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들, 저녁마다 제게 쏟아내는 말들을 들으면 참 재미있습니다.
초4 큰 애 친구 중 어떤 아이는 "영어 학원은 다녀야 된다고 법으로 정해진 거 아니냐?" 며 학원 등등 안하는 거 신기해한다고도 하고, 친한 친구 엄마가 "3학년까지는 집에서 해도 되는데, 4학년부터는 꼭 다녀야 해" 라며 걱정해주신다는 말도 있고, 회장선거 연설문을 논술선생님이 써주셨다고 귀띔해주는 친구도 있구요... 1학년 둘째 친구 중엔 방과후 영어를 두 종류 하고도 또 학원에 간다는 이야기도 하네요. 에고.
잠자리에서 애들이랑 이야기하며, 필요한 부분에 도움을 받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꼭 보내야 한다"고 하시는 말들에 흔들리는 것은 그 아이가 당장 조금 잘하는 단면만을 보시고 그러는 건 아니세요 ^^
필요한 것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거지만, 학원에서 학업을 해결하는 대부분 아이들의 문제는 스스로 해보는 경험을 해보지 못한다는 겁니다. 또 학교에서 주어지는 일상적 지적 자극을 우습게 흘려보내는 게 관성이 되어버리기 쉽다는 겁니다. 부모로선, 애가 뭐가 부족한지, 뭘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이 없는 건지 알 때까지 기다려주기가, 그 사이에 낙엽 줏고, 노닥거리고 책읽고 그러는 걸 기다려주기가 힘들고 불안하고 부모로서 잘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거지요?
아이 교육의 긴 마스터 플랜을 세우고 때론 잔가지들을 눈감아버릴 용기가 필요한거 같습니다. 그깟 초등공부(학업태도나 기초를 말하는 게 아니라 공부의 질과 양을 말하는 것입니당^^) 인생의 몇십분의 일인데, 거기에 진을 빼느라 대한민국 아이들의 대다수가 공부하는 법을 터득할 기회를 빼앗깁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으면서도 공부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미칠 노릇입니다.
질문하는 법, 생각하는 법, 탐구하는 법을 대학에서 일일히 다 가르쳐야 합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분야를 접했을 때 태클하는 법을 몰라 중간에 그만두거나 남들 하는 거 그대로, 혹은 인터넷에서 베껴내기 급급합니다. 공부하는 법만 모르냐면 인생을 내맘대로 시험하고 즐겨볼 여유를 가져보지 못해서, 멋있어지기도 힙듭니다.... 어이쿠 더 흥분하기 전에 댓글 마무리할께요 ^^
딱히 공부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 될 게 아니라해도, 아이들이 혼자 힘으로 뭔가를 해내는 성취를 알게 해주는 것이 인생의 첫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참으로 절실합니다.
당장의 성과가 최종 목표가 아니시라면, 흔들리지 마세요 ^^
맘 다잡으신다는 분한테 마구 잔소리하는 꼴의 댓글이 되어 민망하네요.(그래서 답글로 뺍니다. 댓글로는 적절치 않네요)
큰아이 4학년 쯤 되니 사교육에 휘들리다가 망가지는 아이들이 많이 보여서 격앙되었나 봅니다.
엄마들 사이에 떠도는 그 '정보'들이 과연 내 아이에게 득이 될 지 독이 될지,
아이의 성적보다 그걸 더 고민해야 할 거 같아요.
: 언제나행복님의 글입니다.
> 쑥쑥 가입한건 한~참 됐는데 처음으로 글 올립니다...
> 다니던 학원 정리하고,학습지 그만 두고 영어부터
> 내가 시키자 아니,같이 공부하자 맘먹은 엄마입니다.
> 여름부터 나름 열심이예요.여러분이 올리신 글도 읽고,
> 잠** **** 소문난 영어 공부법 책도 열심히 읽어가며..
> 근데 아들 학교 끝나고 아들 친구 집에 놀러 갔다 갈대가 되어 돌아왔어요ㅠㅠ
> 영어학원은 꼭 보내야 한다는 예상했던 말들..논술도 같이 하자는 둥..
> 그래도 그래도 맘 다시 다잡아 봅니다..
> 나와 아들이 결심 한대로 해보자구..
> 여러분도 매일 저와 같은 고민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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