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엄마들이 육아에 관심이 많다보니 책도 많이 읽어 주고 해서 인지 4살 이전에 책을 읽는다는 얘기 참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일단 책을 아이가 좋아하면 한글떼기 반은 성공한듯 싶구요. 용준이도 책을 보며 자연스럽게 낱글자 까지 읽고 있으니 말이죠... 참, 플레쉬카드는 조금 이용했네요. 그런데 요즘은 영어도 한글과 정말 똑같은 과정을 거쳐 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단어를 그야말로 통으로 인식하고, 문장도 한 덩어리로 인식을 하면서 읽기를 시작하던 군요. 책속에 있던 단어를 단어카드로 문장으로 만들어 보여줘도 단번에 읽는거 보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다른맘들은 얘기하더군요. 아들 한글, 영어 공부시키는데 돈 안들어서 좋겠다구요... 우리모두 책속에서 해답이 있음을 명심하고, 오늘도 책 열심히 읽어 줍시다요.... 초록토끼님의 글입니다. > 하루가 멀다하고 부산에 전화다. > 지금이야 일주일이 다가도록 안하는 전화를 그때는 무진장 자주 했었다. (울 엄마 삐짐^^) > 워낙 말이 늦고, 또 가뜩이나 전화받기를 싫어해서 목소리 듣긴 하늘에 별따기였다. > > 친정엄마랑 전화하는데 엄마는 주희자랑이 늘어지신다. > "책을 얼마나 잘보는지..." > 다시 부산으로 간 후부턴 주로 단행본위주로 매달 책을 얼마간 사서 부쳤었다. > 밤새 인터넷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좋은 책을 고르고, 교육엑스포는 꼭 구경가서 출판사별 목록표를 챙겨오곤 했었다. > 친정엄마께 얘 맡긴 것두 모자라 책까지 읽어줘달란말 하긴 정말 죄송하지만, 난 제 자식만 생각하는 뻔뻔스런 딸이었고, "나두 나중에 내 손자한테 잘하면 되잖아"란 얼토당토않은 말로 괜한 멋적음을 무마시키곤 했다. > 친정엄만 주희에게 책도 잘 읽어주셨고, 늘 어딜가나 데리고 다니셨다. > 할머니의 오리새끼쯤 되었을까? 아니다 껌이다^^ > > 영어가 걱정이었다. 내가 데리고 있다면 그래도 이것저것 경험하게 해주련만, 할머니와 지내면서는 아무래도 힘들거 같아 신기한 영어나라를 시작했고, 주말이면 주희랑 만나 가끔 토킹머쉰을 가지고 같이 놀곤 했다. 그나마 명맥을 이어준 것이었으리라... > > 하루는 친정엄마랑 통화를 하는데, > "주희가 글자를 다 읽는다" > 하시는 거다. > > "무슨 그런... 아녜요..." > 난 할머니들의 과장된 내 손녀 천재만들기 쯤으로 흘려들으며, 아이들 한글이란 통글자가 어떻구 어쩌구 저쩌구 하며 한참을 내 주장만 펼쳤는데, > "아니 간판을 다 읽는다니깐...." > 속으로 난 '맨날 보는 간판이니까 통으로 외어읽는거겠지' 그렇게 흘려들었다. > 전화기 저쪽에서 답답해하시는 엄마를 모르고 말이다^^ > > 언젠가 하루는 주희가 우리집에 놀러를 ? 왔다. > 그래서 어디론가 이동 중 택시를 타고 가는데 (30개월쯤 됐을까) 지나가는 버스의 띵똥땡똥운수의 글씨를 읽어제끼는 게 아닌가? > 희안하기도 하지. 어디서 주워듣기로는 통글자가 어쩌구 문장이 어쩌구 하고 이론상 빠삭하게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나인데 이 웬 낱글자? - 생전 본적이 없던 글자를... > 그제서야 > "거봐, 내가 뭐라디?" > 의기양양하신 친정엄마의 말씀! > > 그 후론(사실 난 몰랐지만 그전부터) 3살부터 다닌 어린이집에서 별명이 한글나라였는데, 한가지 걱정을 전혀 하지 않게 해준 주희가 대견하고 고맙기도 하고... > 또 한편으론 그림으로 전해지는 그 많은 이야기를 다 읽기도 전에, 먼저 글로 책을 읽게 된 주희에게 왠지 뭔가 한가지는 놓치게 되는 중요한 것이 있는 것 같아 걱정도 되고 그렇다. > > 그 뒤로 주희는 4살쯤이거나 아님 그 이전부터 혼자서 책을 읽었고, 지금도 혼자서 책을 읽으며, 소리내어 읽기보단 눈으로 읽는다. > 어쩌다 내가 "엄마 좀 읽어줘"하면, 첨엔 좀 큰 소리로 읽다가 채 한페이지도 다 읽기 전에 중얼중얼 다시 눈으로 읽고 있으며, > "책 읽어라"는 얘기를 소리내어 읽으란 말로 이해하던 주희는 간혹 혼자 못 읽는다고 투덜댈때도 있다(졸릴 때..책 읽어달라며..^^) > "눈으로 볼 줄 밖에 모른단 말예요~~" > 그럴 땐 내가 얘기해 주었죠 > "주희는 눈으로 책을 읽는 거야" > 그럼 신기해 하며 그 뒤로 " 전 책을 눈으로 읽기도 하죠?" 한다. > 주희에겐 눈으로 읽는다는 말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 > 책을 소리내어 읽는 것이 좋은 것인지, 그냥 읽어도 좋은 것인지 난 잘 모르겠지만, > 글을 알기전 말을 할 수 있을 때 엄마가 읽어준 동화책을 듣고 외워, 이야기를 지어내며 능청맞게 읽어대는 우습고도 귀여운 시기가 우리주희에게 없어서 아쉬울 때도 있지만, > 말과 글이 동시에 익혀지고, 글이 귀에 들릴 무렵, 눈으로 읽을 수 있었으니, 어쩔 수 없을 것이다. > 그래도 책읽기를 좋아하고 즐겨하니 난 다만 그런 주희를 보는 것이 즐겁다.^^ > > 친구엄마들 왈 "책만 읽어주고 한글 저절루 익혔단 얘기는 순 거짓말이야" > ㅋㅋ 약간 미안할 때도 없진 않다. > >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시킨 것도 아니니 어쩔수 없지요. > > 다만 영어는 문자를 천천히 익혀 엄마가 읽어주는 소리와 아름다운 그림을 보며 상상하는 시간을 아직 많이 갖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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