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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학년 자주방 - 4월 22일

  • 하이디맘
  • |
  • 2011-04-22
201

3, 4학년 자주방  4월 22일 금요일 문 열게요.

봄비가 무슨 장맛비처럼 내리네요.

상쾌하고 이쁘게 내리는 비를 보면 어릴 적 비 속을 뛰어다니던 추억이 떠오르는데

오늘처럼 어두운 하늘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별로 상쾌하지 않네요.

비면 다 같은 비일텐데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다니...

아이들도 그러겠지요?

다같은 아이들이지만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질테니요..

 

오늘은 제가 알고 있는 한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가을에 처음 저한테 수업받으러 온  아인데요.

처음 한 달 동안 매일 혀를 내둘렀습니다.

꽤 어려운 수학책을 푸는데 별로 손대줄 것도 없이 척척척 잘도 풀어냅니다.

어쩌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어떻게든 혼자 풀어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정 안되겠다 싶어 뭔가 실마리가 될 만한 말 한 마디 툭 던져주면

바로 "아~"하고 깨닫습니다.

여태 제가 본 아이 중에 수학 쪽으로는 정말 놀라운 아이였어요.

사람들 만날 때마다 진짜 어메이징한 아이라고 얼마나 칭찬을 했던지요...

 

그 아이가 도교육청 수학영재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1차 필기 시험이 있었구요.

2차 면접(구술)시험이 있었는데 문제라는 것이 정답이 있는게 아니고

어느쪽을 선택하느냐....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이걸 물어보더라구요.

어느쪽이냐...보다는 왜....에 중점을 둔 질문들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해를 못했어요.

그렇게 뛰어난 아이가 왜 떨어졌을까...이상하다...

그보다 못한 다른 아이는 합격했는데....뭐가 문제일까...

 

시간이 지난 뒤 깨달았어요.

창의력, 자기주도적, 능동적...이런 말과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요...

 

그 아이....자기 스케줄 모릅니다.

뭔가 질문을 하면 "몰라요" 하고 "엄마한테 물어봐야해요" 합니다.

스케줄에서  아주 작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정지상태입니다.

엄마는 고지식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고지식하기 보다는 상황대처능력이 없다고 봐야겠지요.

상황대처능력이란게 평소에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힘에서 나오는건데요...

아이가 머리도 좋고 수학적으로 돌아가는 것도 굉장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자기주도능력이 0%였으니

자기 생각을 말하는 시험에서 어찌 했을지 짐작이 가더군요.

엄마가....지금 씻어라..물 마셔라...옷 갈아입어라...어디 가서 서 있어라....

하나에서 열까지 다 말해줍니다.

그럼 아이는 생각이란걸 할 필요가 없게되는거죠.

 

 그 아이를 보면서 많이 생각합니다.

제가 하이디하는 하는 말들을요...

아침에 일어나라..부터 시작해서

밥 먹어라..

씻어라..

옷 입어라..

썬크림 발라라...

책가방 매라...

하나 하나 다 말해주고 있더라구요...

그러다보면 점점 엄마의존도가 높아지겠지요.

휴...

그래서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준비물 놓고 가는 하이디한테 직접 챙겨주기보다는 "오늘 뭐 들은 날이더라?" 한마디 해줍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뭐 부터 할래?" 하고 묻습니다.

오랜 습관때문에 저도 모르게 "배드민턴 채 가져가리"하고 손에 쥐어줄 때도 있지만 엄청 노력중입니다.

 

요새 자기주도학습이란 이름으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 과연 무엇일까요?

제 모습을 돌아보니 주간학습계획서 세울 때 엄마의 입김대로

수학은 이만큼 영어는 이만큼 미리 정해놓고 아이보고 지키라 합니다.

그래놓고 자기주도라고 하네요... 부끄럽습니다.

 

지금 당장 너 알아서 해라....하고 던져줄 수 없으니 하나씩 하나씩 해야겠어요

주간 계획 세울 때 이야기 더 많이 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날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나 하나 하이디에게 넘겨주려구요.

오늘의 다짐입니다.

 

자주방 어머님들...

진정한 자기 주도(학습뿐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가 되는 날까지 함께 가요

화이팅

 

피에쓰!!

 

다음 주부터는 희서맘님이 대문 열어주실거에요.

응원해주시고 관심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왕관...저녁때 넘길게요...

오늘 하루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3,4학년 자주방 마님들....감사해요..

덕분에 제일 좋은 선물을 받게 되었어요.

돌쇠동생에게 좀 미안해서 대놓고 좋아하기 쑥스러워서

가만있을까 했는데요..

또 감사인사를 안하고 넘어가면

버릇없다 그러실까 싶어

늦게나마 인사드려요..

다시한 번 큰 절 올려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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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라라벨
  • |
  • 2011-04-24 00:38
답댓글

어떤 아이가 친구집에 엄마와 같이 놀러갔대요. 접시에 사과와 배가 깎여나온 걸 보고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사과 먼저 먹을까요? 배 먼저 먹을까요?"라고 물었다는군요.

