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도 없고 소심하고 엄마와 떨어져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여리고 여린 2학년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
올초부터 수학을 가르쳐달라는 엄마의 부탁에도 계속 차일피일 미뤄오다가 여름방학이 끝나고 9월 1일부터 이아이와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미뤄온건.......음..글쎄..저는 아이를 가르칠 때 아이와의 궁합(^^)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아이와 맞아야 하고... 아이 역시 저와 맞아야 수업을 진행하는데..
한동안 아무리 엄마가 부탁을 해도 머리속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여름방학이 끝날때즈음.. 수업진행이 머리속에 떠오르더라구요..
음... 저 무당 아닙니다 ㅋㅋㅋㅋㅋ
처음에 인사하고 가서는 절대 안한다고 울고불고 난리였답니다.
샘이 무서울것 같고... 집도 찾아갈 수 없고...
하여간 그렇게 첫 수업을 하는 날...
처음엔 소리도 안들리고 잔뜩 긴장한 얼굴의 아이가
점점 대답소리도 커지고 웃으면서 첫수업이 끝이 났습니다.
저희 아파트는 학교 운동장에서 아주 긴~ 계단만 올라오면 됩니다.
그런데도 이아이 엄마는 아이가 길치..라며 늘 집까지 데려오시고는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그냥 들어와서 있어도 된다고해도..수업에 방해된다고...ㅡ.ㅡ;;
이렇게 이아이는 절대 엄마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어디도 가지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지금은 자기 혼자 계단 올라와서 초인종 누르고 저희 집으로 수업하러 옵니다.
계단까지 마중 나가겠다고 해도..절대 안된다고.. 혼자올거니까 그냥 샘은 집에 있으라고..
수업 시작하기전 이아이의 학교 단원평가 성적은 30~40점대 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간단한 연산외에는 서술형의 경우엔 문장 자체를 이해하는것 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2주쯤 진행하고나서 아이가 폐렴으로 열흘을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퇴원하고 한번 더 수업한 다음날 단원평가에서 80점을 맞았습니다..
아빠는 회사에서 전화받고는 의자가 뒤로 벌렁 넘어질정도로 놀랬고.. 엄마랑 할머니랑 이모랑 누구누구 다 놀랬다고 시험지를 들고 뛰어와서 신나게 자랑하더라구요. ^^
정말로 2주동안 이아이의 실력이 30점대에서 80점대로 뛰어올랐을까요???
성적은 정말로 80점 이지만 실력도 이렇게 확~~뛰어오른건 아닙니다.
여전히 서술형 문제는 설명하고 다음날 또 풀어보면 또 몰라서 반복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아이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은 하늘을 찌릅니다..
저한테 어려운 고등학교 수학문제를 준비해 놓으라고 하니까요 ^^
자...............지금부터 수학이 싫고 어렵고 한장 푸는데 한시간도 넘게 걸리고도 좍좍~~틀려대던 여리고 느린 여자아이가 수학이 좋아서 깔깔거리며 후다닥 풀고 점수도 올라가게 된 초특급 비법 공개합니다.
저는 이아이에게 완~~~죤 손가락 발가락이 죄다 오그라들다못해 쪼그라들정도로 칭찬을 합니다.
처음 수업하면서 꼭 수학을 잘하게 해주겠다고... 샘만 믿어라 (음..자꾸 사이비교주가 되어가네... 제 종교적 신념을 의심치마세요...ㅎㅎㅎ) 분명 선생님이 너 꼭 수학 잘할 수 있게 해줄거야...
이렇게 확실히 말해주고는.........
한문제 한문제 풀때마다 칭찬을 퍼부어 댑니다.
잘할거야~~가 아니라 이제는 정말 수학을 잘한다~~라고 믿어의심치 않게 칭찬을 왕창왕창 해주고 너무 잘해서 질투하는것처럼 말해줍니다 ^^
그리고 혹 .........아이가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고 맞을 수 있게 유도합니다.
