도 영어는 반드시 교육시간에 포함시켜 나가는 추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영어 교재의 선정은 전적으로 원장선생님이나 이사장의 재량에 달려있다 보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선택한 그 순간 아이가 어떤 영어교재로 어떤 선생님 밑에서 , 어떤 교육을 받게 될 지는 미리 정해져 있다고 보면 됩니다.

직접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곳을 고르기 위해 원장선생님이하 선생님들의 인품이나 교육관 외에 교육 내용, 원내 시설수준 및 안정성, 급식을 위한 식당의 위생 정도 등 살펴야 할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영어 교재의 질이나 영어 선생님의 자질까지 살핀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지요.

사실 영어 교재와 교육기관을 선택한 원장선생님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정에 참여하셨는 지와 사소해 보일지 모르는 그 작은 선택이 있는 그대로를 가감 없이 받아들이는 유아, 유치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한 고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큰 아이 형규는 네 살(29개월) 때부터 유치원에 다녔는데 (작은 아이랑 두 살 터울이라 제가 너무 힘들다는 이유로 원래는 놀이방에 보내려고 했는데 마땅한 곳이 없던 차에 말 잘하고 대소변 확실하게 가린다며 받아주는 유치원 5세반에 덥썩 보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형규한테 미안하고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해에 그 유치원은 막 영어수업을 도입했지만 5세반에는 어렵고 이르다고 판단했는지 6, 7세반에만 적용했지요.


다섯 살 때 다닌 어린이집에는 영어 수업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입학시켰는데 어느 날 영어교재비를 내라는 가정통신문이 왔어요. 교재명에 대한 아무 언급도 없이 그냥 액수만 적혀있는 걸 보고 어이가 없어 직접 찾아가 한번 검토해봐야겠다 싶어 돈을 안 내고 있었더니 선생님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떤 교재를 쓰느냐는 질문에 즉시 대답을 못하고 교재를 한번 찾아보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 뒤 책도 있고 테잎, 벽에 붙이는 알파벳 차트도 있어 너무 좋다고 형식적인 칭찬을 하시더라구요.

사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직접 영어 수업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영어 교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구성 자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탓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린이집 교무실에서 이사장님이 보여주시는 책은 정말 실망스러웠지요. 자연스럽게 영어를 잘 흡수하고 있던 형규한테 알파벳 순으로 해당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 세, 네 개와 그 그림을 보여주는 게 전부인 그 책은 불필요한 것 같아 제 의견을 충분히 설명 드리고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더욱 더 놀란 건 작년에 유아영어게시판에 글을 올린 적도 있지만 '아빠 참여 수업 날'(아빠 대신 제가 참석했었죠) 모의 영어 수업을 하는 걸 보고서였어요. "고양이는 meow, meow, 돼지는 oink, oink, 소는 moo, moo, 말은 '달그락 달그락'...."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우리말과 영어를 섞어 하는 건 차치하고, 자신 있게 동물 울음를 알려주시는 선생님 입에서 '달그락 달그락'이란 소리가 나오는 걸 믿을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교실에서 동물 그림 등으로 꾸민 아래에 그 단어를 영어와 그 단어가 발음 나는 대로 한글로 동시에 적어놓은 걸 보고 (elephant/ 엘리펀트, 차라리 코끼리라고 적었더라면 좋았을 걸)는 머리가 아찔해졌습니다.

그 때 제가 올린 글을 읽고 직접 유치원 원장님께 말씀드리고 개선책을 찾아보라는 아나이스님의 조언을 제 성격을 핑계로 머뭇거리다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현재 여섯 살인 형규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서도 일주일에 두 번씩 영어수업이 있지요. 오리엔테이션 때 부원장님께서는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문장을 익힐 수 있다고 유치원에서 채택한 영어교재에 대단히 만족해하시며 간략하게 영어수업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처음 들어 낯설었지만 많은 유치원, 어린이집과 문화센터에서 사용하는 교재라고 하는군요. 지난 번 언제인가 유아영어 게시판에서 이 교재를 쓰는 문화센터 영어수업에 관해 질문이 올라온 글은 읽고 제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었는데 미루다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책 한 권은 A4지 크기의 workbook 형태로 26페이지 정도로 되어 있고, 대략 한 달에서 한 달 반에 한 권을 마칩니다. 한 권의 책에는 3가지 장면을 설정해 장면별로 target sentence를 익힌 후 마지막 storytime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앞서 배운 문장들을 포함하고 있어 다시 한번 배운 것을 점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새 책을 시작하기 전에 테이프와 부모님 가이드를 먼저 보내 줘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과 병행해 집에서 부모님이 학습목표를 이해하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테이프를 반복해서 들으며 복습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지요.

