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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잠시 쉬어야지

  • 행복씨
  • |
  • 2011-10-22
32

바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집에 와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초 2 딸아이, 그 흔한 학습지도 문제집도, 정말 아무 것도 시키지 않지만,

집듣만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하루 10분이라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처음 엄마표를 시작했을 때의 제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아이와 함께 하는 영어 시간이 마치 목숨줄 같고,

그 시간이 방해되거나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작년 가을 처음 영어를 시작할 때는

우리 아이랑 영어책 재미나게 읽는 거야..... 하며 시작했습니다.

마음 한 켠 영어도 한글처럼 책을 읽다 보면 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없다고는 안하겠습니다.

근데 정말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제 마음이 조급해진 것 같습니다.

쑥쑥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무수한 책들을 보며,

그래! 저 책들을 다 읽히고야 말리라! 라는 무모한 각오도 마음 한 켠 자리잡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발전이 눈에 확확 보이면서 아이가 더 빨리 쭉쭉 나가길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둘째가 20개월...... ㅜ.ㅜ

몇 달 전부터 둘째때문에 내가 오로지 딱 하나 큰애와 함께 하는 영어 시간이 괴롭습니다.

방문 닫아 걸고 하면 방문 앞에서 통곡을 하고,

방문 열고 하면 책을 뺏어 홱 집어 던지거나 지 언니 머리끄댕이를 사정없이 당깁니다.

어찌 심술이 안나겠습니까.

하루 종일 얼굴 제대로 못본 엄마가 집에 와서 언니만 챙기고 있으니 말입니다.

결국 큰 아이 혼자 듣게 하다 보니, 20분짜리 책 한 권 달랑 듣고 끝내게 됩니다.

어쩌다 수학익힘 숙제 있는 날 버벅거리는 큰 아이에게 설명 좀 해줄라치면

역시나 달려드는 둘째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고......

 

엄마랑 함께 앉아 영어듣는 게 너무 좋은 큰아이인데,

엄마가 함께 안들어주니 신이 덜나는 모양입니다.

근데 어쩝니까..... ㅡ.ㅡ

 

큰아이 독서퀴즈대회가 20여일 남았습니다.

교내 대회면 과감히 아이에게 맡겨버릴텐데, 어쩌다 보니 학교 대표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학교 대표로 나가는 거라 단 몇 권이라도 엄마랑 같이 신경써서 봐야 할 것 같은 부담감에

얼마전부터 나날이 스트레스였습니다.

아무 것도 못하고 자는 밤이면 남편한테 짜증내는 날이 많아졌지요.

어느 날은 12시가 다 되도록 절대 잠을 안자고 저를 귀찮게 해대는 둘째를 보면

내 39년 인생 중에 올해개 가장 불행해!!! 해버렸습니다..... ㅜ.ㅜ

물론, 둘째때문이 아닙니다.........

직장이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쁜데다가

저를 너무너무 힘들게 하는 누군가로 인해 하루 종일 머릿 속에서 그 생각을 하고 사는 스트레스에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합쳐져서 그랬던거지요.

충격받은 울 신랑..... ㅜ.ㅜ (미안해.....)

 

독서퀴즈대회 때문에 스트레스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그러다..... 바로 어제 그냥 끈을 확 놓아버렸습니다.

그래! 쉬자!

 

독서퀴즈는 아이한테 과감히 맡겨버리고(울 딸 낙천적이라 책 다 읽었다고 거들떠도 안보지만 ㅜ.ㅜ)

영어는 집듣하던 쥬니비를 포기하고,

아이 혼자 즐기며 듣기에 편안한 어스본 파랑으로 바꿨습니다.

 

오늘 혼자 어스본 파랑을 들으며 킥킥대며 웃는 아이를 보며,

그래..... 쉬어 가는 게 맞는 거야......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쑥쑥에 글을 쓸 마음의 여유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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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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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kdlsgml
  • |
  • 2011-11-17 09:06
답댓글
정말 욕심을 버리고 기다리는 것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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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주
  • |
  • 2011-10-27 14:13
답댓글

저도 초4남아와 23개월 딸래미 있어요..ㅎㅎ 동병상련...

저도 욕심버리고 쉬면서 하니 좀 짜증이 덜나네요..

오빠가 읽어주는 영어책듣자해도 징징..

그래서 혼자하고 가끔 읽어주고..그래도 안하는거 보다는 나으려니 하고합니다..

기운냅시다..쉴때는 확실히 쉬고 단련합시다..홧팅!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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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씨
  • |
  • 2011-10-29 23:33
네^^ 쉴 때는 확실히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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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니여니하니
  • |
  • 2011-10-27 10:18
답댓글

저도 요즘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저는 직장맘은 아니지만 애들이 커가니 제 스트레스도 같이 커져가고 있었고

올해 이런저런 아픈 몸 때문에 많이 위축이 되어있어 더 신경이 날카로웠거든요

님의 글 마지막에 정말 제 맘이 편안해 지는 기분이 느껴지네요.

알지만 쉽지않은 현명한 길을 실행하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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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씨
  • |
  • 2011-10-29 23:34
건강이 최고지요.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들도 잘 챙길 수 있잖아요.
식사 잘 하시고, 운동 열심히 하시고, 마음도 편히 잡수시고..... 좋은 건 뭐든지 다 하셔서
건강회복하시길 기도합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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