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생활습관이라고 했지만 고민상담은 두 가지입니다.ㅎㅎ
하나는 매사에 너무 느긋한 행동과 하루 공부의 양입니다.
두 가지가 맞물려 있어서 같이 여쭤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생활습관입니다.
매사에 느긋하고 행동이 느린 여자아이입니다.(초3)
시간 잡아먹는 괴물같습니다.(본인은 잘 모릅니다. 제가 너무 많은 걸 시켜 자기가 원하는 걸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얼른 마치고 신나게 놀고, 읽고 싶은 책도 읽는 것을 본인도 원하고 엄마인 저도 원하는데 제가 볼 땐 딸아이 본인이 시간을 그렇게 안만듭니다. 근데 시간이 안나는 걸 저는 딸탓을 하고 딸은 엄마탓을 합니다.
딸은 매사에 이렇게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1학년때까지는 아침에 수차례 깨워서 초단위로 시간을 나누어서 일일이 지시를 해야 겨우 지각을 면했습니다. 제가 손대는 일(아침먹여주기, 준비물 챙겨주기 등등)은 안했습니다. 제가 지시를 안하면 뭘 할 지 생각도 안하고 멍때리고 20분이고 30분이고 노닥거립니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2학년 때 저녁에 미리 내일 입을 옷, 양말, 준비물 다 챙기고 아침에 밥먹고 씻고 가라고 했는데 이것도 아침에 횡설수설하다가 맨날 뛰어갔습니다. 안깨우면 안 일어나고 깨워도 뭉개고 안일어 났구요.
이러고 살면 제가 죽을 것 같아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등교전까지 하나도 안 도와주기로 맘을 굳게 먹었습니다.
3학년 들어서서 본인이 시간 관리하도록 아침에 안깨워줍니다. 늦어봐야 저녁에 일찍 자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서요. 일어날 시간에 영어시디 틀어놓으면 꼼지락 대다가 8시전에는 힘들게 일어납니다. 비염이라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항상 피곤해 하고요.
아침에 늦어도 잔소리 안합니다. 늦던지 말던지 그건 네 생활이다 하고 아무 소리 안하고 아침 차려주고 옆에 같이 있어줍니다. 이제는 10분전에 등교합니다.(학교까지는 5분도 안걸립니다.)
학교에서 돌아와도 항상 피곤해합니다.
3학년이라 제일 늦게 오는 시간이 3시입니다. 2시 30분에 끝나는데 집에 오는데 30분걸립니다. 아침에 뛰어가면 3분거리 학교입니다. 뭔일 있나 싶어 처음엔 걱정도 많이 했는데 꾹 참고 기다립니다. 아직도 걱정됩니다.
가방 마루에 내려놓고 손발 씻는 것도 한 15분이상 걸립니다. 정확히는 제가 15분 정도 참고 지켜본 다음 그래도 안씻으면 제가 소리질러서 씻는 것이죠.
동생 유치원 셔틀버스가 3시 30분쯤 오는데 집에 동생 데리고 3시 45분쯤 집에 오면 아직까지 시체자세입니다. 피곤하면 푹 쉬고 누워있으면 되는데 시체자세 취하다가 그 자세로 책을 열심히 읽습니다. 그러고는 책 읽느라 쉬지도 못하고 피곤하답니다.
침대에 이불 정리해 놓은 걸 다 헤집어 놓은 걸 보면 슬슬 끓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동생이랑 간식 같이 먹으면 벌써 4시 30분입니다. 여태 한거 암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계속 피곤한 모드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그 이후로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빈둥댑니다. 물론 책을 계속 끼고 있습니다. 누워서요.
저녁 먹을 시간 다 되어서 동생은 배고프다고 하는데 그제서야 이것저것 하느라고 분주합니다. 역시 아직도 피곤합니다. 책 읽느라고요. 덩달아 배고파진 저도 신경이 날카로와 집니다.
참을 만큼 참은 동생이 밥 달라고 소리지르기 시작하고 저도 인내심이 극에 달하여 이제 밥먹자 하면 결국 아직 공부할 건 많이 남았는데 마무리도 못하고 저녁 먹으며 흘려듣기 비됴시청합니다. 진짜 보여주기도 싫습니다. 무자막 비됴는 투정안하고 잘도 봅니다. 보통 비됴 50분 이상 보는데 다 끝나도 더 보고 싶다고 징징댑니다.
물론 비디오 시청 끝나면 책 잡고 침대에 또 드러누워 있습니다. 맘 같아서는 하고 싶은대로 하게 내벼려두고 밤새서라도 제가 할 일 다 끝낼때까지 애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러면 덩달아 안자고 버티는 동생 때문에 하루일과 마무리 엄마의 잔소리 폭풍이 시작됩니다.
밥 먹은거 소화도 안되었는데 엄마 욕까지 실컷 먹고 배부른 상태에서 이것저것 오늘 공부 마무리 하느라 바쁩니다.
이러면 벌써 8시 30분이 훌쩍 넘습니다. 이제 오늘 할 일 마무리 했으니 본격적으로 쉰답니다. 시체자세 취하다가 본격 독서모드 돌입합니다.