어린이집에서 받았던 수업과 비교해볼 때 단순히 알파벳과 단어를 익히는 다소 지루하고 수동적인 학습에서 탈피해 훨씬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학습이 될 것이라고는 믿습니다.

그런데 노래와 춤으로 연기를 하면서 영어 문장을 익히도록 도와준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몇 가지 안타까운 점이 보이네요.


첫째, 제가 가장 경계하는 것 중의 하나인 일대일 직독직해입니다.

수업시간은 제가 직접 참여해보지 않아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집에서 듣는 테이프는 확실히 우려할 만한 수준입니다.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영어를 접했는지에 따라 개인차가 심하다는 것과 이미 모국어로 듣고 말하고 때론 읽고 쓰기가 가능한 아이에게 다른 언어인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우리가 중학교 영어수업 시간에 받았던 그 방식이 현재도 적용된다는 건 개선되어야 하겠지요.

테이프 내용 중 일부분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My name is _______ 내 이름은 _____입니다.
What's your name?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이렇게 영어문장을 바로 우리말로 해석해 주는 것도 전 사실 권하고 싶지 않은데 그 다음은 좀 더 심각합니다.

My , 나의, my , 나의
name, 이름은, name, 이름은
is ,입니다, is,입니다

What , 무엇, what, 무엇
is , 입니까 , is , 입니까
your , 당신의, your, 당신의
name 이름은 name 이름은

이렇듯 문장 속의 단어 하나 하나를 친절(?)하게도 일일이 나눠 우리말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기가 처음에 단어 하나를 말하다 점차 두 세 단어를 연결하고 마침내는 하나의 완전한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게 많이 듣다보면 저절로 되는 과정이 듯, 영어문장도 반복을 통해 귀에 익은 후 리듬감 있게 하나의 문장으로 말할 수 있게 되어야 하는 건 쑥쑥 가족이라면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요.
그런데 이런 식의 영어수업은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 영어를 우리말로 해석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잘못 이끌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your를 '당신'이라고 표현한 건 교육대상이 유아, 유치부의 어린이라고 생각할 때 부적합한 단어 선정이며, 굳이 앞에 있는 상대를 지칭하지 않고 말하는 우리말에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름이 뭐야?"라는 말 대신 "너의 이름이 뭐야?"라고 묻는 걸 들어보신 적이 거의 없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둘째, 단순명령형의 문장이 많아 권유를 하거나 공손한 표현을 익힐 기회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히플러님, 김 린씨의 책인 'Hello 베이비 Hi 맘'에 보면 중상류층 이상의 엄마들이 쓰는 예의바른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비록 내 아이에게 하는 말이더라도 그냥 명령조로 말하기 보다는 Could(Would) you...., Shall(should) we..., Why don't you.. 등으로 말을 건네면 아이도 일상대화 속에서 다양한 문형을 익힘과 동시에 보다 부드러운 말씨를 쓰는 걸 배울 수 있겠죠.

어린이용 교재가 일방적으로 시키는 명령형으로만 되어있는 건 문장이 짧아 아이들이 듣고 말하기가 쉬울 거라는 판단 때문이 아닐까요. 하지만 친한 친구사이에서만 대화가 있는 게 아니므로 실제로 많이 쓰이는 기본 문형이 필요합니다.

20,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3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을 한꺼번에 놓고 하는 수업이 힘든다는 건 잘 알지만 학습목표 안의 문장 그대로 'Brush your teeth, Open your book' 등으로만 진행하기보다는 책에 있는 문장을 선생님이 매번 조금씩 변화를 주는 성의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면 지나친 걸까요?


