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 해도 지승이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 그림책은 에릭칼의 "papa, please get the moon for me"였습니다. 우리 말로 그림책의 이야기를 말해준 적은 없습니다. 몇번의 비디오를 보았고.. 그리고 책은 수시로 읽어 달라 하더군요. 그래서 사다리 비슷한 것만 보아도 올라가는 흉내를 냅니다. up and up and... 하면서.. 내려 올때는 down and down and... 요즘에는 올라가서 달을 따는 흉내로 내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 "took it" 얼마나 많이 읽어 주었던 지 일부러 책을 외우려 노력한 적은 단 한번도 없음에도 제가 저절로 책이 외워지더군요.. 테이프의 노래도 다 흥얼거리게 되고.. 그런 지승이에게 요즘 좋아하는 영어 그림책이 새로 생겼습니다. 그건... 얼마전 공구로 구입했던 "Treasury of Picture Book Classics" 63차 공동 구매로 구입했던 것이지요. 구입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책이 꽤 크고 무겁습니다. 12권의 그림책을 한권으로 묶어 놓은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 무거운 책을 지승이가 좋아하네요. 그림책을 읽어 줄때면(한글 그림책을 더 많이 보여줍니다.) 꼭 그 끄트머리에서는 그 그림책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처음에 그 그림책이 집으로 배달 되던 날... 지승이가 그림책을 떠들어 보면서 "엄마... 이거 똑같애... 지승이거랑 똑같아요... 그런데 똑같은 거 어디있지요?" 하면서 찾아 드랬습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일부는 단권으로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이었지요. 그 책들과 똑같다라고 하면서 그 책들 가져다 달라고 하는 겁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지승이의 이 책에 대한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책의 표지에는 수록된 12권의 그림책이 어떤 것인지 바로 알 수 있도록 해당 그림책에 대한 그림이 한컷씩 주욱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 그림들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엄마.. 이 책 읽어주세요.."라고 말을 하네요. 12권 중 최근 지승이가 잘 보는 그림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Good Night Moon, Caps for Sale, Crictor, . From Head to Toe, Pete's Pizza , Harold and the Purple Crayon 아마도 제일 좋아하는 것은 Good Night Moon 일겁니다. 그 책을 보고 나면 주변의 사물들을 가르키면서.. "엄마, 저것도 안녕! 해줘!!' 라고 요구를 하네요. 물론 우리말로 이야기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Good Night.."을 잠잘때 인사하는 안녕으로 알고 있더군요. 아마도 지승이 좋아하는 Teddy Bear 노래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Pete's Pizza의 경우 보림출판사의 우리말 번역책을 앞서 읽어주었거든요. 그래서 요즘도 가끔 번역된 것으로도 읽어주는데 그럼 그때마다 지승이가 그럽니다. "아니야.. 엄마 영어로 읽어주세요.."라고 하네요. 그리고, 깔깔대며 보는 책은 당연 "Caps for sale"이죠.. 제가 봐도 참 재미있거든요. 무엇보다 "Caps, Cape for sale"라고 크게 소리 내어서 모자를 파는 장면을 재미있어하구요... 원숭이를 향해 화를 내며 소리 지르는 그 장면을 좋아합니다. 아... 모자가 없어져서 두리번 거리는 장면도.."No, Caps..." 라고 말하면서.. 에릭칼의 From Head To Toe 역시 잘 보는 책 중 하나죠.. 장면을 따라 하면서 "I Can do it"이라고 소리치더군요. 수록된 12권의 책들 중에는 "Leo the Late Bloomer " 와 같은 어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도 있답니다. 다 때가 되면 다 하게 되는 것을 너무도 조급하게 생각하는 우리 엄마 아빠들의 모습을 그린 책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는 너무도 당당하게 잘 해 내는데 말입니다. 제가 너무도 탐이 나서 구입하게 된 이 책... 지승이가 너무도 좋아하니 저도 좋네요... 이 책은 덕분에 책꽂이에 꽂혀져 있을 시간이 없네요... 무거운 책 낑낑 거리면서 들고 다니는 지승이도 귀엽고..(지승이는 이제 32개월이 되었답니다.) 영어 그림책이든 우리말 그림책이든 책을 사랑하는 아이의 모습은 참 보기에 좋습니다. 지승이는 비교적 책을 깨끗하게 보는 편이랍니다. 일부 입체북을 제외하고는 찢어진 페이지는 거의 없지요. 저의 성격이기도 하구요. 책장을 넘길때에도 책장 끄트머리를 잡고 조심스레 넘기거든요. 지승이가 아기였을 때는 책을 장난감으로 놀아도 무관한 그런 책을 주로 구입해 주었구요... 32개월이 된 지금은 책에 대한 예절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희 부모님은 책을 넘어다니거나 밟고 다니거나 하는 것을 절대 용납치 않으셨지요. 우리에게 많은 유익한 것을 가르쳐주는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책을 그렇게 홀대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것이 몸에 배인 탓인지 지금도 책을 넘어다니거나 밟는 다는 것은 왠지 일종의 죄를 짓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답니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책을 함부로 하더군요. 마치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그런 물건인양... 전... 지승이를 그저 책을 잘 보기만 하는 아이가 아닌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네요. 좋아하는 책 오래오래 보려면 아껴야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조심해서 보아야 하구요. 하지만 이런 것을 억지로 가르칠 수는 없겠지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닮아 가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아닐까 싶어요. 또... 이야기의 끄트머리가 다른 길로 빠졌네요. 아무튼 책을 마구 다루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좀 안타깝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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