아이는 당연히 자기가 맞았다고 생각을 하죠..
아이가 틀린 문제는 제 머리속에만 넣어두고.. 어떤 유형에서 틀리는지를 기억해두고 다시 반복을 해줍니다.
그리고 서술형이나 어려운 문제들은 별표를 해두고 다음 수업시간에 다시 풀고 또 풀고 또....
그리고 연산이나 쉬운 문제의 경우엔 초시계로 시간을 잽니다.. (이 때... 꼭 정확한 시간을 재기보다는 아이가 조금 쳐진다 싶을땐.. 스톱을 잠시 눌러서 아이가 아주 빨리 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저는 옆에서 맞아라 잘해라~~~이러기 보다는..
틀려라...제발 틀려라.... X 표 하고 싶다...
틀리게 해주세요~~~~~ 기도하는 액션을 취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싫어요~~ 다 맞을거예요... 선생님보다 잘할거예요... 라며 즐겁게 문제를 풀고..
저는 우스꽝스럽게 실망하고 화난표정들을 지으며 동그라미 채점을 하고, 아이는 까르르 웃으며 수업을 합니다.
이제 이아이에게 수학은 어렵고 싫은게 아니라 깔깔 웃으며 할 수 있는 재미있고 자신있는 과목입니다.
집에서도 예전엔 한장 푸는데 한시간 이상 울며불며 하던것도 이제는 서너장 스스로 알아서 빠르게 풀어나갑니다.
앗..그리고 또 한가지 수학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친구들과 잘지내보려고 관심을 갖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려면서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지내려면 어케 해야하는지 수학샘한테 물어보라고...ㅡ.ㅡ;;
이 아이를 가르치면서 막내한테 참 많이 미안해요..
막내는 많이 혼나면서 수학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실력에 비해 자신감도 많이 상실됐고... 기도 많이 죽었었죠..
얼마전부터 제 자신을 많이 다스리며 막내한테도 칭찬을 많이많이 해줍니다.
어려워서 설명을 해도 이해하지 못하고 끙끙대며 틀리고 또 틀리는 문제가 나오면... 쥐어박고 소리지르고 혼내기보다는...........
이건 내가 봐도 어려운 문제다... 이런 문제는 학교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 혹시 나오면 이런건 틀리자~~~라고 말해줍니다.
그리고는 칭찬해주고 웃어주고 안아줍니다.
혹여 제 승질을 못이길것 같을때는..........그냥 덮습니다...
지금 못푸는 문제... 한시간만 후에 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풀기도 하는게 아이들이니까요
혼내면서 옆에 끼고 엄청나게 문제를 풀어대던때보다 그냥 바라보며 칭찬만 해주는 요즘이 수학을 훨씬 더 잘합니다.
내 아이만 못하는것 같고... 뒤쳐지는 것 같고 한심해서 아이를 혼내고 윽박지르게 됩니다.
그렇게 울고불고 문제집을 풀며 하루하루 지쳐가게 되죠..
저도 그런 어리석은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가 이해못하고 못푸는건 다른집 또래 아이들도 똑같이 이해 못하고 못푸는겁니다.
칭찬하고 웃어주고 잘한다~~잘한다.......
이 말 한마디로 정말 아이의 성적이 30점대에서 80점대로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고학년이나 이미 수학 실력이 어느정도 올라간 아이들이 아닌......
저학년이고 수학에 자신없고 느린 아이들에게는 칭찬을 통한 자신감 만큼 확실히 수학을 잘하게 되는것도 없지 싶습니다.
물론 엄청난 내공을 지니신 수학샘들이 정확히 가르쳐주시는게 분명 좋은 방법이겠으나
저는.........수학전공자도 아니고 어려운 수학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샘이 아니라 그냥 내 아이들과 남의 집 아이들을 내자식처럼 가르치는 평범한 아줌마로서....
수학때문에 속썩고 있는 다른 평범한 아줌마들에게 드리는 저의 신기한 경험의 한토막입니다
비법이 아니라 실망하셨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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