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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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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꿀 줄 아는 인간으로

  • anthropo
  • |
  • 2009-10-08
9

 

청명한 하늘에 바람 솔솔

이리 쨍한 날엔 일하기도 좋고 놀기도 좋건만

요 며칠 오만가지 악몽에 눌려 잠이 시원치 않아요 (10월엔 학회도 많고, 달력에 남은 숫자는 얼마 없는데, 해야 할 일의 무게는 엄청나고, ㅜㅜ)

커피만 홀짝이다, 밀려드는 잡생각에 잠시 수다포를 쏩니다. ^^


꿈이 뭐였어요?

현실적으로 우리는 (이제 부모된 우리는) 이렇게 과거형으로 물어야 하네요.

물론 가슴 속에 꽁꽁 숨겨둔 비밀스런 꿈도 몇가닥 있겠지만,

진행형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덧붙일 꿈은 많이 좁혀져 있는 것이 사실이죠. 엉엉.


반면 어린 시절의 꿈은 휘황찬란합니다.(했습니다....다들. 아직도 그러한가 모르겠습니다.)

최초의 한국 여성대통령, 외교관, 바다자원을 제대로 탐사 개발할 해양과학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작곡가 겸 영화평론가, 인권변호사, 피아노 연주회를 여는 물리학자, 디자인 사업 CEO, 굴지의 문화재단 설립자...이랬다 저랬다 변화도 많고, 뭘 먼저 할까 순위도 매겨보고 할만큼, 세상엔 할 일도, 하고픈 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10대와 20대는 너무 빨리 연로하십니다.

휘황찬란하고 큰 꿈을 꾸는 것은 유치하고 뭘 모르는 걸로 치부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대학에서 전공할 과목은 입시점수에 맞추어서 결정하겠다 하고, 많은 아이들의 꿈은 그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갖는 것, 대학생들은 더 초라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먹고살 직장을 갖는 게 꿈이 되는 경우가 많다지요. ㅜㅜ 가장 안타까운 건 이런저런 제약과 두려움이 마음속에 무의식적인 벽을 쌓아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모르며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문득 대학 때 절 좇아다녔던 남자들 중(믿거나 말거나^^) 대학생이 되어서까지도 대통령이 되겠다 했던 정치학과 친구가 생각나요. 말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어떠니, 누구의 정책론이 어떠니 잘난 척해도, 눈빛이 너무 선하고 앞날에 대한 전망이 너무 맑아서, 네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그건 다 동정표라고 놀려먹었던, 그래도 꿋꿋했던 친구. 뜻이 크다고 나중에 좌절할 것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 모습이 신선했던 기억이 나네요.

뜻이 큰 만큼 자신에게 엄격해지고, 겸손해지고, 세상 모든 것이 배울 것 투성이가 됩니다.


현실을 바로 볼 줄 아는 건 성장하며 필요한 덕목 중에 하나가 되어가고 있지만,

우리 시대의 아이들은 수많은 가능성과 풍요를 구가하는 사회에서,

너무 빨리 현실과 눈치보느라, 꿈의 기근 속에 살아가는 거 아닌가 안타깝습니다.

성적이 안되니 이건 접고, 저건 고생을 많이 할테니 꿈도 꾸지 말게 하고...

‘이렇게 암것도 안해서 넌 뭐가 될래’, 무심하게 던지는 이런 류의 말이 얼마나 큰 독이 될 수 있는지 내 어휘를 점검해봅니다.


저희 아이들도 꿈이 여러 번 바뀌고 있네요 ㅎㅎ

제가 자주 물어보는 만큼 자주 달라지기도 하고 구체화되기도 하더군요.

