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영어책 셋트 들여놨는데 애가 안 보는 기분,
좋다는 학원 몇 년 애써 보냈는데 성적 안 오르는 아이 둔 기분,
비싼 유치원 보냈는데 집에서 책 읽는 애보다 영어 못하는 자식 보는 기분,
미국서 살다왔는데 영어 점수 낮은 내 아들 보는 기분.
최근 이런 기분 또 느꼈으니 비싼 화장품 때문입니다.
16만원짜리 선블록 써보셨습니까?
저는 피부과에서 파는 싸구려 로션 하나 바르면 얼굴 단장 끝인 사람입니다.
그러나 최근 타인에 대한 예의로 분칠도 좀 하고 있습니다.
분칠을 종용한 사람은 젊은 직원들로 지금은 퇴사한 일마레와 서정시인입니다.
이 둘이 어느날 제 화장품 파우치를 보고 너무나 초라해 놀라더군요.
그 날로 그 여자들과 백화점에 가 분가루를 샀습니다.
좋다는 상표, 그 상표 가운데서 적당 상품 조언을 받기 위해.
가루가 다 같은 가루가 아녀요.
어떤 건 날리고, 어떤 건 딱딱하고, 어떤 건 솔로 바르고, 어떤 건 스폰지로 칠하고...
아무튼 그 이후로 이들과 백화점 드나들며 좋다는 화장품을 하나 둘 샀지요.
그러다 마침내 용기내어 비싼 선블록을 샀습니다.
선블록 + 비비 크림!! 이것만 바르면 여름에 갑옷 입는 것,
햇빛에 대항해 싸우는 기사의 갑옷.
이런 생각이 스쳐가면서 얼마나 뿌듯하던지.
그런데 최고로 좋다고 입소문난 그 제품이 얼굴에 바르자마자 뭉칩디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다시 세수해 지우고 또 다시 발라봤는데 내 얼굴의 땀구멍 하나하나를 미세하게 드러내보여주네요.
화산 분화구가 내 얼굴에 수백만게 임을 만천하게 공개할 이유가 무에 있겄습니까.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일 다시 발라보자 하고 쓰던 싸구려 바르고 외출했습니다.
이튿날 공들여 세수하고 다시 바르는데 상황은 같습니다.
제가 화장품 때문에 가슴이 터져보긴 처음입니다.
우쒸, 이젠 그 상표가 붙은 모두 화장품이 다 가짜로 보입니다.
백화점 입구마다 차지하고 뽀얀 아가씨들이 거만하게 파는 그 화장품 다 나빠요~라고 외치고 싶어요.
아이들 교육 문제도 이런 것 같습니다.
싼 프로그램은 늘 불신이 가서 언능 돈 벌어 좋은 데 보내야지 싶다가
(그래서 아이가 영어가 시원찮으면 싼 학원, 학습지 탓을 하지요)
비싼 돈 들인 학원, 과외시켰더니 기대가 커서 실망이 커요.
조금 참아보다 영 아니다 싶어 끊고나면 그 다음에 안티로 돌변합니다.
이런 악순환은 희한하게 반복됩니다.
이런 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경험입니다.
어떤 학원에 보내어 100명이 잘 한데도 내 아이는 안 맞을 수 있고요.
남들이 모르는 방법이고 말해도 시큰둥하게 하는 방법이라도 내 아이는 그게 좋다 합니다.
그걸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 자꾸 여기저기 정보를 구합니다.
귀를 열어두되 눈은 내 자식에게.
정보는 구하지만 아이가 소화하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저 눔의 선블록, 땀 안나는 계절에 써야겠어요.
에어콘 틀어놓고 그 바람 맞으면서 바르면 괜찮더라구요.
그러니 햇살 가장 강한 여름에 못 쓰는 선블록이 선블록이여?
애들 영어, 어케 공부하게 할까요?
이런 선블록 영어 하지 마시길...


쑥쑥몰
체험이벤트














글쓰기 지도에 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