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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소개> Uri Shulevitz 의 How I Learned Geography & Allen Say의 Kamishibai Man

  • 타조알
  • |
  • 2011-09-03
15

어린 시절 읽었던 그림책에 대한 잔상들이 아직까지 아련한 꿈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것들을 간직하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제목조차 기억하지 못하니 어디가서 찾을 도리도 없네요.

이젠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면서 어린 시절에나 느꼈던 찐한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저한테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이 시간이 울 아이들에게 추억의 일부로 자리하게 될 것이고

저 또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길러 낸 행복했던 시간들과 더불어 이 책들을 함께 떠올릴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보석같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먼저,Uri Shulevitz의 How I Learned Geography.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입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Author's Note를 보고서야 알았네요.

폴란드 태생의 작가는 4살에 전쟁을 겪고 여러 나라를 전전하며 살게 됩니다.

 

비참하고 배고픈 생활 중에 아버지는 어느 날, 빵 대신 지도를 사옵니다.

가진 돈이 너무 적어 배고픔을 덜어 줄 만큼의 빵을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어린 아이는 아버지가 원망스럽습니다.

 

초라한 공간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그 사람들이 먹는 초라한 음식에도 부러움을 이기지 못해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귀를 막아 버립니다.

침울하던 방에 환한 지도가 들어오고 아이는 어느새 그 속에서 비참함과 배고픔을 잊고 상상 속에 세계 구석구석을 누빕니다.

낯선 지명들로 rhyme도 만들어 보고 종이 조각에 그려보고 끄적여 보구요.

 아이는 이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선물이 아이에게 마음으로 전해지는 순간입니다.

 맨 왼쪽의 사진은 작가의 7~8세 적 사진이고,

가운데 사진은 그가 10살 때 그린 아프리카 지도입니다.

종이가 너무 귀해서 편지지를 보통 앞뒷면으로 사용하던 시절,

운 좋게도 뒷면을 사용하지 않은 편지지에 그린 것이랍니다.

마지막 사진은 13살 때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 Turkestan의 시장 모습을 그려 본 것으로

그 때부터 작가의 미술에 있어서의 재능이 인정을 받기 시작한답니다.

아버지의 선물인 지도는 아이에게 현재의 고통을 잊게 하고, 맘껏 꿈 꿀 수 있게 하고,

미래의 꿈을 키워주는 훌륭한 도구였지요.

하지만 불행히도 열악한 환경 탓에 중간에 잃어 버리고 말아요.

작가는 기억에 의존해서 아버지의 지도를 새롭게 복원해 낸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적인 작품들을 선물하는 훌륭한 작가가 되기까지

이런 가슴 찡한 스토리가 숨어 있었다니 이 분의 작품들이 새롭게 다시 보이네요.

 

 

두 번째 소개해 드릴 작품은 Allen Say의 Kamishibai Man.

Kamishibai Man은 오래 전 일본의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스토리텔러입니다.

우리의 엿장수가 가위를 찰칵거리며 아이들을 불러 모으듯이

Kamishibai Man은 나무 막대기 두개를 찰칵찰칵 부딪쳐 가며 아이들을 불러 모아 맛있는 사탕을 팔곤 했답니다.

자전거에 여러 장의 그림을 싣고 다니면서 그 그림을 넘겨 가며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 주고 말이지요.

아이들은 코 묻은 돈을 꼭 쥐고 달려 나와 맛있는 사탕을 사먹으며 정신없이 그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TV가 보급된 후 그만 모두들 시큰둥해져 버린답니다.

더이상 이야기를 들려 줄 대상이 없어져 버리자 Kamishibai Man도 쓸쓸히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이제 호호백발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전직 Kamishibai Man,  다시 한 번 예전처럼 거리로 나가 멋진 이야기를 풀어 놓고 싶습니다.

예전처럼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위해 맛있는 사탕을 만들어 자전거 위의 박스 맨 아래 서랍에 차곡차곡 넣어 줍니다.

 

삐걱거리는 다리를 건너 예전의 그 풍경들을 마주하니 할아버지는 상쾌하고 반갑고 행복합니다.

이야기 카드들과 할머니가 만들어 준 보석같은 사탕들이네요.

지금껏 함께 동고동락한 할머니에 대해 새삼 고마운 마음입니다.

도시의 거리는 너무도 많이 변해서 할아버지는 모든게 낯설기만 합니다.

그래도 자리를 잡고 숨을 고르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러가지 레파토리가 있지만 할아버지는 먼저 그 옛날 할아버지 자신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기로 합니다.

할아버지가 한창 Kamishibai Man으로서 많은 아이들을 불러 모아 이야기를 들려주던 시절의 모습이군요.

아이들이 넋을 놓고 보고 있네요.

어느덧 집집마다 TV가 보급되고 할아버지는 이제 더이상 이야기를 들려 줄 아이들이 없습니다.

찰칵거리는 나무 토막 소리도 TV 시청에 방해가 되는지 어린 여자아이가 '쉿'하고 할아버지를 막아서네요.

서글픈 할아버지, 공원 벤치에서 사탕을 점심삼아 드시고 계십니다.

늘 돈이 없어 이야기만 열심히 듣고 사탕을 먹지 않던 아이가 할아버지 앞에 섭니다.

