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아 | 고정아 옮김
큰솔 2006.11.16
.우리말 제목보다 영어 제목이 더 적절한것 같습니다.
The minds of boys!
(우리말 제목은 너무 자극적이고 반항적으로 들리네요)
학창시절에 개구쟁이로 지목되어 학교 생활이 힘들었던 남자 가족치료사와
그와 유사한 아들을 키우냐 힘들었던 여자 청소년 상담가가 공동저자로 되어있습니다.
이들은 오늘날 학교교육이 여학생이 감당하기에 더 쉬운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남학생들이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되는 현실을 안타까와하며 이 책을 만들었답니다.
이들은 학교 교육에서 여학생들의 신체적 연약함은 인정하지만
남학생들의 신경적 연약함(?)은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즉, 남학생들은 여학생에 비해 언어 영역에서 발달이 늦고(대개 1~2년 가량)
보다 더 신체적인 움직임이 허용된 가운데서
시지각적 및 공간지각적인 자극이 주어져야 학습이 용이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기르는 엄마라면 남자아이 특유의 '소년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해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때때로 제 아들들이 사냥과 싸움을 주로 하던 원시시대나 인디언 부족에서 태어났다면
좀 더 행복하고 자기답게 살았을거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니면 산골이나 섬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랐다면 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 책에서도 산업화 이후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전까지만해도
남자아이들은 아버지나 동네 남자어른들에게서 도제식으로 여러가지 기술을 익히며
교실에 비해 좀 더 허용된 분위기안에서 남자다움을 배우고 누리며 자라났다고 합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학교 가기 싫어했던 톰소여와 학교 자체를 거부했던 허클베리핀이 생각나더군요.
그 시대엔 그랬지만, 지금 시대는 지금 시대만의 교육방침이 있고 이것을 완전히 무시할수만은 없습니다.
기존 교육에 대한 반감으로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등이 생기고 있지만,
이곳에만 아이들을 맡기기엔 여러가지면에서 위험성이 많구요..
-이 대목은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일단 접어두겠습니다.
아직도 야성이 살아있고 자연의 에너지가 펄펄 넘치는 남자아이들을 잘 길들여서
가정과 사회를 책임질수 있는 건실한 남자어른으로 키우는게 엄마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과연 어디까지 길들이고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남자아이들은 학교 교육에 아예 흥미를 잃고 열등생이란 낙인이 찍혀 학교를 등지게 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남자아이 엄마의 마음은 좀 더 조마조마하고 더 많은 고민과 섬세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이중에서 '남자아이들의 독서지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평균적으로 남자애들은 여자애들에 비해 독서에 그다지 흥미가 없습니다.
또 책을 읽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만 선별적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에 비해
보다 더 자기에게 의미가 있는 것만 학습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좋게 말하면 독립적이며 주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어른들 말을 잘 안듣는거지요.
말을 잘 안듣기 때문에 자주 엄마(선생님)와 다투게 되고 쉽게 미움을 받습니다.
그러다보면 책읽기는 이미 숙제의 반열에 들어가는 의무조항이 되기 때문에
자연히 책과는 멀어지고 보다 쉽게 접할수 있는 게임기나 컴퓨터로 마음이 향하게 됩니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엄마가 보다 지혜롭게 독서 지도를 해야 합니다.
저희 아이들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 첫째(David)
David은 어려서부터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몇시간이고 집중해서 잘 들었습니다.
특히 스토리 전개가 뚜렷한 창작류의 책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옛날 이야기 듣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5세때 영어책 읽기를 시작해줄 무렵부터
아이가 괴물류의 책에 열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주로 괴물류가 나오는 영어 그림책 위주로 영어교육을 진행해왔습니다.
다행히 영어책중에는 괴물이 나오는 그림책과 리더스북이 많아서
그 책들을 골라보며 영어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올수 있었습니다.
이제 초1이 된 데이빗은 도서관에 가기를 즐겨하고
새로운 곳에 가면 우선 책장부터 살펴보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한동안 너무 괴물류의 책만 봐서 조금 염려가 되었지만
이제는 좀 더 다른 영역으로 관심분야가 넓혀졌습니다.
한글을 익힐때도 소리내서 읽기를 매우 싫어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재밌는 책들은 그나마 소리내서 읽곤 했습니다.