둘째는 아이를 열 명 낳아서 꼭 세상에서 가장 큰 차에 가득 싣고 다닌다고 그랬다가,

자기랑 결혼할 남자가 없으니(6세 때 선언) 아기는 낳지 않고, 화가도 하면서 호텔사업을 해서 엄마 아빠가 늙으면 자기 호텔에서 맨날 밥먹고 잘 수 있게 해준다고 큐폰을 남발하다가, 어느 날은 아기 낳아서도 가수할 수 있다, 애는 종일반에 맡기고 (아가, 엄마가 그렇게 쉽게 하는 건 아니지 말이다..ㅜㅜ) 하면 된다 하기도 하구요...

큰아이는 어느 순간부터 작가가 되겠다 합니다. 작년엔(초2) 작가가 되려면 대학 무슨 과에 가야 하냐고 작가과가 있냐고 묻기도 하고, 3-40십분씩 200년 후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위인소설을 읊어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작가는 가난해지는 거냐며 (누가 이런 소리했어, 버럭!) 우울해하다가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안심하기도 하구요.

최근엔 자기가 영어를 하는 이유도, 자기는 famous author가 될 거라서, 자기를 만나고 싶어하는 전세계 독자들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 각 나라 말을 다 할 수는 없으니까 영어를 하는 거래요 ^^ 정말 멋진 글을 써서, 전세계 독자들이 한글맛을 제대로 알기 위해 한글공부하는 유행을 만드는 것이 목표랍니다. ^^

그 꿈이 어떻게 변하든 간에 지지해줄 수 있는 마음인가, 계속 도닦는 중입니다. ^^


요새는 초등 5-6이면 무슨 대학에 갈 지 대충 결정난다는 이야기도 들리던데,

인생 1/4분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뭐가 결정나는 건 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꿈을 꾸느냐, 그걸 실현하려 노력할 의지가 있느냐.

성적은 무시할 순 없지만, 인생사 굴곡을 다 받아들이기엔 참 보잘것 없는 지표이지요.

인생 어떻게 풀릴지 누가 어떻게 안답니까.

지난 학기에 이대 교수가 된 중학 때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어요.

그 친구 첫 말이, **야, 내가 평생 공부하며 살 거라고 생각이나 해봤냐 ㅋㅋ 였답니다.

(우연히, 운이 좋아서, 혹은 연줄있어서 교수된 거 아닙니다. 늦게 공부맛을 안거지요)


꿈꿀 줄 아는 인간으로 키워주세요.

허황되어 보이는 꿈에 신나게 살을 붙이고, 세상이 말하는 제약을 줄이려 고심하는

20대가 최소한 반은 차있는 대학, 그런 사회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영어실력 향상과는 관계없는 이야기, 대낮부터 꿈타령하는 이 긴 글을 용서하소서.

세상일 쉬운 게 없다지만, 그게 꿈꿀 만한 일이면, 어려운 거 견딜만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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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
  • |
  • 2009-10-10 02:15
답댓글

추천^^

큰아인 벌써 꿈이 두번 바뀌었지요.

둘짼 형아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꾸고...

무한의 꿈을 꿀수 있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나도 열심히 꿈을 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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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울
  • |
  • 2009-10-08 23:02
답댓글

그나물에 그밥같은 대화 매일하는곳에서 직업정신 발휘하는거는  무지하게 저한테느 ㄴ힘든일이데 말이지요....

고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배인 경험과  수다 듣는 거는 한정없이  좋아라 합니다... 물리지도 않더라고요...그냥 재미나고...

직업을 잘못골랐나??  허허

참 요즘 세상이 너무우울해요...주변을 보면 ..

가장 평범한 생활을 한다는것이  이젠 더이상  보통사람이 갈수있느길에서 멀어져 버렸어요..

 

저도 어릴때 앤트로포님만큼 꿈이 많았어요...

글세 현실이 불만족스러우면  꿈을 꾸게 되는건지....어려서는  허황된 꿈이라도  내게는  미래의  빛이었거든요

딸애를 보믄  워찌 저리 욕심이 없고  큰 목표가 없을까  가끔은  내가 부모로써  워찌 이끌어야 하나  고민합니다

딸이 꿈을 꾸지 않는 이유는 현실이  너무나 만족스럽기 때문이지요..  객관적으로  최고의 상황이라서가 아니고

그저 아이가 행복해할따름입니다  너무나 낙천적이지요.. 남이 뭐라한들  아무 신경도 안쓰고요..

