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라고 해야하나..이래저래 작은 사건 사고들로 한동안 우리집에서 영어 동화 소리가 좀 뜸했어요.매달 일정하게 구입하던 동화책도 저번달엔 건너 뛰었고 그래서 더 뜸해진 것도 같아요.아줌마 근성에 일단 돈 주고 산 것은 본전 생각에 한번이라도 더 읽어준다는 게 불변의 진리더군요. 아이랑 영어 동화로 시작한 엄마표 영어가 이제 3년이 되어 갑니다.여기 저기서 슬슬 아웃풋이 나온다 그러고 읽기가 진행된다 그러고 챕터북으로 넘어가네, 과학 수학 쪽으로 슬슬 영역을 넓혀가네,,,,울 아들(6살)은 알파벳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표적인 음가는 대충 아는 것 같아서 저도 싸이트 워드 부터 슬슬 디밀며 우리말 책도 읽기를 종용하며 이래저래 학습적인 분위기로 몰고 가봤는데... 에궁.. 결론은 엄마 욕심이네요.아직 우리 아들은 글을 (한글이든 영어든) 읽고 싶지 않은가봐요. 아님 제가 접근 방식이 틀렸던지... 다시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읽어주기로 돌아가려 합니다.모든 아이가 엄마가 의도하는대로 스스로 독서를 즐기는 아이가 될 수는 없는 거겠죠.차분히 앉아서 책 읽는 즐거움에 빠지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한시도 쉼없이 부산히 나대는 울 아들넘 같은 아이들도 있으니 그나마 읽어주는 거라도 들어주는 것을 고맙게 여기기로 마음 바꿨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이만큼의 기대치를 설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재보고 실망하는 제 모습이 한달 이상의 방황끝에 이제서야 제눈에 보이네요. 난 여렸을때 똘똘했는데 아무래도 우리 아들은 자기 닮았나봐. 별로 영리한 것 같지 않어. 며칠전 신랑에게 내뱉은 참 못난 대사입니다.지금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리네요.6살짜리 아들 녀석이 글을 읽지 못한다고 해서 그깟 알파벳 a랑 d랑 구분 못한다 해서 숨어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에미가 먼저 원천봉쇄하는 그런 무식한 발언을 하고 있으니... 미안타! 아들아!!엄마가 이제야 제정신이 좀 든다.네가 태어나서 딱 74일째 되던날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증세로 큰병원으로 큰병원으로 옮기고 옮기면서 엄마가 가슴속에 빌고 빌었던 그 간절했던 기도를 어느새 잊고 있었어.신께서 들어주셨던 그 기도를 엄마가 어떻게 잊어버렸을까. 참 한심한 엄마다. 그치?제 기도를 들어주신 어딘가에 계신 그분께도 넘 죄송합니다. 아들이 튼튼놀이 시간에 커다란 공굴리기 놀이를 했었나봐요. 집에 들어 오자마자"엄마, 우리 오늘 큰공굴리기 시합했어요. 우리는 빨간공 팀이고 처음엔 우리가 막 이겼는데 나중엔 노란공 팀이 이겼어. 근데 엄마. 이기는게 중요한건 아니죠? 우리팀도 재밌게 했으니깐 우리도 좋은거죠?"땀으로 흠쩍 젖은 아이가 엄마에게 다시한번 깨달음의 메세지를 주는군요. 돌아가자 초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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