뭘 먼저먹을지도 엄마에게 물어봐야 하는 아이..스스로 무엇도 결정할 수 없는 아이를 엄마가 만들었겠지요.

 

작년 겨울쯤인가 신랑이 "좋은생각"에 나온 글을 보고 저한테 읽어보라고 접어준 페이지 속 내용이예요.

그때 이 글을 보고 절보고 반성하라고 해서 제가 발끈했었다가 생각해보니 저도 늘 아이 뒤에서 뭐해라..뭐해라..그러고 있는 저를 발견했지요. 그 뒤부터 조금씩 아이에게 선택할 여지를 좀 더 주고 뒤따라다니며 문제집채점이고 준비물확인이고 그런 것 등을 좀 덜 해주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남자아이다 보니 엄마의 손길?이 없이는 마냥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보고 또 몰래 이것 저것 재촉하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네요.

제가 짠 자기주도표도 자기의 계획,선택의 플랜이기보다는 자기할일 체크와 기록 되돌아보기에 초점이 맞추어진 표를 짠 것 같아요.진정한 자기주도표가 아직은 아니지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매일 또 이거해라 이거해라..또는 이거 했어?저거했어?하고 뒤따라 다닐 제 모습일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스스로표를 하다보면 어느새 자기주도형 비슷끄리무리하게 되가지 않을까..희망을 품어보네요. 남자아이라 주간계획이나 노트필기나 정리같은 것은 아직 좀 버겁습니다.그래서 이건 억지로 들이밀지 않습니다. 하루를 되돌아보고 쓸 얘길도 조금씩 생각해보는데에 지금은 만족하려고요,

오늘 하이디맘님의 글을 보니  앞으로는 차차 주간 계획도 스스로 하루 일과의 공부도 스스로 세우는 것에 초점을 맞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뭐해라가..아니라" "뭐부터 할래?"라고 "네 생각은 어때?"라고 아이의 생각을 유도하는 어법을 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오늘은 시험기간이지만 종일 집에 있는다고 시험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기에 오후에는 "김헌근의 호랑이이야기'라는 1인극을 보러갔었어요. 구수한 옛날이야기처럼 시작해서 1인 10역을 하셨어요. 1인극은 처음이라 색다르고 재미있더군요. 같이 깔깔웃고 가족모두가 오랜만에 같이 본 좋은 공연이었어요. 게다가 도서관에서 하는 선착순 공짜 공연이었는데 상당히 괜찮아서 다음에도 공공기관의 공연을 적극적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내일도 집안 결혼식에 가느라 시험공부는 별로 못 시킬 것 같아요.엄마의 욕심에 시험공부도 억지로 이거 저거 설명하고 이끌어가는게 당장은 좋은 결과를 보일지 몰라도 길게보면 오히려 역효과이고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잘하든 못하든 이제는 스스로에게 자꾸 맡겨보도록 하려구요.

오늘 진정한 자기주도로 여러가지로 생각하도록 하는 글을 써주신 하이디맘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한주동안 수고 너무 많이하셨어요.늘 씩씩하고 활기찬 하이디와 왠지 모르게 든든한 언니같은 하이디맘을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어 기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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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디맘
  • |
  • 2011-04-24 20:08
클벨님....ㅎㅎ
주말 잘 지내셨어요?
황금같은 주말이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제대로 못보낸것 같아 하이디에게 좀 미안해요.
어제 개인적인 일로 잠깐만 다녀오겠다고 했는데 일이 하루 종일 걸리는 바람에
그냥 집에서 닌텐도 하고 놀았다네요.
차라리 늦게 끝날테니 아빠랑 둘이 알아서 놀아라 했으면 영화를 보러 나가든지 뭐 계획을 세웠을텐데....
오늘은 오전에 밭에 나가 시금치 수확(?)하고 상추랑 쑥갖 씨 뿌리고 왔어요.
오후엔 놀이터에서 좀 놀고..오랜만에 한가한 주말이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잘 쉬긴 했네요.
우리 앞으로도 계속 만날수 있다니 제가 더 기쁜걸요.
이렇게맺어지는 인연들이 참 소중하더라구요...우리 함께 계속 갑시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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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다맘
  • |
  • 2011-04-23 07:54
답댓글

하이디맘님 이번 주 한 주간 동안 수고하셨어요^^

대문여시느라 댓글 다시느라 그리고 집안 일 하시느라 아이들 가르치시느라...

대단하셔요. 부지런함과 열정이 쌓여 하이디가 아주 자기 주도 학습이 될거라고 믿어요.

노트 필기도 아주 열심히 했고 '이고쳐' 시리즈 재미나게 읽히시고 후기 꼭 올려 주셔요. (짧게라도)

 

우리 아이는 어제 현장학습 다녀오자마자 친구 둘을 데리고 집에 왔더군요. 집이 늘 그렇듯이 엉망진창이었는데 아이가 원해서 허락했습니다. 그 아이들이 놀랬을 거예요 이렇게 책하고 신문이 널려 있는 집은 처음 봤을테니까요. 경복궁과 민속박물관 서대문 형무소를 다녀와서 계속 무섭다는 말만 하더군요.

