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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학교 한달 체험보고

  • 빨강머리앤
  • |
  • 2010-02-11
26

제목은 거창하지만 하나도 거창하지 않는 내용입니다.

지금 5주하고 3일째 학교를 다니고 있구요 다음주까지만 다녀면 이곳을 떠납니다.

두 달동안 뭐 크게 변화 있겠어.. 안 간다고 떼만 안쓰면 감사하지.. 라고 처음엔 생각했지요.

기대이상으로 아이들은 안 간다는 말은 커녕 너무 너무 재미있다고 다음주까지 다니고 이제 친구들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슬퍼진다고 합니다.

별다른 적응기간 없이 바로 친구도 사귀고

기특하게도 한국의 문화도 가르쳐주고 한국의 놀이도 가르쳐주고..

저희 애가 말이 되느냐구요???

오호호호홋!

영어로 말을 할 일이 있었어야지요. 한국에서.

그나마 학교에서 있는 영어 수업시간도 주로 선생님이 하는 말 듣기만 하고 묻는 말만 대답하거나 따라해서 별달리 말 할 일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딸아이 말로는)

의사소통은 꼭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물론 이제 7살 들어선 작은 애는 말은 커녕 잘 알아듣지도 못하지만 언니랑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 용기 백배하여 즐겁게 다니고 있습니다. 한달동안 작은 애는 말이 는 것이 아니라 읽기가 늘었답니다.

일종의 동기부여가 된 것이지요. 그리고 미국 친구들은 책 못 읽는데 자기는 읽는다고 굉장히 뿌듯해 합니다.

(참고로 미국 아이들 읽기 굉장히 느려요. 여기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 큰 애가 읽기로는 제일 잘 읽는다고 선생님도 친구들도 다 놀랐답니다. 그래봤자 쑥쑥아이들에 비해 잘 읽는 편도 아닌데 말이지요. 게다가 학원도 다닌 적 없다고 하니까 선생님이 진짜 놀라더라네요)

 

큰 애가 성과를 본 것은 말하기입니다.

한달쯤 되니 "엄마. 영어로만 말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 그럽니다.

그럼 무조건 미국학교에 집어넣으면 한 달 뒤에 말하는게 너무 재미있어지나??? 생각하시겠지요?

제 나름대로의 분석결과

아이가 적응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던 것과 단 기간에 말하기에 흥미를 보인 것 모두 듣기의 힘이라는 생각입니다. 우선 말은 잘 못해도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특히 숙제나 주의사항 경고 칭찬 등을 거의 알아들을 수 있으니 수업시간에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구요

친구들의 말도 일단은 알아들으니 같이 웃을 수도 있고

놀이 시간에도도 규칙을 알아들으니 제대로 동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유학을 준비중이거나 캠프를 준비중이시라면 듣기를 가장 중점두어 진행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참 여기와서 정말 뿌듯한 것은 영어그림책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다는 거예요. 앞으로 두 주 더 있는동안 다해서 100권은 넘게 읽고 가지 싶어요.

여기 애아빠랑 같이 연수 온 여의사샘이 계시는데 그 분 딸도 우리 애들과 같이 학교 다니고 있거든요. 헌데 그 분 딸은  쥬니비 존스만 빌려다 읽힌다는 거예요.

제가 쥬니비나 다른 챕터북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구해서 읽힐 수도 있지만 여기있는 이 많은 그림책들은 구하기도 힘들고 사기도 비싸니까 그림책을 많이 읽히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그 분 생각은 어짜피 영어공부를 위해서 온 거니까 영어를 위해서는 챕터를 읽혀야 하지 않겠냐는 거였어요.

쩝...

사실 저는 영어 공부를 위해서 온 것은 아니었고 여행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정말 미친듯이 돌아다니고 있구요. 쥬니비 같은 챕터 보다는 아름다운 그림책. 감동적인 그림책. 생각할 시간을 주는 그림책을 보여 줄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 참 좋더라구요. 저희 딸도 그림책들을 많이 보니 너무 좋대요.

