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미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어느 하루 미국의 시골 해변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 구석에 포크레인이 하나 서있고 그 긴 팔에는 DAEWOO 로고가.
말도 못 알아듣는 아이에게 한국 중장비가 여기에 서 있으니 참 자랑스럽다고 했네요.
그 날저녁 그 동네 Seafood 식당에 갔는데 한국이 또 하나 있었으니
계산기 위에 붙어있는 미국 부부 사이의 동양 아기가 한국 입양아였습니다.
무슨 사연으로 그 시골까지 왔을고....가슴도 아프고 미국인이 고맙기도 했습니다.
1년 여 있다 귀국하면서 SONY 텔레비전 General Electric 냉장고를 쓰다 들고 귀국했어요.
한국에서 그건 외제 전자제품이 무척 비싼데다 사용하던 이사물품에는 관세가 안붙으니
유행따라 그런 물건 사들고 왔습니다.
2000년 미국으로 또 이사를 갔습니다.
살 집에 필요한 물건 사러 갔더니 약간 판도가 달라져있더군요.
LG 냉장고와 세탁기가 미국 주부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고 삼성 휴대폰이 판을 칩니다.
으음... 그래도 삼성이 한국 것인 줄 모른다는 둥, LG는 유럽에서만 인기라는 둥...
가정집 마다 한국 전자제품이 있는 건 아니지만 공공기관에 가면 TV 등이 삼성이나 LG제품이고
현대, 기아 자동차는 좋은 차 그러나 저소득층이 사는 차 정도의 이미지더군요.
4년 여 후 귀국하면서 전자제품 하나도 안 사왔습니다.
한국인들 사이에 외국 전자제품을 사는 건 촌스럽고 웃긴 일이 되어있었어요.
1998년과 2004년, 기껏해야 6년 사이에 그렇게 판도가 달랐습니다.
(그릇을 좋아해서 그릇은 많이 사왔는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고 싶네요.)
2007년 또 미국으로 이사갔습니다.
귀국과 해외 이사를 3년 간격으로 3번....제 인생도 참 바쁘죠?
전자제품은 확실히 한국산, 그 가운데 삼성 휴대폰은 완전히 애들 말마따나 대세였습니다.
자동차도 값에 비해 가치가 높은 차로 미국 친구 중에 한국차를 갖고 있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의아했어요. 내 짧은 생애게 한국 물건이 미국 마켓에서 이렇게 대접을 받다니.
애국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짧은 시기에 혁혁한게 한국산이 빛나리라 상상이 안되어서죠.
2년 후 귀국하면서 아무 것도 안 샀습니다. 트렁크 3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말 대단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입양아를 보내 불임부부를 기쁘게 한 것, 전자제품 보내 주부를 기쁘게 한 것,
자동차를 보내 아저씨들을 만족시킨 것이 아니라
K-Pop을 보내 10대들을 환호성 지르게 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였다고 하지만 미국의 제 아들 친구들도 종종 한국 아이돌 CD를 요구해서 사다줍니다.
얼마 전에는 다 찢어진 소녀시대 화보를 5불에 팔았다네요.
10대들이 한국 것, 한국 노래, 한국 문화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일본에게 가장 부러웠던 것이 전 세계 아이들이 닌텐도 게임기를 갖고 논다는 것이었습니다.
꼬마들 손에 들린 닌텐도, 부모를 졸라 마련하는 닌텐도를 가지면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흠모하며 자라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일본에 품는 생각은
소니와 토요다를 사는 기성세대의 구매력 보다 길게 볼 때 엄청난 가치가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돌들의 노래와 춤이 닌텐도 만큼의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서구인들에게 절도있으면서 동시에 개성있는 K-Pop 전사들의 군무가 상상히 신선할 겁니다.
어린 시절의 자유를 몽땅 반납해가면 군대처럼 훈련받고 성장하여 가수가 되는
시스템을 서구인들은 죽어도 못 해낼 겁니다.
그 과정에 문제도 있고 어린이들이 상품화 되어가는 게 마땅치는 않습니다만,
그것이 꿈인 아이들이 기쁘게 받아들여 이렇게 꽃을 피우면
문화가 되고 상품이 되고 국력을 모으는 힘이 되는군요.
7월 말 소녀시대 공연 표 확보했습니다.
남편이 두 시간 손가락 부러지게 전화해 family 표 3장 샀다네요.
신나게 꺅꺅거릴 아들놈 끼고 짧은 치마 이쁜 애들 보러 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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