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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 I Am Sam

  • anthropo
  • |
  • 2010-07-13
11


 

간만에 아이들과 긴(?) 디비디를 봤습니다.

전 조금 어려운 어휘들이 나오더라도 가족영화가 애니메이션들보다 좋더라구요.

쉽게 시간이 나지 않아 뜸하다가, 놀토 앞둔 금욜밤 학기말의 여유를 뚱땅거리자고 저녁 일찍 먹고 간만의 movie night 판을 벌였습니다.  팝콘 대신 포도 한아름 껴안구요.^^


I am Sam.

한 십 년전쯤 눈물 줄줄거리며 본 기억, 주인공이 어린 여자아이라 공감대가 있을 거 같았어요.

작년엔 무서워해서 보다 말았는데, 이번엔 빨려들어갈 듯이 보는구만요. 그래도 초반에 어두운 화면이 있고 설정 자체가 겁나는 거라 (부모와 강제로 헤어져야 하는) 둘째는 꼭 껴안고. 그래도 끝까지 보겠다니...

7세 지능을 가진 샘이 어찌어찌 아이를 얻고 애엄마는 도망가고, 아이를 키우는데,

아비가 아이의 교육/복지를 책임지지 못할 거라는 판단 하에 강제로 아이가 분리, 보호소에 맡겨지고 아이를 찾기 위해 재판을 하는 과정이 묘사됩니다.

숀 팬과 다코타 패닝, 미셸 파이퍼의 신들린 연기 뿐 아니라, 다이앤 위스트, 로라 던 등 연기력있는 조연들이 포진해있어서 어느 한부분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부분도, 눈물나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공부(?)해야 할 부분도 많은 영화라 소개해봅니다.


우리 문화와 달라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요.

우선, 부모가 때려패도, 소녀가장으로 살면서 동네남자들의 추태를 받아내야 해도 ‘지지리도 복도 없지...’ 하고 넘어가는 사회에서 큰 우리나라 아이들의 눈엔, 도대체 멀쩡하게 살던 아빠와 애한테 뭐 저런 난리통이 다 있나 싶지요. 6-7세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 아빠가 사랑만 가지고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있겠냐? 그걸 내버려두는 건 또 다른 아동학대가 아닌가 하는 그 나라의 복지정책이 빚는 에피소드 중 하나입니다.

그걸 풀어가는 과정에서 과연 무에가 정상적인 성장이고 부모의 역할은 뭔가,

인간의 수많은 능력 중에 왜 항상 지능만이 한 인간의 능력을 대변해야 하는가 곱씹게 되지요.


법정 장면 중, 성공한 여의사가 증언하는 부분입니다.

변호사(미셀파이퍼): What kept you going the twelve years you were in medical school?

Dr. D: Caffeine. Sugar. And my mother's confidence in me. (anthropo: 으흥, 으흥, 으흠!)

변호사: I wish I had a mother like that. She must have been smart.

Dr.D: She had great instincts.

변호사: Do you have any idea what her IQ was?

Dr. D: In the lower ranges.  About eighty.

변호사: So your mother, this woman with the IQ of a nine-year old had the wisdom to   recognize that you would be a great doctor. I guess her disability didn't seem to hold you back in life.

Dr.D: No. My mother's condition taught me what they can't teach you; compassion

and patience.(!!!!!)


아빠 샘은 자기가 소화할 수 있는 한 권의 책, Dr. Seuss 의 Green Eggs and Ham 의 한 구절에 나오는 쉬운 이름 샘입니다. 딸 Lucy는 비틀즈의 노랫가사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의 그 루시. 그렇게 보니 참 아름다운 이름이네요. 다이아먼드를 머금은 것처럼 햇살이 부서지는 놀이터에서 아빠랑 아이랑 주고받는 대화도 인상적입니다. 똘똘한 루시는 질문이 많지요. 해가 갈수록 어려운 질문들을 하지만, 아빠는 단 한번도 ‘원래 그런거야,’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냐’, ‘너 어떻게 나한테 그따위 소릴 할 수 있어?’ 이런 말은 안하네요. 샘의 기상천외한 대답에 울 아이들 칼칼칼 넘어갑니다 ^^

예를 들어 루시는, “Why does the moon follow me home?”, “Why is the sun orange?” 이런 고약한 질문들을 해댑니다. 예를 들어 아빠는 이렇게 대답하네요;

- Q: Daddy, where does the sky end?

  A: Let me see, let me see.  I've never been there but they say it's somewhere near China.


- Q: Are lady bugs only girls or are there boys, too. And if there are, what are they called?

  A: The Beatles.


-Q: Daddy, did God mean for you to be like this or was it an accident?

 A: Do you mean - what do you mean?

 Lucy: I mean you're different. You're not like the other daddies.

 Sam: I'm not am I.  I'm sorry.

 Lucy: Don't be sorry. I'm lucky. Nobody else's daddy ever comes to the park.


아, 어려운 말들이 나옵니다만, 미국 어른 샘도 모르는데, 울 애들이 알 까닭이 있겠습니까.

예를 들어 정신과의사랑 상담하는 부분에서 The confidentiality is waived.랍니다. 법정에선 끄떡하면 “overruled !” 간단히 설명은 해주었지만,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훑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아 글고 R등급(?)의 장면이 하나 있어요- 카페에서 매춘부인줄 모르고 따라가려다가 샘이 곤욕을 당하는 장면이 있거든요.(딱 고기까지^^) 둘째가 저 여잔 왜 저렇게 찌찌를 내밀고 있어? 하고 입을 삐죽이며 그 상황을 이해 못합니다. 몸 파는 여성의 존재와 관행, 역사에 대해 간단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둘째는 전체적인 흐름을 잘 이해한 걸로 됐고, 큰 딸은 법정 진술부분에서 칼칼 웃기도 하고,

샘이 말할 때 혼자 조용히 눈물 줄줄 닦기도 하네요. ^^;;


영어를 알아들어도, 갸들은 엄마가 왜 울컥하는지 모를 부분이 있습니다 - 쑥맘님들은 아시리라...