지금이 가장 좋아서 크기 싫다는 아이거던요

또 소소한 작은것에도 행복해하고 만족해버리는 성격탓도 있겠고  그러다고 일부러 아이를 불구덩이에 밀어넣을수도 없는노릇이고..

무엇이  아이에게 강력한 동기를 발휘하게 할까  애를보면 궁금증이 들어요...

 

아이의 성정을 보면서  예감하는중입니다

너무 이르다 할지 모르겠지만  사람맘은 한10년은 서서히 준비해야  하는거 같아요..

강력한 목표를 가지고 원하는것을 이뤄나가는 딸도  저는 지지할것이고

그저  작은것에  행복해하고  자잘하게 웃으면서  새끼키우고  남표니랑 알콩달콩 사는 삶도  본인을 위해서는

천상이 되겠구나  하는것도 인정할랍니다..

 

저보다  울집은 딸이 더 어른스럽고 활동적이고 더 현실적이고  더  사회성 좋고  서민적이고 자연친화적이라요..

이라믄 뭐가 되는겨?  이거는 완죠니  개미인데....

 

역쉬 말이지요  요거는 그냥  하는말인데  사회성이 너무 좋고 성격이 너무 밝으면요  내부의  응축된힘을 키울만한  강력한  불균형의  동기가 없는셈입니다....

때로  가장  자신을 이기고 성공한 사람은요...완벽한 균형보다는  치명적인 부족함을 가진사람들이 아닌가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끝내 이겨내는 과정이  바깥세계의 성공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듯해요..

 

아이가 학교적응을 못해요  왕따를당해요   성격이 모났어요  공격적이에요..맨날 사고만 쳐요... 사람들이 모두다 싫어해요 재는 왜저래...집안이 평탄치 못해요  하는  아이들중에  ...이미 강력한 동기를 가진셈이니   미래의  리더들이 숨어있는지도 몰라요....

 

혹시 어려운 가정이 있다면  내아이가  지금 다른애와 틀리다면  더 크게 될 환경을 갗추 었다고 생각하시고

그저 그자리에서 열심히만 사시면 됩니다...

다른 부모가 해주는만큼 못해줌을 자책할필요도 없어요  어차피  극복의  인생은  자기가 열어가는거니까..

 

히히 그리고 이것도 좀 옆길로 새는말인데  인생의 성공은  40부터 시작이  아닐까요??  ㅎㅎ

 

에고고  밤이라  또 멍때리는 그분이 오신대다가  약도 먹었고  또 오바하나봅니다...

에고 오바하믄 아침에 보믄 꼭 지울글이던디.....암튼 이만 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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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09-10-09 08:50
지워도 소용 없음. 이미 내 머리 속에 인쇄했음. ㅋㅋ
약 잘 먹고 건강 잘 챙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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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09-10-09 13:32
인생은 40부터라는 오바(?) 아주 기분좋으니 지우지 마세요.^^

자식은 뭔 꿈을 꾸건, 어떤 삶을 살건, 사실 나와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걸 인정할 줄 알아야 겠지요. 부모가 못다한 걸 대리만족해줄 상대도 아니고, 우리가 바라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아이가 그냥 이렇게, 지금이 행복하니 지금만큼만이라는 게 딱히 걱정할 일은 아니지 않아요? 주울님 말씀처럼 작은 거에 행복해하며 알콩달콩하는 삶도 그게 아이의 꿈이라면 지지해주어야죠...
다만,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보여주고 가이드하는 역할은 세상에 내어놓은 책임 상 해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평소에 늘 해요 ^^ 아이가 보는 세상은, 나름의 시각이 있겠지만, 자기 환경에 맞추어 굴곡되어 있을 수도 있어요. 수많은 fairy tale의 happily ever after 가 그 실상을 보면 주인공에게 딱히 해피하기만 한 건 아닐 수도 있잖아요.