 

제가 오후에 바빠서 댓글 참여를 못했는데 모두 이제 준비기간은 다 마치신 상태인것 같습니다.

어제 오랫만에 머리 짧게 자르고 파마 했어요. 아줌마가 된 이후에 처음으로 비싼 파마를 했네요.

분위기 전환도 되고 다행히 반응이 좋습니다 아이들 빼고요. 아이들은 어색하다고 ^^

 

하이디맘님 비롯해서 자주 방 여러분 모두 주말 잘 보내시고요 즐겁게 놀고 다음주 계획 잘 짜시길 바랍니다.

큰 아이 중국어 수업에서 오늘 현장 체험으로 '중국어 문화원' 갑니다.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거라 몇명 정도 갈지는 모르겠어요. 같이 다니는 친구는 늦잠 자고 싶다고 신청 안했다네요^^

 

오늘 오후에는 결혼식 갑니다. 동호회 함께 했던 아는 동생이 오늘 결혼하거든요

영상원 출신인데 동호회에서 알게되서 제 결혼식 야외촬영을 해준 친구라^^

11년 전 이맘때 그 친구가  비디오 만들어서 결혼 선물로 해주었거든요. 청담동으로....간만에 외출.

홍상수 감독하고 일을 많이 하는 친구인데 과연 홍상수 감독도 올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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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디맘
  • |
  • 2011-04-23 08:02
이럴 때 더 반가워요...나랑 같다고 느껴질 때...
집이 늘 그렇듯이 엉망진창이란 말...왜 이렇게 친근하게 들릴까요.ㅎㅎ
아줌마가 되면 동네 파마 아닌 비싼 파마...하기 어렵지요.
이쁘게 잘 된 듯하니 저도 좋습니다.

스마일걸(하얀눈?) 중국어 문화원 가서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즐기고 오라 전해주세요.
언제나 멋진 이쁜 딸래미입니다.

말로만 듣던 홍상수 감독...얼굴 볼 수 있겠어요...ㅎㅎ
수줍어서 사인해달란 소리 못하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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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라라벨
  • |
  • 2011-04-24 00:44
안그래도 어제 비가 계속 내려 수민이가 고생하며 현장학습하겠네..생각을 잠시했었어요.
신문과 책이 널려있는 집.. 부러운걸요?
저희 아이방엔 아직도 유희왕카드와 팽이, 만화 그린것 등이 널려있습니다.ㅋㅋㅋ
수민이가 중국어도 배우네요?**문화원 등을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중국어 문화원에서는 무얼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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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바라기
  • |
  • 2011-04-23 07:44
답댓글

하이디맘님~~ 이번 한주간 너무나 수고 많이 하셨어요^^

게시글 열어주신다는 것 알고 있었는데...

사는 것이 바쁘다 보니, 늦게사 인사드립니다.

오늘 맘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 또한 얼마나 아이에게 주도적인 판단을 할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 아이 눈 뜨는 것부터 시작해, 잠자리 들때까지 무수히 많은 말들로 아이의 동선을 지시했을 겁니다.

이제는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며, 제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몇번을 이야기 해야 하니? 하며

아이에게 닥달하는 엄마가 보입니다.

이제는 조금씩 아이에게 넘겨주어야 하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요즘들어 어찌하면 제 마음의 크기를 줄이고, 한 템포 쉬어 갈수 있을지? 고심중입니다.

딱히~ 정답이란 없겠지만, 작은 것, 소소한 것 하나라도, 천천히 시도해 봐야 겠어요.

(처음부터 확 변할수 없지만, 아주 미약하나마 조금씩 변화를 줄 려고 노력하면, 가능하겠지요?)

 

하이디맘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늦게 감사의 인사 드려 죄송해요^^

오늘은 놀토... 하이디랑,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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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디맘
  • |
  • 2011-04-23 07:56
어젯밤에 종채맘이랑 이야기하면서 속으로 해바라기맘은 왜 요즘 뜸할까...무슨 일이 있는 건가..궁금한디...하고 생각하고 잤는데 아침에 반가운 이...만나네요...
아이를 하나나 둘 키우다보니 엄마들이 시간과 정성이 남아 돌아서 그런가봐요.
옛날처럼 넷 다섯 되면 일일이 이거 해라 저거해라 하기 힘들텐데....
고쳐야지..하고 늘 머릿속에 달고 다니는데도
오래된 습관인지라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와버리네요.
일상생활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고쳐나가자구요.
해바라기님....정말 반가워요.
바쁘신 일 정리되면 자주 오시구요...
다음 기회(?)엔 꼭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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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다맘
  • |
  • 2011-04-23 07:56
해바라기님 많이 바쁘신가봐요, 그간 보고 싶었습니다.
작년에 제니랑 서대문 형무소 다녀왔다는 글 읽었었는데 맞죠?? 울 큰 애 넘무섭다고 그런데 왜 갔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하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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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라라벨
  • |
  • 2011-04-24 00:46
해바라기님~ 반가워요. 요즘 바쁘신가봐요..직장 다시 나가시는 걸까?
제니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가끔 보따리 풀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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