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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이 똑!

  • 빨강머리앤
  • |
  • 2011-09-17
44

놀이터로 놀러 나간다던 우리 두 딸..

"엄마~~!!!!!!" 귀청이 떨어지게 울며 들어오더군요.

작은 애는 울고 큰 애는 동생이 구름다리에서 떨어졌는데 팔이 안 움직인다며...

두 팔을 뻗어보게 하고 비교합니다. 흠.. 아직 안 부었군..

손가락을 움직여봐라.. 손목을 살살 움직여봐라...

움직이긴 하는데 아프다고 웁니다.

만져보니 살살 열감이 오르기 시작하더군요.

비상용으로 있는 붕대로 손가락 끝부터 팔꿈치까지 둘둘 감습니다. 다른 붕대 묶어 목에 걸고 팔 걸어 지지시킵니다.

시계를 보니 오후 4시가 다 되어가고 근처 정형외과 전화를 거니 토요일이라 안 받네요..

같은 아파트 사는 친정아버지 불러 (남편은 요런 일 터질 줄 모르고 토요일이라 등산을... 참.. 뭐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가까운 준종합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이런 날 큰 병원 응급실 가면 몇 시간 걸려도 기부스 하기 힙들죠잉~~)

나가면서 부어오를 팔에 대려고 얼음팩 수건에 감아 대주고 심하게 놀라면 오한이 올 수 있으므로 망토형 잠바를 챙겨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차에서 부터 덜덜 떨며 춥다고 하더라구요.

병원 가서 진찰하려고 붕대를 풀러보니 그 새 부워 올랐더군요. 엑스레이를 찍으려는데 손바닥 위로 보게 뒤집지를 못하대요..

확인 결과 오른쪽 손목이 똑!! 부러졌더라구요. 에구~~

아들도 아닌 딸 키우면서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반깁스 하고 일단 왔네요. 월요일에 정형외과 의사를 만나야 제대로 된 깁스를 할 수 있겠죠..

이제 짧아야 한 달 길면 두 달...

모든 것을 왼손으로 해야 하는 딸과 그 딸의 하수가 될 저의 고난의 길을 생각하니 끅 끅.. 목이 메입니다. ㅋㅋ

이런 와중에도 '왜 팔이 부어?' '어디가 부러졌어?' '왜 내가 엑스레이 찍는 게 엄마가 파랗고 무거운 걸 (납 가운) 입어?''엑스레이 기계가 떨어지는 거야?' '왜 붕대를 적셔?' '어떻게 이게 딱딱해져?''왜 따끈따끈 해져?''왜 엄지는 붕대를 감지 않아?' '왜 손목이 부러졌는데 팔꿈치까지 해?' '춥지도 않은 데 왜 몸이 떨려?' '팔에도 심장이 있어? 왜 팔에서 쿵쿵 심장이 뛰어?' 등등등 끊이지 않는 질문을 하대요..

그 많은 질문에 용케 다~~~ 대답해 준 나의 참을성과 '이럴 때 엄마가 간호사인게 너무 좋아' 라는 말을 듣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흐믓해 한 나의 자만감에 그래도 하루를 잘~~ 보내고 꿈나라로 보냈습니다.

그래도 머리 안 깨진 게 어디냐.

지난 주에 어린이 대공원에 다녀오길 잘했지..흐흐

요새 책도 잘 안 읽으려고 해서 맘에 안 들었는데 이 참에 책이나 많이 읽게 되면 좋겠군.

자기 중심적인 울 둘째딸이 이런 기회에 장애인의 고통을 몸소 경험하고 남을 잘 돕는 인간이 되면 좋겠네..

등등 점점 좋은 것들이 떠오르네요. ^^

누구나 다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행복을 느낄 수는 없지요.

독고진 버전으로다가... '아무나 엄마'는 되지 않으려구요. ^^

아! 또 하나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네요!!

