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로 놀러 나간다던 우리 두 딸..
"엄마~~!!!!!!" 귀청이 떨어지게 울며 들어오더군요.
작은 애는 울고 큰 애는 동생이 구름다리에서 떨어졌는데 팔이 안 움직인다며...
두 팔을 뻗어보게 하고 비교합니다. 흠.. 아직 안 부었군..
손가락을 움직여봐라.. 손목을 살살 움직여봐라...
움직이긴 하는데 아프다고 웁니다.
만져보니 살살 열감이 오르기 시작하더군요.
비상용으로 있는 붕대로 손가락 끝부터 팔꿈치까지 둘둘 감습니다. 다른 붕대 묶어 목에 걸고 팔 걸어 지지시킵니다.
시계를 보니 오후 4시가 다 되어가고 근처 정형외과 전화를 거니 토요일이라 안 받네요..
같은 아파트 사는 친정아버지 불러 (남편은 요런 일 터질 줄 모르고 토요일이라 등산을... 참.. 뭐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가까운 준종합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이런 날 큰 병원 응급실 가면 몇 시간 걸려도 기부스 하기 힙들죠잉~~)
나가면서 부어오를 팔에 대려고 얼음팩 수건에 감아 대주고 심하게 놀라면 오한이 올 수 있으므로 망토형 잠바를 챙겨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차에서 부터 덜덜 떨며 춥다고 하더라구요.
병원 가서 진찰하려고 붕대를 풀러보니 그 새 부워 올랐더군요. 엑스레이를 찍으려는데 손바닥 위로 보게 뒤집지를 못하대요..
확인 결과 오른쪽 손목이 똑!! 부러졌더라구요. 에구~~
아들도 아닌 딸 키우면서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반깁스 하고 일단 왔네요. 월요일에 정형외과 의사를 만나야 제대로 된 깁스를 할 수 있겠죠..
이제 짧아야 한 달 길면 두 달...
모든 것을 왼손으로 해야 하는 딸과 그 딸의 하수가 될 저의 고난의 길을 생각하니 끅 끅.. 목이 메입니다. ㅋㅋ
이런 와중에도 '왜 팔이 부어?' '어디가 부러졌어?' '왜 내가 엑스레이 찍는 게 엄마가 파랗고 무거운 걸 (납 가운) 입어?''엑스레이 기계가 떨어지는 거야?' '왜 붕대를 적셔?' '어떻게 이게 딱딱해져?''왜 따끈따끈 해져?''왜 엄지는 붕대를 감지 않아?' '왜 손목이 부러졌는데 팔꿈치까지 해?' '춥지도 않은 데 왜 몸이 떨려?' '팔에도 심장이 있어? 왜 팔에서 쿵쿵 심장이 뛰어?' 등등등 끊이지 않는 질문을 하대요..
그 많은 질문에 용케 다~~~ 대답해 준 나의 참을성과 '이럴 때 엄마가 간호사인게 너무 좋아' 라는 말을 듣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흐믓해 한 나의 자만감에 그래도 하루를 잘~~ 보내고 꿈나라로 보냈습니다.
그래도 머리 안 깨진 게 어디냐.
지난 주에 어린이 대공원에 다녀오길 잘했지..흐흐
요새 책도 잘 안 읽으려고 해서 맘에 안 들었는데 이 참에 책이나 많이 읽게 되면 좋겠군.
자기 중심적인 울 둘째딸이 이런 기회에 장애인의 고통을 몸소 경험하고 남을 잘 돕는 인간이 되면 좋겠네..
등등 점점 좋은 것들이 떠오르네요. ^^
누구나 다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행복을 느낄 수는 없지요.
독고진 버전으로다가... '아무나 엄마'는 되지 않으려구요. ^^
아! 또 하나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네요!!
여름이 지나간 게 얼마나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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