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딸.아들아들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키우며 엄마에게는 딸이 좋지만,아이들 끼리는 좋을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무슨 뜻인지 올 여름에 비로소 깨닫습니다.
대학 2학년생인 큰 아들과 중3 작은 아들을 보면서요...
5년 터울이지만 요즘 형제는 하루종일 붙어 삽니다.
잠드는 시간이 되면 거실에서 둘이 어찌나 떠들어 대던지 시끄럽다고 소리를 질렀죠.
중딩과 대딩 공감대 형성이 어려울 것 같지만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여친 사진도 동생에게만 살짝 공개했다가 결국 제게도 보여주었죠.ㅎㅎ...
어려서 두아이는 DVD로 영화를 즐겨 보았는데 큰애 초6 작은애 초1 무렵
둘이 함께 샤워를 하면서 영어로 블라블라~ 깜짝 놀랐죠.
여름내내 둘이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을것 같았던 형의 영어실력을 동생이 따라잡던(?) 순간이었습니다.
아니...아직 성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형은 동생이 동생은 형이 더 잘 보았다고 입씨름.
아니...우리 너무 떠들고 공부를 안했기에 둘이 합쳐서 990점일꺼라고..ㅋㅋ
어제 텝스 정기시험을 보고 나오며 형은 동생에게 계속 정답을 물어 보았다고 하더군요.ㅋㅋㅋ...
집에 와서도 200문제의 정답을 한도 없이 맞추어 보더군요.어제 정기시험의 리스닝 파트 1은 거의 랩수준..ㅋ
서로 답을 맞추며 둘이 영어로 블라블라...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형제의 영어대화였습니다.
방학동안 둘은 '타블로'학력위조에 무슨 관심이 그렇게 많은지...
'타블로'에게 너무 심한 욕을 하기에 제가 잔소리를 했더니
타블로 이야기를 할 때만 ㅎㅎ ...영어로 블라블라...저도 웃음이 나오더군요.
애들 경시대회나 공인시험 볼 때 데려다 주고 시험이 끝날 때 까지 기다려 주던 시절이
있었던가요? 예전 CBT 볼 때는 3시간 넘게도 기다려주었는데..
물론 텝스도 입실시간까지 합하면 3시간 걸리는 시험이지만요.
어제는 오후시험이어서 택시타고 가라고 했는데,아빠가 데리러 오셨더군요.
물론 6시 시험이 끝나고는 둘이 저녁먹고 도서관가서 공부하고 밤에 PC방에 들러
피파게임 몇판 하시고 밤늦게 돌아오셨죠.
오늘도 형제는 손을 잡고 도서관에 공부하러 갔습니다.
집에서 공부하면 둘이 어찌나 수다를 떠는지 아침먹고 자진해서 도서관으로 가더군요.
애들 어릴 때는 터울이 커서 서로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공부욕심이 많던 형은 동생과 놀아주지도 않았고 함께 공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애들이 많이 성장한 후 둘은 부모보다 더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된 것 같습니다.
치열한 대학생활을 보내는 큰애가 동생과 함께 하는 이 여름방학이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시원 섭섭합니다.
그래도 섭섭보다 시원함에 좋습니다.
만약 혼자였다면 제가 아이의 영원한 친구가 될 수 있을지...
예전 친정 엄마가 아이들에게 형제 자매는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의미를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저도 힘들고 고달플 때
여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합니다.
남편,부모,자식,친구와 나눌 수 없는 이야기
물론 남동생도 있지만 여동생과 모두 나눕니다.
자랄 때는 너무 많이 싸워서 원수지간 이었지만 지금의 동생은 인생의 안식처라는 생각이 듭니다.
큰애는 피아노를 했고 작은 애는 바이올린을 했습니다.
어려서는 함께 연주를 하곤 했지요.
올 여름 동생의 공부가 바빠서 풀어놓은 바이올린 줄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둘이 함께 화음을 맞추어 보는 날이 오겠지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시키면서 언제까지나 아름다운 소리를 맞추는 형제가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과연 언젠가 엄마의 꿈이 이루어질까? 궁금했는데...
두아이들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와 웃음소리를 들으며 정말 행복이란 이런 것이구나!
생각해 봅니다.
개학하면 싸늘한 냉기가 도는 적막한 오후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그리워지겠죠.
큰애가 어려서 너무 병약해 키우기 힘들어 하나만 키우려고 했습니다.
날마다 병원가는 일이 일상생활이었으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우울증이 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5년 터울이지만 한 아이 더 키우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어려서는 키우기 힘들었지만 키우고 나니 정말 둘이 알아서 커나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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