여름이 지나간 게 얼마나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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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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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라멜 라떼
  • |
  • 2011-09-20 22:29
답댓글

어머나...

보통 이런 이야기 들으면 "많이 놀라셨겠어요?"가 인사인데, 앤님은 너무 침착하셔서 이런 멘트가 어울리지가 않네요. 직업이라 그러신지 정말 침착하세요.

전 이런 경우... 아마도...애보다 더 호들갑 떨며, 일단 울먹이며 남편한테 전화합니다. ^^;;

그리고 좋은 소리 못듣죠. ㅠ.ㅠ

 

그나저나 불편해서 어떡해요?

무더위 지난 간 걸 천만다행이라 위로드려야 겠어요.

그래도 앤님은 워낙에 긍정적이라, 잘 보내실 것 같아요.

따님이랑 같이 기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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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1-09-23 23:41
이 아가 팔 뿌러진 아그가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잘 지냅니다. 숙제 면제 (담임샘이 팔 다 나을 때까지는 하지 말라네요.. 일기. 독서록. 복습노트 )가 무색할 정도로 왼손으로 글도 잘 씁니다. ㅋㅋ
친구들이 도와주면서 많이 친해졌다고 좋아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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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am4ever
  • |
  • 2011-09-19 21:03
답댓글

저도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시작 일주일만에 팔이 똑 부러져서 깁스를 두달 가까이 한 기억이 있답니다.

엄청 불편해요...목욕할때 물도 안들어가게 해야 하고...

 

따님이 많이 아팠을 텐데 그 와중에 호기심 어린 예쁜 질문들을 많이 했네요.

뼈야 어리니까 금방 잘 붙을테니 아픈 동안에 재미있는 추억도 쌓고

엄마의 소중함(?)도 더욱 깨닫는 시간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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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1-09-20 10:29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 될까요? 엄마를 다시 시녀처럼 부려먹는 시간이 된 듯... ㅋㅋ
목욕할 때 비닐 랩으로 둘둘 말아놓고 했습니다. 평소 간단히 하던 것들이 결코 간단한 과정들이 아니라는 게 새삼 더욱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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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원진현맘
  • |
  • 2011-09-19 17:00
답댓글

아구 얼마나 아팠을까요?

 

여름이 지나간게 얼마나 다행이야~

 

맞습니다. 정말 다행이지요.

 

작년 어린이날 남편 친구네 가족들과 불꽃놀이를 보러 갔었어요.

애들끼리 신나게 놀다가 혜원이가 갑자기 미끄러져 넘어졌지요.

모래가 깔려있었는데 밤이나보니 못보고 미끄러진거에요.

 

아프다는 아이에게 전 왜 뛰어다니느냐, 금세 나아질 것이다...잔소리만 늘어놓았어요.

크게 열이 나지도 않고 팔꿈치를 폈다접었다 할 수 있어서 괜찮다 했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네요.

 

남편이 혜원이를 데리고 정형외과에 가보니 어깨뼈 바로 아랫쪽 팔뼈가 금이 갔다고 하네요.

조금만 위였으면 성장판이 다쳤을 수가 있었다고.

 

휴...그렇게 2달 반깁스를 하고 지냈답니다.

 

5,6,7월...아...젓가락, 나무 젓가락, 산적꼬지까지 몽땅 동원했어요.

 

여름이 아니라 얼마나 다행이라는 말씀...지당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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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1-09-20 10:26
어유.. 오랫동안 깁스하고 있었었네요...
우리 아이는 한달 정도..예상하던데.. 빨리 붙어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어요.
마땅한 옷이 없어 아침에도 한참 옷장에 붙어 서 있었네요. 바지도 한 손으로 올리고 내리기 편한 고무줄 바지를 찾다가 결국 츄리닝 입혀 보냈네요. 윗옷도 긴 팔은 안 들어가고 짧은 팔 입기엔 너무 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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