 

태어나서 내 나라 밖으로 처음 떠나와 본 저로서는 아주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중에 언제 또 다시 이런 기회를 갖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엄청나게 깨지는 돈 때문에 기회가 온다해도 망설일 거 같다는...) 저는 오히려 마음 편히 돌아갈 거 같습니다.

결국은 영어에 있어서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아주 기본적인 것이구요 진짜 본격적인 것은 다 본인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더라구요.

여기 와 보세요. 챕터를 읽느냐 못 읽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샌드위치 하나 주문하는데 수십단어를 쓰며 주문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 도대체 뭔 말을 하는지.. 커피 하나를 주문해도 뭘 그리 물어대는지.. 그런 거 다 책에 안 나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모국어처럼... 이라는 비현실적인 타이틀을 내리려 합니다.

백날 죽었다 깨어나도 영어는 모국어가 절대 아니며 따라서 모국어처럼 되지 않는다고 아이들에게 스트레스 주지도 받지도 말라고 할 생각입니다.

 

하늘이 이렇게 넓은 줄을 몰랐어요. 여태..

하늘만 보면 가슴이 터질 것 같고 눈물이 나려고 해요.

분명 같은 하늘일텐데 손바닥만하게 가려진 하늘만 보고 살아서 속좁게 살아왔나봐요.

이 하늘을 놓고 돌아갈 걸 생각하니 아쉬움에 나즈막히 한숨이 쉬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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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토리맘
  • |
  • 2011-02-25 14:18
답댓글

완전 멋지십니다.^^대학교때 미국서 지낸 한달동안 보았던 하늘을 또 보게 되었네요.

저도 넓은 하늘을 맘껏 누리며 지내고 싶네요.

좋은 글과 사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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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조알
  • |
  • 2010-02-12 17:23
답댓글

왕 부러워요. 저런 경치 좋은 곳에서 살면 사람 성품마저 바뀔 것 같아요.

자녀분들이 적응을 잘하고 있다니 정말 좋으시겠어요.

아이들의 인성교육에서 그간 성공적이었다는 증명이 아닐까 생각해요.

많이 여행다니고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귀국하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 줄까 기대가 돼요.

듣기가 중요하단 말씀도 적극 동감이에요. 들어야 말을 제대로 하지요.

글구 자기 혼자 막 떠드는 사람보다 잘 들어 주고 적당히 대꾸해 주는 사람을 갸들도 좋아하드라구요.

그림책! 우와, 너무 훌륭하셔요. 그런 선택을 하시는 빨강머리앤님께 박수쳐 드리고 싶어요. 저도 완전 동감..

아빠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도 정말 부럽고

영어보다 가족애를 중시하시는 면이나 여러 현명하신 선택들...

어째요. 빨강머리앤님 글에 완전 반해 부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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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0-02-13 02:58
사람들 성품이 느긋하다는 것은 운전하는 걸 보니 알 수 있겠더라구요. 정말 안전하게 운전하구요. 보행자 절대 우선이고 정지선에서는 보는 사람이 있든 없든 무조건 멈추구요. 하여튼 운전하면서 배운 게 진짜 많아요. 아마 한국에서 이렇게 운전하면 뒤에서 빵빵대고 난리를 치겠지요.ㅎㅎ
댓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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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형맘
  • |
  • 2010-02-12 16:58
답댓글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려요. 준비된 미국행으로 멋진 경험 하고 계신것 같아 보기 너무 좋으세요.

사진이 너무나 예뻐서..

보기만 해도 마치 그 곳에 내가 서 있는 기분이 드네요~~..

이곳은 5일째 비가 내린답니다.

남은 여정 잘 보내시고  그 곳에서도 설 잘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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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0-02-13 02:59
안녕하세요?
ㅎㅎ 여긴 일주일에 4-5일 비 내려요.. 지금이 우기거든요. 그래서 하늘만 제대로 보이면 저리 사진을 찍었던 거랍니다. ㅎㅎ
후형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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