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10살, 8살 되는 두 녀석을 키우는 엄마지요.
나름 엄마표라고 자부하면서 아이들을 키웠고,
아이들의 하루 일과를 적는게 제 job 이라 여겼어요.
오늘 읽었던 책, 오늘 푼 문제집, 오늘 본 DVD, 오늘 들은 cd 등...
깨알같이 적은 일지들을 보면서,
왜 그걸 적고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건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책 한권, dvd 한번 보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없도록,
빈 종이로 덩그러니 다음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싫어서일수도 있구요,
한 달 동안 우리 아이가 몇 권 정도의 책을 읽는지 궁금해서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여간 저는 일지를 적습니다.
제작년부터 적었지요.
그러다 쑥쑥에 독서통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거 참 편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전 한달에 우리 아이가 읽는 책이 얼마나 되는지 체크할 때,
일일이 일지 적어놓은 것을 손으로 세어야했거든요.
그런데 이 독서통장 프로그램이란 것이,
월 평균 독서량, 1년치 독서량, 전체 총 독서량 등
아주아주 간단하게 그래프와 수로 표시되어 지더라구요.
참 좋습디다..
이번달은 저번달에 비해 얼만큼 읽었는지 한눈에 들어오고...
솔직히,
울 아이들...
책 무지하게 읽습니다.
주5일 하루도 빠짐없이 도서관에 갑니다.
오늘. 1월 2일 일요일이었지만
아이들 Wii 하고 밖에 나가 줄넘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놀았지만,
결국 오후에는 너무 심심해해서 또 도서관에 데리고 갔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정신없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 속에 빠져 삽니다.
올 겨울방학 목표가, 도서관에 있는 책을 모두 읽는 거라네요.
12월 한달 동안, 울 아이들..
500권 이상의 책을 읽었습니다.
게중에는 얇은 책도 있었겠지만,
거의 대부분이 위인전, 철학동화, 지식똑똑사회탐구, 150페이지 이상이 되는 도서들도 많았습니다.
이제 막 8살이 된 둘째녀석도 글씨 빼곡한 도톰한 책도 잘 읽고,
삽화 들어간 책은 골똘히 생각하며 읽느라 대충대충 읽는 편은 절대 아니지요..
글 한 줄 읽고 그림 한 번 보고, 새로 안 신기한 거라도 알게 되면 나한테 다시 얘기해주면서
말 그대로 '독서'를 즐기면서 탐독합니다...
이래저래 흐뭇한 마음으로 전
아이들이 도서관 책상에 탑처럼 쌓아놓은 책들을
일지에 하나하나 적어내려가지요..
그게 제 job이니까요...
그리고 저녁에 집에 와서 아이들을 재워놓고
쑥쑥에 들어와서 독서통장에 입력합니다.
순전히 우리 아이들의 독서 통계를 보고자 함이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전체 랭킹에 있는 순위를 보게 되었지요.
그리고 몇 권 차이로 계속 아슬아슬하게
우리 아이들과 엎치락 뒤치락 순위가 바뀌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는 우리 아이보다 어리더군요.
끝내는 그 어린 아이가 한달 500권이 훨씬 넘는 권수로
12월 랭킹 1위를 하고 마감되었습니다.
음...
글쎄요.
그냥 씁쓸하다고 할까요.
저는 1위를 하고 싶어서도 아니었고
우리 아이들 많이 읽는다고 자랑하고 싶어서도 아니었습니다.
통계 내어주고 그래프로 나타내주고, 달력에 입력하기 쉽게 프로그램 짜여진 점이 좋았는데
왠지 모르게 허탈한 생각이 들더군요...
차라리 독서통장에 랭킹 같은 것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우리 아이 도서목록이 공개되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저 아이는 이런 책들을 읽는구나..
저 아이는 저런 책들을 읽는구나...
옆집 엄마는 무슨 책을 읽히나...
얼만큼 읽었는지의 양이 우선순위가 되는 것 같아 찹찹하네요..
그냥 자기 전에 잠깐 그런 생각이 들어서
횡설수설 적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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