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때 리딩타운 레벨 테스트를 했어요. 올 초에 해 보고 두 번째로...
단기 결산 드갑니다.
올해 2월 중순 리딩타운 리벨 테스트 봤을 때 3B가 나왔어요.
제가 3~4점대 책을 읽어주고 있었기 때문에 어휘량이 대략 그 정도 되지 않을까,
실제로는 얼마나 읽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본 건데,
역시나 제대로 읽고 고르는 게 아니라 감으로 고르는 게 많았어요.
리딩타운 테스트는 아시는 대로 리터러시에 필요한 어휘력 테스트라 독해력 및 다른 영역과는 관계가 없어요.
당시는 쓰기를 전혀 못 했거든요. 어디서 레벨이 미 초등 3학년 수준이다? 절대 말 못 하지요.
아이가 난독증상이 있어서 글자를 잘 못 읽어요. 쓰기도 무척 약하지요.
소근육 발달의 문제도 문제지만 글자의 좌우가 자꾸 뒤집혀요.
어릴 때부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눈동자를 이동시키는 연습을 시켜야 이게 미연에 방지가 되는 모양인데,
아이가 어릴 때는 그런 걸 몰랐죠. (알았어도 귀찮아서 안 했을 듯해요.)
한글을 떼고 1년 정도 지나서 '아빠'를 혼자 쓰는데, 완벽하게 좌우 대칭으로 뒤집어 쓰는 걸 보고 그제야 문제가 좀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러니 자모음이 좌우상하로 배열되어 대칭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글에 비해
b/d p/q 같이 완벽하게 좌우대칭적인 모양을 하고 있는 알파벳이나 was/saw 같은 단어들이 많은 영어는
얼마나 심각하겠어요. 것도 사실 1단계 정도의 읽기가 진행되고 있을 때는 잘 몰랐어요.
문장이 짧아서 단어를 정확하게 읽지 못해도 그림을 보고 감으로 때려 맞출 수 있으니까
그렇게 읽는 모습으로 아이가 잘 읽고 있다고 착각을 한 거예요.
아이 말하기에서 드러나는 문법적인 실수가 읽기에도 나타날 때 좀더 일찍 눈치챘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아이가 he - his // she - her 를 아직 제대로 매치를 못 시켜서 말로 할 때는 he의 소유격 대명사를 항상
her로 써요. 그거야 나중에 알아서 고쳐지겠거니 했는데 이게 읽을 때도 his를 her로 읽는 거예요.
처음에는 뭐 그러려니 했는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질 않고
글밥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복잡한 글자들하고 섞여서 엉망 진창으로 읽게 되는 거예요.
테스트 할 때 문제 푸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어디서 잘못 읽는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걸 위한 비용으로 5천원... 나름 적당한가? 생각하게 되네요.
(난독증 우려가 없는 아이는 리딩타운보다 독해력 테스트를 보시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아요.)
처음 레벨 테스트를 했을 때 글자를 하도 잘못 읽으며 풀길래 3B가 나와서,
2점대 챕터북은 읽으려나 싶어서 빌려다 풀어 봤는데 거의 안 읽었어요.
겨우 겨우 매직트리하우스 10권 정도 보고 북 패스포트 문제를 풀었는데
뭔가 시원하게 읽어나가는 것 같지가 않고 도장 받기 위해 억지로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이가 내용에 빠져 있는 느낌이 안 드는 거... 아시죠? 신간에도 관심 없고.
그래서 어쨌든 3점대 단어 위주로 읽기 연습을 좀 해야겠다 생각을 했어요.
테스트 할 때
sport를 short로
popular를 파프리카로
solve를 shovel로
recite를 리키트로
cave를 카..베
로 읽고 자기가 추측하는 방향으로 의미를 끌고 가기 위해 접속사를 반대로 읽기도 하길래
일단 글씨 제대로 읽기 연습이 급하구나 생각해서 3학년 스펠링 워크시트를 했죠. 지금 한 단원 남았네요.
하루 20 단어씩 3번을 써서 읽기/쓰기 연습을 했어요.
매너리즘에 빠져서 다 끝내지도 않고 어제 테스트를 또 본 거예요. 계속 할 것인가, 방향을 바꿀 것인가.
결과는 3C로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잘못 읽는 건 거의 나아지지 않았어요.
아, 잘못 읽는 글자의 종류는 달라졌네요.
영어책은 국어책하고 다르게 쓰인 어휘의 종류에 따라 레벨이 나뉘잖아요.
3점대-4점대 사이에 비스듬히 걸린 단어군을 못 읽어요.