샘이 정신과의사한테 ‘혼란스럽다’ 한 부분에 대해 그게 불리한 증언이 되지 않도록 변호사가 정신과 의사에게 심문하는 부분임다;

Would it be fair to say that as a parent, you've felt confused from time to time, possibly overwhelmed on occasion, even though you're a wonderful mother?....

The point is you've never had those moments, have you Ms. Geller?  Moments that every parent I've ever spoken to has - moments when you've felt the task is so unbelievably challenging that you feel retarded, disabled in some way. Moments when you feel everyone has the key but you.  But you've never had those moments, have you Ms. Geller?


정상적이고, 똘똘하고 멋진 부모인 니네는 그래, 애 잘 키우고 있냐? 샘의 세계를 빌어서 감독이 돌아보라고 외치는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

---> http://www.youtube.com/embed/iwF2pUlL-II&feature=related (부모됨에 대한 샘의 이야기)


영화 중반 쯤 ‘존 제이콥 징걸하이머슈미트...’ 그 노래도 나옵니다. (위씽같은데 실려있지요 ^^)

또 아이들이 좋아했던 책, [Stellaluna]도 나오네요.

헐리우드 배우가 읽어주는 거, 한번 들어보실라우? 요기서----> www.storylineonline.net

에그 정말 똑부러지게 읽어주네요.

오랜만에 이것도 같이 보는데, 큰 애가 fruit bat은 멸종했다고 침튀기며 설명합니다. 과일을 주식으로 하다보니 고기가 달다는 것을 발견한 인간의 요릿상에서 스러져갔다고요. (Horrible science에 나온다합니다)


마지막 구절, 참 인상깊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에서도 루시가 또랑또랑 읽어주네요.

“How can we be so different and feel so much alike? 

And how can we feel so different and be so much alike?"


우리 아이들도 “다른” 친구들을 많이 만나며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반드시 다르지만은 않고, 또 다름이 잘못된 것도 아니라는 걸 이 영화를 통해서

잘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

(사실,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만 좋아하고,

내 곁에 나랑 비슷한 사람 혹은 나보다 나은 사람만 있다면, 인생 참 재미없지 않을까요?

어우, 저 정말 이상한 사람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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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0-07-14 11:13
답댓글

영화 리뷰글이 마치 신문에 나오는 영어회화 안내글 같네요. ^^

여기에서 앤쓰로포님의 영어실력이 또한번 빛을 발하시는군요.

-부럽습니다~~

 

두 따님과의 다정한 영화감상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듯해서

읽는 내내 괜시리 흐믓했습니다.

딸이 있으면 이렇게 공감할수 있어 참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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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0-07-14 13:27
글게요, 영어가 좀 많이 쓰였네요. 저도 번역없이 쓰는게 좀 걸리긴 했는데, 애들한테 책읽어주면서 번역은 자제하자고 이야기하는 게시판에서 엄마들끼린 번역내세우고 하기가 뭣해서 말이죠. 그래도 좀 많다 싶네요 ^^

초반에 어두운 장면이 좀 많고, 지적장애를 가진 샘의 표정이 종종 무섭다고 하기도 하고 해서
우려가 있긴 했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공감하고 좋아하는 장면들이 많네요.
좀 기다렸다가 아드님과 보실 수 있으실 거 같은데요? 아들과는 다른 공감대가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운동광이라(지금은 전혀 해당안됨 ㅜㅜ) 아들 셋 낳아서 농구하고 야구하고 축구하며 살 꿈을 꿨었죠, 겁도 없이 ㅎㅎㅎ 지금은 딸들하고 자전거타고 인라인하고 수영... 하는 걸(아, 가끔 축구도 하는군요)로 만족하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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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봉
  • |
  • 2010-07-13 17:06
답댓글

정말, 어렸을 때 울면서 봤던 영화에요~ 어찌나 슬프던지!

다시 한 번 가물 가물 떠올라요~

이제, 그 때 보다 나이도 들었으니 다시 한번 보고싶네요!

anthropo 님 덕분에, 다시 생각났어요! ^^

좋은 글 너무 감사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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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0-07-14 13:07
아니, 이거 꽤 오래된 영화인디... 봉봉님은 아직 꽃다운 나이실 터인디...
그럼, 정말 어렸을 때 보셨겠네요 ^^ 예쁜 어린이가 눈물 훔치면서 영화보는 장면이 울 딸 모습이랑 겹쳐져서 씩 웃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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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울
  • |
  • 2010-07-13 14:49
답댓글

엔트로포님 방가...

디비디 보고 아이들이랑 나눌게 많은 영화같아요...숀펜 이 어찌 연기를했나도 감상하면서..

말과 실천이 어려운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지요 휴..

왠지 앤트로포님은  아이들한테 결심한것은 꼭 실천하실거같아요..과하지 않지만 엄마가 든든한 믿음일거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영화일기 잘읽었어요  저도  못봤는데  아이랑 한번 기회를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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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0-07-14 13:05
그 영화보면 숀팬 연기력에 다시 혀를 내두르게 됩죠.
다코타 패닝도 얄밉도록 잘하구요...

제가 그런 오해를 좀 받습니다. 심지굳고 일관성있을 것 같다는..
제 입으로 꼭 아니라고 실토를 해야겄습니까? 에휴. 아이들한테 결심한 거 실천 못하는 거 부지기수여요. ㅜㅜ 그래도 엄마라고 믿어주긴 하네요. 이거 오래갔음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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