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나이에 어울리는 값이 있을까?? 일찍이 공자님은 열다섯 살부터 일흔 살까지 나이에 어울리는 삶의 자세를 제시해 주었다. 내 나이 서른에 난 깊은 자괴감에 빠졌던적이 있었다. 나이 서른이 되도록 해놓은게 뭐가 있을까??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 정답없는 물음으로 괴로운나날을 보낸 기억을 갖고 살겠지만, 그때의 난 정말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던 모양이다. 그때가 결혼하고서 바로 큰아이를 가졌던때였고 임신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 두었으니 내가 한 일이라곤 죄없는 전화통 붙들고 친구들과 끝도없는 수다를 떠는게 전부였으니... '군중속의 고독' 이니 '풍요속의 빈곤' 이니 하는 단어들은 나를위해 존재하는것만 같았때였나 보다. 그리고 그때 자위하는 마음으로 부모님 도움없이 늦은 나이에 대학을 졸업했고,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즉 결혼이란걸 해 냄으로써 제 2의 인생의 출발점에 서있는것 만으로도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그래도 그때가 마음적으로 '가장 편안한 때' 였고, 남편에게도 '최고의 대우를 받았던 때' 그러니까 한마디로 분에 넘치게 과분한 감정의 사치를 느끼고 살았던 때가 아니였나 생각 되어진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내 나이 앞에 주눅이 들고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왜 작아지는가' 의 그대의 주인공은 늘 스포츠 선수들이다. 이번 월드컵 뿐만아니라 올림픽, 그리고 골프등... 이십대에서 삼십대의 나이에 국위를 선양하고 나라의 이름을 알리는데 앞장섰던 젊은이들 대부분은 일명 스포츠 스타들 이었기 때문은 아닐런지. 나이값 이야기 하다가 왠 과거사?? 암튼...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공자님과 다른 맥락에서의 나이값을 생각해 봤다. 남녀노소, 상하좌우없는 평등한 위치에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이렇게 우리가 한데 뭉쳐봤던 기억이 또 있었을까?? 젊잖으신 높은사람들 마음속에서 마저도 축구공 움직임 하나에 울고웃는 남녀노소의 무리들을 보면서 '나이먹은 사람이 정말 주책이네' 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거라는 믿음이 강하게 드는건 왜일까?? 무슨일에서든 튀는 아줌마들 뒤에서 수근거리던 비아냥들... '저 아줌마 집에가서 밥이나 하지' 아줌마=집에서 밥하는 사람 정도로만 치부해 주었던 대 다수의 남자들이 아줌마집단의 커다란 응원열기를 마음으로 인정해 주는 흐뭇한 모습도 보았다. 정말 행복했던 유월... 4년전 월드컵때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때 이임생 선수가 보여 주었던 붕대투혼이 오랫동안 각인되어 우리 마음속에 아픈 상처를 치유해 주었듯이 개인적으로 긴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것 같았던 경기는 대 이탈리아전이다. 스포츠를 통한 감동의 끝을 보게해준 그 경기... 경기라기 보다는 사투에 가까웠던 이탈리아전에서 패널티킥을 실축한 안정환 선수는 경기내내 '죽고싶은 마음억누르고 가슴으로 울면서 뛰었다' 고 했다. 그리고 미국전에서 이을용 선수가 그랬듯이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로 승리를 한 그 경기후에 히딩크 감독의 품에서 눈물을 보이던 그 젊은 남자는 무슨생각을 했을까... 두고두고 생각해봤다. 어쩌면 이방인의 감독은 남은생이 더 많은 두 젊은이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 까지 '결자해지' 의 메세지를 던져주고 싶었던건 아닐까... 하는 나름데로의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잊혀지지않는 또하나 가슴뛰게했던 장면... 대 스페인전에서 마지막 승부차기 키커였던 홍명보 선수의 환한 얼굴... 10년이 넘도록 그를 봐왔지만, 그때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8년전 미국 월드컵때 멋진 중거리 골을 넣고 한손을 높이 치켜올릴때도 그렇게 환한 웃음은 아니었다. 