9시가 다되어 가고 머리는 떡졌는데 또 씻을 생각 안합니다. 동생때문에 기다리지 못하고 씻으라 말합니다. 읽고 있던 책을 다 못 읽어서 입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독기어린 엄마의 눈을 한번 쓱 보고 씻으러 욕실에 들어갑니다. 분위기 파악해야지요.
제가 씻어라 하고 말 한 뒤 머리 감고 욕실에서 나오기까지(물론 아직 머리는 안말렸습니다.) 욕실가는 도중 동생이랑 잠깐 놀았다가 갈아 입을 옷 챙기러 다시 옷장 근처 맴돌다가 다시 욕실 가는 도중 동생이랑 한번 놀았다가...아직 칫솔질은 못했습니다. 머리에 물기가 뚝뚝 떨어져서요. 벌써 50분 정도 지났습니다.
씻는 거 마무리하고 옷갈아입고 내일 학교 갈 준비하고 머리 말리고 하느라고 그 이후로 30분 이상 또 온 집안을 헤맵니다. 이러면 10시가 넘고 잠도 푹 못자고 피곤한 내일이 시작될 겁니다. 동생은 덩달아 잠잘 시간을 놓쳐서 잠자리에 누워서도 11시가 넘도록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자기 전에 한다는 말
"오늘을 날씨도 안춥고 좋았는데 밖에 나가 놀지를 못했네."
진짜 내 자식만 아니면 인내심을 포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딸애한테 그랬습니다. 엄마가 챙기기 전에 네 공부는 네가 시간을 정해서 하자고. 그런 습관을 갖자고. 제가 계획을 갖고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몇 년을 노력해도 제자리입니다.
일주일 공부계획을 본인이 스스로 표로 작성하고 있어 본인이 언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인지는 되어있습니다만 계속 위와 같은 모습입니다.
참고로 학교숙제 이외에 저랑 약속한 공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기탄 한자 하루 2장
수학 씨매쓰 문제집 하루 4장 정도(문제는 몇 개 없는 창의력, 연산 두권): 30분 정도 걸림
영어 집중듣기 30분
영어책 읽기(그림책 1권)
월(국),화(수),수(사),목(과) 진도 나간 부분 전과 문제집 풀기: 전과라 문제는 10문제 미만임
금(파닉스) 30분 수업(엄마랑)
다 해서 1시간 30분 짜리 코스인데 이게 너무 버거운 걸까요? 사교육 하나도 없습니다. 피아노도 안하거든요.
물론 본인이 강력히 원하는 공부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제가 권했고 흥미를 잘 살펴서 교재 선정하고 부드럽게 합니다. 막상 공부하면 정말 재미있어합니다.
그냥 본인이 원하는대로 학교공부 마치고 실컷 뛰어놀게 하고 읽고 싶은 책 원없이 읽게 하면 우리 딸은 이런 무력한 생활을 벗어날까요?
저나 아이 아빠는 그렇게 내버려두면 공부습관이 잡히지 않아 안된다는 생각이 큽니다.
2학년 때까지는 한문이랑 수학만 조금 했었는데 3학년이 되니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했거든요.
쑥쑥에 계신 엄마들이나 주변 학부모들을 봐도 이 정도는 하는 것 같은데 우리 딸은 왜 이리 불만이 많고, 매일매일 노는 것도 아니고 쉬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집중해서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 생활이 반복이 되는지 답답해서요.
하루동안 해야 할 공부의 가짓수가 많아서 우리 딸이 짓눌려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것저것 할 게 많은 것 같으면 어른들도 질려하고 이상하게 시간을 많이 잡아 먹잖아요.
주말은 완전 자유시간인데 그때 하는 행동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먹고 뒹굴고 책 보는 일 이외에는 숨만 쉰다고 해야 할까요? 잘 씻지도 않고요. 딸애가 할머니집에 가끔 가면 시어머니가 혀를 끌끌 찰 정도입니다. 게으르다고. 2박3일 가 있어도 대문이 아니라 현관문을 여는 법도 없으니까요.
근데 학교친구들과 노는 건 날씨 상관없이 목숨 걸고 펄펄 뛰고 놉니다. 끼니를 거를 정도로요. 친구 엄마들 표현에 의하면 우리 딸애는 목숨 걸고 아주 열심히 신나게 논다고 합니다. 학교체육시간에도 몸을 한쉬도 쉬지 않고 움직입니다. 체육시간 좋아합니다.
요즘에는 저랑 집에서 하는 공부는 피곤해 하건 말건 제가 시간을 내서 빨리빨리 끝내버립니다. 그래도 나머지 시간에 빈둥거리고 시체자세로 잠깐 있다가 침대에서 책만 갖고 뒹구는 건 여전히 똑같습니다.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구요. 씻는 것도 화장실 점거 수준이고요. 제가 재촉하기 전에는 잘 준비 안하는 것도 똑같습니다.
아, 진짜 머리아픕니다. 우리 애가 문제가 많은 아이인가요?
머리는 좋고 공부는 잘하는데 그거 말고 생활 됨됨이는 진국이 아니라 진상(이런 말 하면 안되는데)인것 같아요.ㅠㅠ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