하지만 데이빗이 평소 소리내서 읽는 것을 힘들어하기 때문에
책 내용이 아주아주 재밌어야 겨우 소리내서 읽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가 열광할 만한 책을 찾아주는 것이 저의 숙제입니다.
#2. 둘째(Peter)
피터는 그다지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둘째라서 제가 공들여 책을 읽어주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첫째처럼 이야기에 홀딱 빠지는 스타일이 아니고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만 골라서 그것에 대해 하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삼천포로 가는 편입니다. ^^
피터는 애기때부터 버튼과 기계 조작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악기를 좋아하며 음악 감상을 즐겨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에게는 버튼과 악기가 나오는 책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버튼이 잔뜩 달린 비행기 조종석이나 기계들을 보면 탄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더군요.
악기 그림이 잔뜩 나와있는 그림을 보면 계속 그것의 이름과 기능에 대해 물어봅니다.
비록 책의 내용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책에 나온 그림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이 쌓이다보면
아이에게 책이란 재밌는 것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어
향후 진정한 독서가로 가는 발판이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 남자아이들의 독서지도 방향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아이의 관심사에 주목한다.
데이빗은 괴물, 피터는 버튼과 악기.
저는 이런 키워드로 아이들의 책 선택을 했습니다.
남의 집 아이가 잘 본다는 전집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이들은 제가 골라준 책은 비교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에게 의미가 있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나와있는 책을 보도록 하였습니다.
책 편식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다른 책을 읽는 발판이 되리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2. 책 읽다 삼천포로 빠져도 맞장구쳐준다.
데이빗은 책을 읽어주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했기 때문에
300쪽 가량 장편을 읽어줘도 흥미를 잃지 않고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피터는 10쪽 짜리 그림책을 읽어줘도 자기가 좋아하는 페이지만 펼쳐
책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림에 관련된 이야기만 줄곳 떠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책 내용에 관심을 돌리려고 유도했지만
아이가 정말로 관심있는 것은 책 내용이 아니라 그림에 나오는 버튼이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에 맞장구쳐주었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호응해주면 마음이 즐거워져서 그 책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게 되어
다음에도 그 책을 보고싶어하더군요.
3. 아이가 거부하면 그 책을 보라 강요하지 않는다.
데이빗이 5살때부터 거의 매주 도서관에 들려 책을 빌려왔습니다.
처음에는 아이 취향보다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책을 빌렸기 때문에
아예 손도 안대고 반납한 적도 많았고 성공율이 50%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무리하게 전집을 샀다고 실패한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해도 우리 아이가 싫어하면 별루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어짜피 독서도 일종의 즐거움이요 휴식인 셈인데,
거기에 굳이 학습적인 의도를 가미해서 유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얼마전에 데이빗이 "엄마, 요즘엔 책 읽는게 제일 재밌어."하고 말했을때
그동안 독서 교육에 공들인 보람이 느껴져서 참 기뻤습니다.
만약 제가 억지로 추천도서를 읽도록 했다면(고집이 세서 억지로 하지도 않았겠지만요)
아이는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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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궁극적으로 책읽기가 아이들의 취미가 되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영어 교육도 독서의 연장선안에서 하려고 많이 노력해왔구요.
영어가 또다른 학습의 하나가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책읽기중 일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그정도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영어책이라고 해서 거부하지 않고 그림만이라도 잘 봐주는것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여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어린시절과 너무나 다른 남자애들을 이해하는것이 참 어렵습니다.
남자애들은 일상생활에서 말썽을 많이 피우고 생활면에서는 오히려 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엄마가 도와줘야 하는것이 많고 그러다보면 엄마가 속상하고 쉽게 지치게 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남자아이를 데리고 함께 학습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저도 늘 폭풍우를 헤치고 가는 심정으로 아들 둘을 키우고 있어
많은 육아서와 교육학 책들을 지팡이 삼아 어둠속을 헤매고 있답니다.
저도 딸만 둘이었다면 절대로 알 수 없던 소년의 세계를 연구하며
톰소여와 허클베리핀이 남의 집 얘기가 아닌 우리집 이야기인것을 절감하고 있답니다.
이 땅의 톰소여와 허클베리핀 엄마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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