늘 사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아이, 이번에는 TV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할아버지는 유일한 관객 앞에서 이야기를 들려 주고 아이는 입을 헤~ 벌리고 열심히 듣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탕을 쥐어 주려는데 아이는 그만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가 버리고

그게 그 아이의 마지막 모습, 할아버지의 마지막 스토리 텔링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을 즈음,

사람들이 할아버지 앞에 가득 모여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군중 속에서 '제가 바로 그 아이였어요!'라는 목소리가 들렸거든요.

할아버지의 이야기와 함께 성장했던 사람들이 추억을 더듬으며 반가운 마음에 그 옛날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듣고자 요청합니다.

우렁찬 박수 소리와 함께요.

변함없는 알록달록 예쁜 사탕들까지 사람들에게는 반갑기 그지 없네요.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TV 전파를 타고 전해집니다.

할머니는 내일부터 평소보다 두 배나 많은 사탕을 준비해 주실 예정이고

할아버지는 기쁜 마음으로 내일도 또 그 다음 날도 모두에게 기쁜 마음으로 추억의 선물을 전하고 다니기로 마음 먹습니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

가슴 깊은 곳까지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쑥쑥 식구들과 나누고 싶어 들고 나와 봤는데 우째 괘않았는지요.

초게에 왠 그림책?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나

저처럼 유년의 기억의 끈을 놓지 못하고 거기서 종종 헤엄치는 많은 분들과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그 또한 행복할 듯 하여...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새 학기를 보내고 계신 모든 쑥쑥 식구들,

매순간 감사하며 행복하시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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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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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여사
  • |
  • 2011-09-08 11:32
답댓글

와.. 정말 좋은 책입니다...

저두 좋아하는 작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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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빙화
  • |
  • 2011-09-05 11:30
답댓글

타조알님. 완전 반가워요.^^

은*도 잘 지내지요? 이젠 어엿한 고학년이네요.

저희도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 참 좋아해요.

따뜻한 오렌지 색감의 그림들, 보고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저책은 작가의 경험담을 담은 책이라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저희는 아직 못읽어봤네요.

Allen Say의 그림책도 몇권 봤는데 소개해주신 책은 못봤어요.

요즘 책소개가 뜸했는데, 초게에서 이렇게 멋진 그림책들을 보니 넘 반갑습니다.

밑에 댓글을 보니, 아드님 그림책 읽어주시나봐요.^^

예전에 어찌 한시간씩 그림책을 읽어줬을까 싶으면서도

그시간들을 돌아보면  행복하네요..

나중에 아드님에게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타조알님 한번씩 은*소식도 전해주세요. 시간날때 블로그도 구경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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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조알
  • |
  • 2011-09-05 16:20
저두요, 저도 완전 반가워요~
예림이 소식도 궁금해요.
요즘 책 소개도 그렇지만 진행기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진행기 볼 때 그 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주기적으로 보게 되다보니
친근하고 함께 키우는 느낌도 들더라구요.
특히 울 예림이 소식 올라오면 너무 반갑고 흐뭇한 미소로 보게 된답니다.
저희는 이제 학년이 올라가니 무언가를 공개하기가 망설여져요.
좀 더 어릴 때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맛에 볼 수 있었는데...
글구 이제 막 올라오는 예림이 같은 새싹들이 워낙 잘하니까요.
로빙화님도 하루 한 시간 씩 그림책 읽어 주셨군요.
우와, 일 하시고 집에 돌아오면 피곤하실텐데 대단하셔요.
그러니까 우리 예림이가 그리 탄탄하게 갈 수 있겠지요.
저희 집은 읽어주는 것만 좋아하니 어쩔 수가 없어요.
블로그 관리를 넘 안해서 오셔도 별로 보여 드릴게 없어서 어쩌나...
그래도 자주 뵙는 게 저한테 큰 행복이에요.
댓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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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누리맘
  • |
  • 2011-09-04 16:19
답댓글
앗~~ 타조알님이시당~~~

잘 지내시지요? 아이들도.. 잘

예전에 봤던 넘넘 날씬하고 이쁘신 얼굴이 바로 그려지믄서.. ㅎㅎ 반가운 마음에 댓글부터 달아요.

보석 같은 그림책 소개~~ 정말 감사합니다.

감성이 풍부한 여아들에게 더 잘 받아들여질 책이지만 .. 아들내미 말고 저를 위해 꼭 찾아 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울 아들은 요즘 코믹한거 위줄로만 봐 주어서.. 감성 풍부하고 말랑 말랑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 마음을 많이 접고 있답니다. ㅎㅎ 이 책들 보여주면.. 아마.. . 한번 딱 보고 말 것 같아요. ㅎㅎ

좋은 책 소개.. 감사드리고.. 자주 뵈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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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조알
  • |
  • 2011-09-04 19:51
어머머, 윤성누리맘님!
이제 초게로 넘어 오신건가요?
전에 뵈었을 때 제 앞에 앉으셔서 너무 잘 웃어 주시고 말씀도 잘 해 주셔서
주변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주시는 분이라고 느꼈거든요.
궁금해서 유게 몇 번 가서 글도 읽어보고 그랬답니다.
코믹한 거 좋아하는 아들, 저희 집에도 있어요.
저 위에 있는 책들은 제 취향인 듯 한데 아들은 제가 읽어주는 것은 다 좋아해요.
혼자선 잘 안보구요.
그래서 오래도록 읽어 줘야할 팔자인가봐요. 애구구, 고달퍼요 ㅠ.ㅠ
댓글 감사드려요.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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