현실이 불만족스러워서 꿈을 꾸든, 현실 만족과 관계없이 포부를 키워가든간에(제 생각엔, 현실에 불만이 많은 친구들보단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을 가지는 아이들이 더 쉽게 꿈을 만들고 키워나간다고 생각해요. 어른은 그런 배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거구요.불만족에서 생겨난 꿈도 또다른 동력을 가지고 있겠지만요),
어린아이들이 내가 뭘 좋아하고, 평생 무엇을 하고 싶고, 그것이 내가 꿈꾸는 [사람으로서 기분좋은 인생]의 의미에 맞는 건가 하는 건 조금씩 짚어갈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왜 공부해야 하는지, 왜 뭔가에 노력해야 하는지, 왜 남좋은 착한 일을 해야하는지 저같은 경우는 잘 이해되지 않았거든요.
주울님 댁 제니나 울 클레어나 아직 초3 이라 세상속에서의 역할에 대해 아직 감도 안오고 버거울 수 있겠죠. 근데 아마도 제 맘속에 그리는 어떤 상은 분명히 생겨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전 그걸 파악하고 발전시켜주는 것이 부모역할 중 젤로 어렵고 그렇지만 꼭 해야하는 거라 생각해서요... 이렇게 뜬금없는 꿈타령했네요.

아고, 머리아파. 잠못자서 그런 줄 알았더니,
가을마다 오는 인후염에 감기증세가 있는 건가봐요. 나도 왜이러고 사는지... 남편이란 작자가 격려는 커녕 자기같으면, 여자고(이걸 콱!) 너 정도 생겼으면 (??? ㅋㅋㅋ이래서 콩깍지란 말 있는 거죠) 그렇게 죽자고 살지않고 편하게 살겠다합니다. 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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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원맘
  • |
  • 2009-10-14 23:42
미래의 리더가 될지도 모를 공격적이고 맨날 사고만 치는.....아들을 둔 엄마로 주울님 말씀에 백번 동의하는데도 마음이 그렇게 쉽지는 않네요. '그렇지 뭐.' '모두 잘하면 그게 아이야?' '말썽을 많이 피우는 건 그만큼 마음이 천진하고 다른 걱정이 없다는 거야.' '빨리 철드는 건 그만큼 마음의 상처가 많다는 말이야.' 등등의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아들의 '사내아이 다움'을 받아 들이려 하는데 참 쉽지가 않네요. 나도 쉽지 않지만 천천히 가면서 받아들이려 하는데 학교선생님들은 느리게, 서툴게 가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협조적이지 않은 고로 저도 마음이 많이 어렵네요.
지금 좀 부족해도 꿈을 가진 아이로, 꿈을 나누고 실천하고 북돋우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데 나의 현실은 아이의 꿈을 산산히 부수어 버리는 엄마인건 아닌지 의문입니다. 난 아직도 꿈을 꾸는데 왜 내아이에게 있는 꿈의 씨앗은 자라게 해주지 못하는지.......
요즘 머리가 복잡복잡, 마음이 시끌시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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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채맘
  • |
  • 2009-10-08 22:03
답댓글

저도 꿈이 있는데.. 과거로 말고 현재시제로요...

꿈꿀 줄 아는 인간으로 아이를 키우는것도 좋지만 제가 꿈꾸며 살고 싶네요.

트리하우스를 갖는거`~~~요게 제꿈이에요.

배깔고 누워서 편히 책 읽을 수 있고, 우리아이들과 깔깔거리며 놀수 있는 트리하우스~~

그곳에서 많은 꿈을 꾸는 아이들 옆에서 zzzzzz꿈꾸고 싶당 ㅎㅎㅎㅎ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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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09-10-09 14:01
저도 그 비슷한 거 있어요.
담에 만들면 서로 초대하면 어떨까요 ㅎㅎㅎ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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