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아이... 영어가 문제가 아니었더라구요.
모든 것에 자신감과 동기가 떨어지는 아이에게 영어를 들이대 봤자
늘 돌아오는 것은 흔들리는 눈빛과 불안,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견디고 있는 아이의 표정.
매사에 자기 부정, 항상 미안하고, 자기물건에 의지하고 집착하고...
미술 검사를 받았는데 여러 가지 조언을 받았지만
우선 엄마가 편안해야 할 것 같다고 하네요. 엄마가 너무 지쳐 있다고요.
그 지친 엄마의 화가 고스란히 아이에게.
아이의 흔들리는 모습을 포착하고 바로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고,
내더라도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기분을 너무나 살피고, 너무 긴장해 있네요.
한 일주일 넘게 화를 내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 주었더니 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게 느껴집니다.
잠 자기 전에 살짝 흥분해서 침대를 흔들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아이에게
공감해주고 때론 폭소로, 인정으로, 칭찬으로 반응해 주니 이틀째 아이가 수다스러워 졌습니다.
은근슬쩍 존대말로 바뀌어 있던 아이의 말이 다시 반말로 돌아왔구요.
중독 수준이던 텔레비전 (짱구, 도라에몽 등, 투니버스프로그램)을 단칼에 끊었습니다.
아이는 아직 금단현상이 있긴 하지만, 효과는 훨씬 좋아요.
본다 해도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만
보니하니 같은 에니메이션 아닌 것으로 한시간 이렇게 보기로 했어요.
아이는 엄마 기분 살피느라, 꾹 참고 기특하게도 안보고 있어요.
매체 자극 인풋이 줄어드니 아이가 책장을 넘기고, 직접 뭔가 하는 시간이 늘어났네요.
방과후 한가지 체육 한가지 이렇게 하는데도 매일 친구 데려와서 노느라 시간이 빠듯해요.
ort를 시작했는데, 제가 보기에 무척 재미있어요.
맨 마지막 장은 미소가 배어 들게 하거나, 때론 폭소를 터뜨리게도 합니다.
엄마가 재미있게 보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그냥 저냥 영어 노출 시켜주고,
짬 나는대로 알파벳 기탄 같은 교재 조금씩 진도 나가면서
아이에게 조금씩만 하면 곧 잘알게 된다는 걸 알려주려구요.
지금으로써는 읽기를 통해 희미하게 알아가는 감을 느끼는 것 보다는
확실한 작은 성취들을 경험하는 게 우선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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