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딸아이가 학교에서 하는 영어캠프를 마쳤답니다.
마지막날 이라고 뮤지컬을 발표했는데 엉성하지만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캠프가 너무 즐거웠었다며 집에 와서 아쉽다고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맨날 보는 친구들에 맨날 보는 선생님인데 정말 캠프 자체가 좋았나 봅니다.
어제는 간만에 친구네 집을 방문했었지요.
6세 아들이 하나 있는 친구는 올초에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에게 올인하기로 했어요.
한글도 가르치고 싶고 영어도 해야겠고 독후활동도... 그런데 스스로는 절대 하지 않으려한다고 툴툴거리더군요.
들어보니 뭐든 옆에 끼고 앉아서 학습지도 하고 놀이할 때도 엄마가 옆에서 같이 해주어야 하고 대부분의 활동이 엄마와의 공동작업이더라구요.
"자기의 일이라 여기지 않고 엄마와 같이 한다고 여기면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모든 책임을 엄마에게 떠넘기고 엄마 탓을 할 수 있다." 이야기 해주었더니 아차. 하는 표정으로 맞다고 하더군요. 전부 엄마 탓을 한대요.
그래서 아이가 학습지를 하고 있으면 너는 설거지를 하든 책을 보든 딴 일을 해라. 했더니 아이가 잘 하는지 너무너무 궁금해서 어떻게 딴 일을 하냬요.
집으로 오는 길에 갑자기 한석봉 어머니가 생각 났습니다. (왜 생각이 났는지는 저도 잘... 가끔 이렇게 뜬금없이 예고없이 유명하신 분이 다녀가시네요. ㅋㅋ)
왜 한석봉 어머니는 떡을 썰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냥 불 꺼놓고 글씨 써봐라 한 뒤 제대로 못 썼으면 이누므 스끼.. 하면서 등짝을 날리면 안되었던 것일까?
...................만약 그랬다면 한석봉은
"어머니도 한 번 해보세요.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세요? 불끄고 뭔가를 한다는 게 쉬운 줄 아세요? 어머니는 대체 뭐하나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왜 힘든 건 나만 시키고 그러세요?"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불이 켜지고...
가지런히 곱게 썰려 있는 하얀 떡을 보면서 한석봉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들의 성공을 기원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했던 증거를 보면서 어떤 반박을 할 수 있었을까요....
나만 바라보고, 나를 닥달하고, 내 성적표 내 시험지에만 관심을 가지는 엄마에게 아이는 어떤 생각을 가질까요?
반면에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아이에게 올바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몸소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본을 보여준 엄마에게 아이는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요??
쑥쑥의 엄마들...
모두 자신의 떡을 썰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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