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이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보니 몸에 탈이 난 듯 합니다. 얼마만에 내보는 월차인지 모르겠습니다. 모처럼 늦잠(?)을 자고 일어나 그동안 숙제처럼 미뤄두었던 광화문 교보문고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광화문 교보가 리모델링을 하고 다시 오픈을 하기 직전, 저에게 초대장이 하나 날라왔었습니다. Invitaion Card를 가지고 오면 사은품을 준다고 했는데, 시각이 8시까지라서 업무때문에 가보지 못했거든요. 새로 개장한 광화문 교보는 예전과 바뀐점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첫째는 아이들의 학습코너가 유아와 초등이 입구 오른편에, 중등과 고등은 왼편에 있었는데, 지금은 오른쪽에 모두 모아놨습니다. 유아들을 위한 놀이터같은 쉼터도 마련해 놓았더군요.
또 다른 점은 예전에는 심리학이나 교양, 종교등의 인문 서적들이 책꽃이가 벽면을 이루면서 방의 형태로 되어 있어서 책을 찾기도 어렵고, 조금 답답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오픈형으로 바뀌어서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을 주더군요. 맞은편으로는 여전히 이과 서적들과 토플, 텝스등의 외국어 서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구요, 외국어 전문 서적 코너가 있던 곳에 식당과 CD/DVD코너가 들어섰고, 특히 DVD코너안에는 룸인룸처럼 클래식을 전문으로 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책들을 뒤젹여 보았습니다만, 저의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수학코너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굉장한 책을 한 권 발견했고, 그 책을 보면서 첫째의 수학 공부에 아쉬움을 달랠길이 없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수학의 정석을 대신할 개념서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저를 이토록 반하게 만든 책은 고등학교 수학 개념서인 Summa Cum Laude라는 책이었습니다. 한글로 숨마쿰라우데라고 써있는데 우등졸업생이라는 뜻이랍니다. 사실 숨마쿰라우데는 고등수학 참고서들중에서도 최고 난이도로 분류되는 책입니다. 저도 구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구판에서는 문제의 난이도가 상당하여 어떤 부분은 대학 이상의 과정까지도 소개를 하고 있을정도로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개정판에서는 난이도가 많이 낮아졌으며, 특유의 개념 설명이 돋보이고, 컬러풀한 인쇄와 세련된 종이질이 더 진화된 것 같았습니다.
보통 고등수학은 기본서, 개념서, 드릴서, 수능 기출 이렇게 4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참고서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4개의 영역에서 숨마쿰라우데는 개념서에 속하는데, 구판에서는 문제수가 적고 고등과정을 넘는 것이 지나치게 많아서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판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룰 것만 딱 다루고 있고, 문제수도 난이도가 낮아진 대신에 10가의 경우 1,465문제를 소개하고 있을정도로 문제수가 많아졌습니다. 또한, 개념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대학 과정이라도 과감하게 실어놓았더군요. 특히 Math for ESSAY라는 코너에서는 수학의 깊은 개념을 알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문제들이 복잡한 계산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사고력 개발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 구조로 되어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력 정석은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언제 고등학교 수학 참고서들도 정리를 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 정석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혹평을 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기본 정석을 대체할만한 마땅한 개념서가 없어서 저희 첫째도 기본 정석은 참고로만 하면서 실력 정석을 진행하였는데요, 숨마쿰라우데 개정판을 보고서 아쉬움을 달랠길이 없었습니다.
초판 인쇄가 언제인지 보았더니 작년으로 되어있더군요. 작년이면 첫째가 한창 고1 선행을 진행할때인데, 그때 이 책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더군요. 그전까지는 특작과 같은 드릴서보다도, 실력정석보다도 어려운 책이었어서 최상위권만 들여다보는 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었습니다. 또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수학책들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뚫기위해 정석의 영역을 피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는데, 이번 개정판은 정석의 영역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것으로 전 판단했습니다.
숨마 개정판의 난이도는 이전 7차 교육과정때보다 현저히 낮아졌지만, 정석을 대신할만한 개념서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문제 스타일도 수학의 정석이 계산력의 비중이 사고력의 비중보다 많았어서 수능 대비로는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에 반해서 숨마쿰라우데는 문제의 질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수학의 정석이 5분을 문제를 푼다면 계산력에 2~3분이 소요되는 형태라고 한다면, 숨마는 4분정도의 사고력과 1분 정도의 계산력을 소요하는 형태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저희 둘째부터는 수학의 정석을 개념서로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풍산자나 개념원리같은 기본서를 본 후에 숨마쿰라우데로 바로 들어갈 생각입니다. 실력 정석은 연습 문제들만 풀릴 생각이구요. 사실 고등과정부터는 수학자 시리즈도 큰 도움은 못됩니다. 개념원리(보통은 개념서로 분류를 합니다만, 전 기본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본서에 실려있는 내용도 다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숨마쿰라우데는 이런 부족한 부분들의 개념설명을 아주 충실히 해놓았고, 심화 과정까지도 과감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단점은 아직도 답안지에 문제점이 많다는 점입니다. 어떤 문제는 아예 다른 문제를 풀이해놓고 있어서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만, 이런 단점이 구판보다 많이 좋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또 한가지 단점은 사고력이 주를 이루는 책이라서 초등때부터 사고력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거나, 중등 과정에서 에이급 수학까지 다루지 않은 아이라면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울 겁니다. 반대로 해석하자면 사고력 훈련이 잘 되어있고, 에이급까지 풀어낸 아이라면 풍산자같은 쉬운 문제집으로 간단히 워밍업을 하고 바로 숨마로 들어가도 큰 무리는 없을 듯 싶습니다.
교보 이야기하다가 숨마 이야기를 한참 떠들어 댔는데요,( 저는 이 출판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다시 교보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개장한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검색대의 컴퓨터가 완비가 안되어 있습니다. 또한 검색대의 높이가 낮아서 남자들에게는 많이 불편할 것 같고, 터치 스크린으로 바뀌었는데 입력을 하려면 가볍게 터치하면서 잘 다루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더군요. 언제 교보에 가실일이 있다면, 검색대에서 스크린을 누를때에는 살살 누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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