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가 초등입학을 했습니다.
오~~래된 학교인데 늘 지나가며 보면 산뜻하게 색칠해져있길래 그 안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어제 안으로 들어가보니 오~~~래된 학교 맞더군요.
계단과 복도 그득히 족히 1cm 쯤은 되어보이는 암울한 빛의 먼지들과
가장자리가 벗겨지고 뜯겨져 나간 책상과
테니스공 십자칼집 내어 만든 나름 의자 발싸개 역시
벗겨진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 관계로 짝다리가 되어 뛰뚱뛰뚱한 의자가 되었고..
마치 우리 어릴때나 들었을 법한 날카로운 차렷! 교장선생님께 경롓! 소리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어제는 아무런 오리엔테이션 없이 입학식이 끝난 강당에서 아이 데리고 가라더군요.
어째서 주렁주렁 창문에 매달린 엄마들에게 따뜻하게 "안녕하세요. 어머니들. 제가 담임을 맡은 000입니다. 첫날이라 너무 긴장되시지요? 너무 걱정마세요." 따위의 멘트를 할 수 없는건지..
오늘도.. 기대에 잔뜩 부푼 우리 딸은 엄마가 곱게 땋아놓은 양갈래 디스코 머리를 찰랑거리며 학교로 뛰어갔습니다.
여전히 뛰뚱거리는 의자에 앉는 우리 딸이 참으로 안스러웠지만
엄마는 집에 갔다가 끝나기 전에 오겠다 하고 학교를 나섰습니다.
학교 앞에서 죽치고 앉아 아이만 기다리는 엄마가 되지 않는다고 이미 큰 애 이전에 생각해 놓은 것이었기에..
우리 아이는
새 학용품이 거의 없네요.
크레파스 하나 사주었고 색연필. 필통. 연필. 지우개. 종합장. 실내화 신발주머니 몽땅 다 집에서 혹은 유치원에서 쓰던 것 그대로 가져갔습니다. 심지어 운동화마저 언니 신던 거 물려신고 갔습니다.
그럼에도 전혀 불평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딸이 고맙고 대견할 뿐입니다. 새 거 사줄 필요 전혀 없답니다. 낭비라면서.. (어이구. 기특.. 내 딸이지만 유치원에서 너무 교육을 잘 받은 것 같아요. 흐흐)
주변을 둘러보고 여러가지 환경을 보며 걱정하는 것은 엄마뿐입니다.
아이는 새로이 만난 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한 기대로 들떠있고
책상이 벗겨졌는지 화장실이 더러운지. 복도에 먼지가 한가득인지 등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의 미소는 그런 것과는 관계가 없는데
못난 엄마는 쓸데없는 걱정을 했나봅니다.
두툴두툴한 책상에, 높이도 맞지않는 의자에, 꼬린내 진동하던 화장실을 사용하고 차별과 폭력을 일삼던 선생님의 행동조차도 전혀 이상하다 여기지 않았던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이 말입니다. ㅋㅋ
어쨌든 두 아이가 다 학교를 가니 기분이 묘~~ 합니다.
이제 조금 어른이 된 것 같고 학부형이 된 것 같아요.
신입생 엄마들.. 3월 한달 아이도 엄마도 적응 잘 하시고
아이가 학교를 즐거이 다닐 수 있도록 엄마의 기우는 감추고
새로운 것들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신나는 첫 달을 보내세요!!!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