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에서 눈팅만 하는 유령같은 존재였던지라 글 쓰는 것은 거의 없었네요.
우연히 영어 공부 관련에 대해 아이 있는 친구들에게 묻다가 쑥쑥의 존재를 안 것은 작년 9월이고
집에서 쉬는데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11월부터 쑥쑥 테슬 4기를 듣고 있는 중이지만
게시판 글이나 뭐...열심히 활동은 안 했었습니다.
초장에 정말 여기 게시판 글 읽고 너무 방대한 내용에 압도되어서 못 들어오겠더라구요.
아직도 일만 벌이고 수습은 못하는 용두사미라서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그러지 말자는 것도 있었구요.
그러다가 이번에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에 큰맘 먹고 참여했어요.
제발 용두사미로는 안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렵니다.
큰아이의 영어 이력에 대해 말하자면
그 전까지는 직장생활에 한국말 책 읽어주기도 제대로 안 되는 처지라 노출은 꿈에 못 꾸다가
6세쯤에 직장을 그만둔지라 영어를 시켜보려고 했더니 단호하게 자기는 영어가 싫대요.
원래 뭔가 대놓고 말하는 성격도 아닌 아이인데 그렇게 말 해서 + 엄마의 무관심으로
영어에 대해서는 또 방치가 되었죠...뭐...
친구들이 하다못해 유치원 옮길 때 영어유치원으로 옮기라는 충고까지 해주었고
사실 팔랑귀 엄마 입장에서는 그러고 싶었으나 남편의 완강한 반대로 무산되었죠.
(영어유치원, 학원 설명회도 처음 가보고 했었긴 했습니다만...)
7세 여름방학이 다가오는데 아이가 정말 영어만큼은 일자무식(?)인지라 갑자기 캄캄하더군요.
그때 부랴부랴 영어 방과후 학원을 알아보는데 나이가 애매해서 방과후 학원이 없더군요.
그나마 있는 것도 레벨테스트 보고 들어가라고 하는데 알파벳도 제대로 모르는지라 불가능하구요.
결국은 차선책으로 윤선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은근 엄마가 신경써줘야 하는데 친구네 일 돕는다고 일 잠깐 나가던때라
전혀 돌봐주지 못했네요. 나중에 진도에 쫓겨서 주말에 5일치 다 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렇게 해도 내용이 워낙 많지 않아서 아이도 잘 따라오고 해서 그냥 쭉 갔어요.
영어유치원 안 보내는 게 걸려서 1주 1회 원어민과 프로젝트로 노는 식의 학원 하나 보냈구요.
그러다가, 학교 입학 문제로 공립이 마땅치 않아서 사립 아님 교대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공립은 차로 10분 이상 걸리는 거리에 있는데 절대 아이가 걸어갈 길이 못 됩니다.
사립의 경우는 스쿨버스 다니니까 태워 보내면 편하겠다는 엄마의 귀차니즘이 작용했죠.)
뒤늦게 부랴부랴 학교 검색하고 물어보고 설명회 쫓아가고 원서 넣고...
결국은 그렇게 바라는 교대는 떨어지고 사립에 붙었어요.
그런데 그 학교가 이머전 교육하는 곳이더군요. 그것도 우열반 나눈다네요.
학교에서 대놓고 알파벳과 파닉스는 다 떼고 오는 게 좋다는 기준도 주었답니다.
그때부터 제가 영어노이로제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지요.
영어 유치원 안 보낸 것을 무척 후회하다가 아이의 영어수준에 한숨쉬다가
겨울방학에 제가 선택한 것은 윤선생 진도를 2배로 빼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약간이 효과가 있었는지 1-2문장짜리 아주 쉬운 문장은 조금씩 읽기 시작하더군요.
사실 그 전에는 영어공부하면서도 딱히 보이는 게 없어서 왜 애랑 싸우면서 이걸 시켜야 하나?라는
회의감 뿐이었어요.
오죽하면 애가 "엄마~나 영어공부 안 하고 싶어~"라고 한마디 했을 때
(평소에 필요한 말은 잘 하지도 못하는 녀석이 영어공부에 관해서는 의사표현이 분명해서
엄마 속을 뒤집어 놓더군요.)
