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가랑비 외에 소나기도 필요하다.
우리말에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낙수가 바윗돌을 뚫는다는 비슷한 속담도 있다.
아직 모국어가 입안에서 자리잡기도 이전부터, 아님 그보다 훨씬 먼저인 엄마뱃속에서부터 영어로부터 자유로운 아이, 즉 바이링구얼을 꿈꾼다. 아니 바이링구얼만으로 부모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 요즘 교육적 트렌드와 부모의 욕심으론 3개 국어 아니 그 이상의 멀티링구어를 꿈꾸는 엄마들이 여기에도 많이 넘쳐나 보인다. 그래서 요즘은 5-6세에 영어를 시작해도 주변을 돌아보면 늦은 것처럼 느껴지고 자꾸 한발 앞서 출발한 아이들을 많이 부러워하는 것도 같다.
쑥과 같은 커뮤니티가 가지는 맹점에는 집밖에서의 사교육의 바람을 잠재우는 대신, 오히려 집안에서의 사교육(엄마가 해주는 모든 교육적 환경과 교육을 지칭)이 자생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영어라는 것이, 하나의 외국어를 습득한다는 것이 과연 가랑비 만으로 가능할까?
물론 가랑비에 속옷이 젖듯 오랜 시간에 외국어를 듣고 따라 하면서 자동적으로 습득되는 양을 과히 무시하진 못할 수도 있지만 분명 가랑비로 우리 속옷이 흠뻑 젖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몰입과 집중으로 대신될 수 있는 소낙비에도 분명 젖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서만으로 어휘를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딸아이의 어휘 습득(아카데믹한 어휘를 제외)은 어매이징하다.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는 영어몰입으로 인한 딸아이의 영어는 , 좀 부끄러운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중등부터 지금까지 영어의 끈을 놓고 있지 않고 사람의 어휘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노출되는 교실영어, 생활영어 외에 폭발적인 독서량으로 딸아인 또래아이들과도 적지 않은 갭을 벌려놓았다. 하지만 어휘학습을 시작하면서 의외로 구멍이 나있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훨씬 활용빈도가 작고 굳이 알고 있지 않아도 되는 어휘를 알고 있는가 하면. 꼭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이 드는 그런 단어를 담아두고 있지 않는 경우들이 학습을 통해서 나타난다.
집중과 몰입의 시기는 아이들에 따라 좀 다르게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소낙비에 젖기 위해서 홍수와 같은 재앙을 미리 부를 필요는 없다.
땅속에 뿌리박고 있는 나무를 보자.
자기네들이 품을 수 있는 만큼 물을 머금지.. 그 이상은 다 흘려 보낸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맞는 이상적 시기는 언제이고, 또 얼만큼의 몰입과 집중이 필요한 걸까?
일반적으로 초등 3-4학년이고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이 아니라면 어휘 학습을 반드시 함께 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휘 학습의 가랑비는 이때부터, 그리고 어휘 학습의 소낙비는 중 3내지 고1 정도에 흠뻑 맞으라고 말하고 싶다.하지만 아이들마다 내리고 있는 뿌리의 개수도, 굵기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아이들에 맞추어서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싶다.
하니비님께서도 수능의 고득점을 위해 영어단어 공부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셨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뭔지도 모르는 수능을 굳이 얘기하지 않는다 해도
남의 나라 말을 습득하고자 한다면, 넘치도록 듣고 양서를 많이 읽는것 외에도
단어를 외우고 활용하는 방법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남의 것을 얻고자 한다면...
그게 언어가 되었건, 사람의 마음이 되었건, 아니 그 무엇이 되었건간에
그저 내것이 되는것은 단 하.나.도.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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