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왜 이렇게 어려운지...
힘든 건 견디겠는데 어려운 건 정말 풀수 없어서 난감...
큰 아이 키우면서 저도 엄마라는 건 첨 해보는 거라 밤낮없이 우는 애랑 밤낮 해메는 건 당연지사...
눈치없고 약지 못해서 버벅대는 건 다른 엄마들 몇 배...
성향이 아주 다른 둘째를 5년 터울로 갖다 보니 두번째라고 녹록치 않고 이것도 대략난감...
주관 뚜렷하신 우리 첫째 따님 덕분에 어제 뚜껑 열려 게시판에 저 대신 대책 좀 세워 주세요~ 하려다가
오늘 하니비님 칼럼 읽고 급반성 모드...
그래서 글의 주제가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우리 아이 자기주도 영어학습이 안돼요ㅠㅠ" 에서
"아이를 존중하며 키우는 것이란?"
에잇, 박쥐같은 엄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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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세월아 네월아 느긋한 우리 딸!
요 나이 땐 멍때리는 것도 큰 특권이고 꼭 해야 할 일이라기에
시간 좀 많이 내주려고 애 좀 썼습니다.(제 욕심 버리느라...)
2학기 시작하면서 일주일에 방과 후 수업 주산 딱 한개 듣습니다.
일주일에 총 2시간입니다.
친구들이랑 놀 시간이 없는 것 같아(다 학원 다니느라 바쁘네요)
1시 40분 수업 끝나고 학교 주변 벗어나지 말고 원할 때 까지 있다 오랬습니다.
놀기도 하고 도서관도 가라구요.
집에 오면 영어 1시간 저랑 공부합니다.
학교 숙제하고 진도에 맞춰 수학 문제집 풉니다.
이건 30분도 안걸리는 날이 태반입니다.
집에 오면 3시, 위의 과정을 다 하는데 저녁 7시를 훌쩍 넘깁니다.
딴 식구들 배고프다고 재촉해야지 겨우 끝냅니다.
밥 먹으면서 20분짜리 리틀베어 보는데 친구랑 놀 약속 했다고 보는 둥 마는 둥 시계만 봅니다.
엔딩 음악 나오면 무섭게 뛰쳐 나갑니다.
밤 9시에 전화로 오라고 해야지 투덜대며 옵니다.
일찍 나가 놀고 싶으면 빨리 숙제랑 할일 마치고 저녁 밥 일찍 먹고 나가 놀라고 했습니다.
저도 딸램 무지하게 놀리고 싶습니다.
지금 안놀면 대체 언제 놉니까?
근데 빨리 안합니다.
어제 또 숙제도 안하고 5시 다 되도록 시체처럼 늘어져 있길래 욱 하고 소리질렀습니다.
대체 너 왜 그러냐고.
딸램 암말도 안하고 버팁니다.
학교 숙제만 하고 실컷 놀고 싶은게 네 소원이면 영어고 수학이고 다 관두자 했습니다.
나 네가 그러는 꼴 정말 보기 싫다,
엄마는 네가 영어 때문에 나중에 고생할까봐 미리 쉬엄쉬엄 해두자는 거였는데,
네 의지없이 엄마때문에 억지로 공부 할 생각에 미리 진이 빠져 이렇게 무기력 한거라면 그만 두자 했습니다.
엄마가 잘못한 거라고.
딸애의 모습은 망중한을 보내며 멍때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하기 싫은 거를 앞두고 시간만 질질 끄는 모습이었습니다.
주산도 그만 두고 싶으면 그만 두라고 할 요량입니다.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습니다.
엄마 혼자만 뚜껑 열리고 리액션 없는 딸램!
어떻게 하나 지켜보니 학교숙제 눈썹이 휘날리게 휘리릭~
수학 문제집은 생각해보니 부담 안되서 휘리릭~
밥 먹으면서 무자막 영어비디오를 작년부터 한번도 안걸렀는데
보자 소리 안합니다.
그래서 안틀어줘도 암말도 안합니다. 왜 안보냐는 둥 그런 소리 할 줄 알았는데...
영어 공부 당근 건너뛰고 나가 놉니다.
딸은 어제 발 뻗고 잘 잡디다.
저는 뒤통수 여러 번 맞고 정신 못차렸는데 말이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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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읽기 시작한 쉬운 리더스와 그림책이 2000권 정도 되었습니다.
파닉스도 이제 되고 읽기 능력도 어느 정도 갖추진 딸이 원하는 것은
엄마랑 각잡고 소리내어 읽고 집듣도 하고 워크시트도 푸는 빡빡한 1시간이 아니라
재밌게 낄낄거리고 즐길 수 있는 책(영어든 한글이든)을 빈둥거리며 읽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딸이 원하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걸 요렇게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엄마 욕심에
온갖 감언이설로 딸을 설득하여 잘 가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딸은 전~혀 받아 들이지 않고 기냥 꾸역꾸역 하고 있었던 겁니다.
본인이 결심이 서지 않으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딸을 저는 왜 못받아 들이는 걸까요?
제 욕심 때문이겠지요.
헌데 좀 억울합니다.
엄마의 욕심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사랑하고 아껴서 그랬는데~
너무 힘들까봐 도와주려는 거였는데~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건데~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소리입니다.
아이랑 관계를 망친 부모들의 하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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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은 엄마표 영어든 뭐든 안되는 아이입니다.
자기표 아니면 안할라는 아이입니다.
자기표 하면 끝내주게 잘하는 아이입니다.
제 평가가 아니라 다른 분들의 평가입니다.(조금 부끄~)
아이가 도와 달라고 할 때 도움되는 엄마 되고 싶습니다.
아이 뒤에서 도 닦고 칼 갈기로 결정했습니다.
실력도 인성도 안되면서 나를 따르라 하는 엄마 힘에 겨워 못하겠습니다.
제가 좀 강적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한계를 금방 느끼고 많이 배우기도 합니다만,
심신이 만신창이입니다.
그것도 자식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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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비님 칼럼에 나온 '아이를 존중하며 키운다'라는 말에 새삼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제 아이 존중하며 키운다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노력은 한다고요.
다시 생각해보니 아이를 존중하며 키우는 엄마란 가당치도 않은 말이었습니다.
아이의 말을 잘 듣기는 했습니다.(존중하며)
근데 생각하면서 들어준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생각을 잘 헤아리지 못했겠지요.
아이의 의견을 잘 듣기는 했습니다.(존중하며)
근데 제 맘에 들면 허락하고 제 기준에 어긋나면 금지시켰습니다. 부드러운 말로~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본인이 느끼면서 자라나야 할텐데 그 과정을 원천봉쇄 한 것 같습니다.
우리 딸은 못난 엄마땜에 챨스 같은 머리를 타고 났어도 챨스 같이 반듯하게 자라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애들은 알아서 잘 하니 저나 좋은 엄마 노릇, 부모 노릇 배우면서 아이들 망치지나 말아야겠습니다.
저 너무 비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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