"외국 학교 가고 싶다매? 커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 되고 싶다매?
그럴거면 해야해! 안 그러고 우리나라 밖에서 한발짝도 안 나가고 잘 살 자신 있으면 하지 말던가!"
라고 했더니 꾸역꾸역은 하더군요.(행동과 달리 욕심이 아주 많은 아이라 그 말이 통합니다.)
매일 그것 챙겨서 잔소리 하는 게 전쟁인데 어느 날 그꼴을 본 남편은
"왜 그렇게 공부로 애를 잡냐?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완전 극성이네."라고 속 편한 소리 하더군요.
본인은 영어성적 점수도 높고 회화도 그럭저럭 되서 그런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더군요.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그럼 당신은 반에서 애가 꼴지 하는 꼴 보고 싶냐고?"라고 대꾸했죠.
"자기가 못해도 주관이 뚜렷해서 별로 스트레스 안 받는 애라면 꼴지하게 놔두겠지만
분명 꼴지하면 좌절해서 상처받을 게 뻔한데 중간은 만들어줘야 할 것 아냐?"라고 하니
도와줄 것도 아닌지라 아무소리 안 하더군요.
드디어 입학을 하고, 학교에서 이머전 수업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조금씩 여기저기 나오는데
(학교에서 수업 하는데 다른 친구들(영유출신)이 너무 대답 잘 하는데 나는 아니어서 속상하다..류..)
생각보다 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안 받더군요.
(원래 남과 비교해서 잘나야지 직성이 풀리는 욕심꾸러기인데 영어는 마음 비웠는지 그러네요. ?_?)
오히려 수업시간에 재미있다고 완전 엉터리 영어를 신나게 뭐라고 쫑알거리는데 좀 기특하네요.
3월까지 기존 일정 그대로 있는데 학원 다니는 게 생각보다 힘이 들어서(애보다 엄마가 더 힘드네요...)
학원은 3월까지 하고 정리했습니다.(1주 1회지만 2시간이어서 챙기고 오고 어쩌고 하면 하루 땡!)
현재 윤선생은 phonics 3단계 책 왔는데 아이가 잘 안 하려고 들더군요.
뭐...그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CD가 재미없나봐요.
거기다 단어 몇번 쓰기, 본문 베껴쓰기(그래봤자 6-7문장으로 완전 단문) 시키니
가뜩이나 하라고 할 때 밍기적거리는 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그나마 CD 듣고 베플리 하면서 거기 있는 게임 하는 재미로 했는데 요근래 좀 시들하네요.
(요근래 사교육 정리 모드인데 베플리도 처음에 끊는다고 했을 때 안 된다고 난리치다가
그 난리도 요즘 시들해서 엄마 마음대로 하세요~모드에요.)
그래서, 베플리도 이것까지만 하고 안녕~할까 합니다.
맨날 CD 듣고 하게 하는데 씨름하느라고 시간 낭비가 너무 커서요.
지금 영어정도면 이제 뭘 할 기본 정도는 잘 쌓았다고 생각하구요.
그 대신 영어 동화책 읽어주는 것을 조금 더 늘려보려고 합니다.
엄마가 책 읽어주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거든요.
물론 맨날 읽으면서 한국말로 설명하라고 하는 녀석이지만요...-_-;;;
그리고, 우선은 좀 한가하게 아이가 하고픈 것 위주로 해보려고 합니다.
엊그제 주말에 밤을 새다시피 하면서 쑥쑥 선무따 게시판 글을 다 읽었네요.
읽고 나름 그 결심에 대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시행착오는 많이 있겠지만 엄마인 제가 노력하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앞으로 공부에 치여 죽네사네 할텐데 지금은 좀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크구요.
요근래 엄마의 세계에 입문하면서 만은 신세계를 경험 중입니다.
아직도 알아야 할 것도 생각해야 할 것도 많고 제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겪다보면 좋아지겠지요.
사실 큰 아이랑 풍파를 겪는 통에 둘째(4살)는 아주 수월하게 키우고 있습니다.
처음 글 쓰면서 정말 장황하게 썼네요.
그래도 쓰고 나니 지금까지의 일이 정리가 되어서 개인적으로 속이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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