오늘아침 월드컵 MVP 3위에게 주어지는 '브론즈볼'을 수상한후 그의 인터뷰를 보면서야 그 웃음의 의미를 깨달았다. "이제 더이상 내인생의 목표는 없을 것이다" 한 남자로서의 목표는 남아 있겠지만 축구선수로서의 최대한의 목표는 이루었다는 뜻일 것이다. 유난히 많았던 이변의 중심에 우뚝 서 버린 "대한민국" 24위의 일본을 제치고 새로 결정한 FIFA랭킹에 당당히 22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최고의 자리에 등극했다. 중국이 지금은 등뒤에서 우리를 씹어대지만, 현재 3.5장인 아시아대륙의 시드 배정이 우리의 요구대로 5장으로 늘어난다면 결국 그들이 최대의 수혜자가 될것임은 이번 경기에서 한골도 넣지못하고 '집으로' 향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본 사람들이라면 삼척동자까지도 다 알수 있는 일이거늘 정말 한심하다. 배가 아프면 병원에 갈것이지 드러내 놓고 속내를 보이는건 무슨 속셈인지... 무식이 용감이라더니 상종못할 이웃이다. 에고... 좋은이야기 하면서 괜히 열받았다. 이번 월드컵이전에 여자들이 가장 듣기 싫었던 얘기가 남자들의 군대이야기 축구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였던것이 요즘에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잘생긴 남자 이야기 축구이야기 잘생긴 남자가 축가한 얘기라고 한다. 웃고 넘길 얘기가 아니지 싶다. 이번 월드컵으로 여러개의 경기장과 응원열기등 축구 인프라가 구축 된건 사실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 아닐까... 어제밤 광화문 축제에서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했던말... "K리그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였다. 그들도 막연히 두려운 것이다. 실력있는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고 일명 스타급 선수가 없는 국내 리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운동장의 스탠드를 메워줄 것인가를 말이다. 우리부터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잘생긴 남자의 축구 이야기' 하는 정도의 일회성 으로 끝낼것이 아니라 아이들 손을 잡고 이웃과 함께 운동장으로 향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는지 말이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목표중에 '아이들과 함께 야구장가기" 와 월드컵때 "다른나라 경기 직접 관람하기" 였다. 1월에 현대자동차와 삼성증권의 배구 경기를 아이들과 함께 관람했다 그리고 5월에 인천올라간 김에 문학구장에서 이틀간 야구 관람을 했다. 하루는 남편과 단둘이였고, 다음날은 아이들과 친정식구들과 모두함께였다. 월드컵 경기 직접 보는건 이루지 못했지만, 7일부터 있을 K리그는 몇 경기가 될지 모르지만 꼭 직접 가서 볼 생각이다. TV에서 "대~~한민국" 소리만 나면 베란다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던 아들녀석은 TV앞으로 곧장 달려와서 두손을 높이 쳐들고 어설프지만 정확하게 엇박자를 쳐댄다. 너무 사랑스럽다. 조금전 야구경기를 봤는데 관중석에서 "이승엽 홈런" 대신에 "대~~한민국" 이 흘러나와 깜짝 놀랐다. 내가 축구 경기를 보고 있는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남편이 자꾸 거실로 나와서 같이 TV보자고 하는통에 급한 마음으로 올리는 글이다 보니 횡설수설 지맘대로 글이 되긴 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꿈같았던 한달동안을 '찍고 돌아야' 겠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올린 글이니 행여 "또 축구 이야기야.." 하는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하고 아닌분들께는 그저 감사하고 싶네요. 결론은요.. 공자님이 제시하신 나이에 어울리는 삶의 제시들에 너무 연연해 하진 말자. 한달동안 보여 주었던 축구에 대한 열기의 연장선으로 K리그 한경기 만이라도 직접가서 관람하자. 입니다. 7일부터 랍니다. 준비 되셨나요?? 이제서야 일상으로 복귀한 지후니맘. 7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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