셋째, 내용이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 가치관 형성에 조그만 배려를 해줬으면 합니다.

작은 부분이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고 노래 속의 한 문장이 뭐 대수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전 그 내용이 수정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Do you want some toast? Yes, I do.
Do you want some rice? No, I don't.
Do you want some kimchi? No, I don't.'

식사장면을 담은 노래 중 일부입니다. 빵은 먹겠다고 하면서, 밥과 김치는 먹기 싫다는 내용이지요. 요즘 아이들 피자니 햄버거에 익숙해져 김치나 된장, 고추장은 잘 안 먹는다고 하지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닌데 노래 속에서도 아이들은 무의식 중에 밥이나 김치는 맛 없는 걸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점 이외에 제가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사교육과 공교육 내용이 아이의 인지발달단계, 영어수준 모두와 차이를 보이는 경우입니다.

쑥쑥 방식으로 영어를 접한 아이들이 그룹으로 수업을 받을 때 이미 알고 있는 쉬운 내용과 관심을 끌지 못하는 단조로운 수업방식 때문에 자칫 수업 시간에 재미를 못 느끼고 시시해 할 수도 있습니다.

Touch your nose, clap your hands, wash your face 이런 문장은 Wee sing for baby를 비롯한 많은 유아영어 오디오 테이프와 책, 비디오를 통해 이해하고 있습니다. 돌, 두 돌 된 아기도 금방 반응을 보이지요 .

굳이 해석을 해주지 않아도 영어 문장 자체를 받아들이고 있는 아이가 수업시간에 단어 하나 하나를 해석해 우리말로 뜻을 알려주면 그 자체로 뜻이 명쾌해져 좋아할 수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에 혼란을 느낄 수도 있을 거예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형규는 영어 수업이라면 뭐든지 다 좋아합니다. 챈트와 노래가 마음에 들어서인지 집에서 , 차안에서 그 테이프를 듣겠다고 찾는 경우가 많아요.


교재의 홍수 속에서 좀 더 나은 수업을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문제점을 찾아 수정, 보완, 개선할 점을 눈여겨보았으면 합니다. 유치원에서 하는 영어교육이 다 그렇겠거니 하고 소극적으로 있기보다는 내 아이뿐만 아니라 내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 , 학교의 모든 아이들을 위해 뜻 있는 부모가 함께 교재 선정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하구요.

마음 같아서는 직접 교실에서 영어 동화, 동요 등을 십분 활용해 아이들한테 즐겁고 알찬 영어 놀이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지만 당장은 그 어떤 자격을 갖추지도 못했고 능력이 많이 부족함을 아쉬워할 뿐입니다.

지역별로 널리 분포해있는 쑥쑥의 엄마, 아빠들이 동네의 유치원, 어린이집을 하나씩 담당해 그 실력을 십분 살려 봉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멋진 상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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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님~~~감사해요^^
    • 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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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01
    0
  • 우리 아이도 그즈음에 좋아했습니다
    • 밤도깨비
    • |
    • 2002-06-29
    0
  • 우리 아이도 그즈음에 좋아했습니다
    • 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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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6-29
    0
  • 저도 아직 안받아 보았지만...^^
    • 밤도깨비
    • |
    • 2002-06-29
    0
  • 여행다녀오느라 늦었지만 넘~감사해요^^
    • kkm
    • |
    • 2002-07-01
    0
  • 시디롬-36개월아이가 잘 할수있을지?-답 좀 주세요^^
    • 배현주
    • |
    • 2002-06-28
    0
  • 월드컵진후 허망한 마음을 영어공부로 달래보리..
    • 수연맘
    • |
    • 200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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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영엄마가 쑥쑥에서 사라졌다??
    • 아영엄마
    • |
    • 2002-06-28
    0
  • 물론...충격 안 받았죠^^
    • 미리내
    • |
    • 200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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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위니스에서...
    • 궁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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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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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용이 아니라 기존의 책들입니다.
    • 원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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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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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 물총도 되는 Bath Book 30%DC
    •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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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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