저번에는 장모음/단모음도 잘 안 되고 연속 자음 후리고 다음절어를 완전 때려맞추며 읽더니
이번에는 파생어가 왕창 걸리더군요.
nation을 나티온
singer를 사이...?
editor를 이디토
exam을 익샘
이렇게 읽어요. ㅠ_ㅠ
그러니까 저 레벨은 엉망으로 읽는 단어를 빼고 한 번에 보고 알 수 있는 어휘들로만 책정이 된 거예요.
decoration 같은 건 끊어서는 못 읽고 자주 나오는 거라 거의 사이트워드화 되었죠. 그런 게 쌓여서...
파닉스를 하고 나니까 오히려 감으로 찍는 버릇은 없어지고 읽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잘못 읽게 되네요.
제가 무시무시한 눈으로 등 뒤에 서서 끝까지 읽고 고르라고 했더니 계속 버벅대며 단어 4개 읽느라고
시간 오바된 문제도 꽤 있었어요. ^^;; 이 때 등짝을 좀...
2월부터 지금까지 챕터북은 정말이지 거의 안 읽었고, (12권 정도)
그림책도 한 줄짜리 빼고는 거의 안 읽고,
꾸준히 한 거라고는 3학년 스펠링 워크시트 5단원 - 한 단원에 책 5개 100자니까 500단어 파닉스 순서대로
읽고 쓰기 연습을 한 거네요. 영어 한 시간이 하루 30분 정도였어요. 예전에 비하면 팍 줄었죠.
딴짓을 많이 하면서 푸는데 그렇게 푼 건 거의 다 '나가리'라는 것이 증명이 되었네요.
월1회 영어 체험 수업을 하는데 읽기도 그럭저럭이고 말하기도 손 놓고 있으니 효과가 영 없어요.
대책을 세워야 할 때네요.
3점대와 4점대의 특징 - 파생어 읽기 연습을 확실하게 해야 하네요.
과거 시제형 접미사 -ed
명사 전성 접미사 -or/er -tion -ness 정도?
형용사 전성 접미사 -ly -ful
라틴계 접두사 ex-, re-, un-
비교급, 최상급 접미사 -er -est
분사형 -ing (특히 단모음, 장모음 단어 구별을 잘 못해요. raging을 래깅으로 읽었어요.)
저도 공부는 아이 스스로 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그 쪽은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기고 있어요.
그렇지만 앞으로 무엇을 하든 기반이 되는 언어 부분은 그냥 놔 둘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독서 지도나 쓰기 지도는 시간을 내서 붙잡아 놓고 관리하고 있어요.
일기도 혼자 쓰게는 안 놔둬요. 홍박샘님 조언처럼 대부분 유도작문 합니다. 자유작문을 할 능력이 안 되네요.
영어는 이왕 시작한 거 학원 진도에는 지지 말자는 오기가 있어서 선행도 마구 일삼고 있는데요.
이쯤에서 고민을 조금 합니다.
맘 먹고 3개월 정도 애를 잡아 놓고 하면 4점대로 올리는 거 자신은 있어요.
4점대로 올리려면 지명, 인명, 숫자, 단위, 외국어 같은 다소 생소한 단어들도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하려고 세계사와 지리책을 퍼나르고 있는 거라니까요. 무의식중에 올리려면 필요하구나 했나봐요.
그러니까, 조금 노력해서 읽기를 올릴 것인가.
아니면 3점대에 머물면서 좀더 다양한 책들을 편하게 읽으면서 쓰기까지 다지며 갈 것인가.
어느 쪽도 아이는 스스로 의지가 거의 없고 엄마가 하자는 거 영문도 모르고 따라오고 있는 실정이구요.
4점대로 올려도 속된 말로 엄마가 가오가 서고
쓰기가 잘 되도 엄마가 가오가 서는 건 똑같아요. ^^;;
읽기는 유지하고 말하기와 쓰기를 좀더 해 본다 하는 쪽도 있긴 한데,
이건 한국어 발음이 또 망가질까 신경쓰이기도 하구요. 제일 금방 까먹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쓰기는 국어도 아직 작문 수준이 낮아서 선뜻 선택이 안 되네요.
국어 작문, 영어 작문, 둘 다 하기가 쉽지 않아요. 발상이 좀 달라서 저도 헷갈리거든요.
아이의 자연스러운 감각에 맡기려고 하는데 자연스러운 감각이 있는지 아직 확신이 없네요.
유치한 자존심이라 할지라도, 뭘 하는 게 제일 좋을까요? 골.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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