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9일 학여울 킨텍스에서 뉴질랜드의 동화작가 조이 카울리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위시워시나 선샤인리더스, 뉴위시워시 시리즈로 딸아이가 엄청 좋아하는 작가 리스트에 들어있는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다니~신청 전부터 가슴이 뛰었답니다. 게다가 홍박사님도 함께 뵐 수 있는 더블 찬스~
사실은 학교를 빠지고라도 아이에게 조이 카울리와의 만남을 가지게 해 주고 싶었지만
아이의 중간고사날이라, 그건 그저 저의 바램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제가 만난 조이 카울리는 정말~할머니셨습니다.
70살이라는 나이치고는 상당히 정정한 모습이었지만,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면 그냥 스쳐지나갈 여느 할머니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마술은 조이 카울리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반짝거리고 촉촉한 눈은 맑고 깨끗한 영혼을 보여주는 듯 했고요...그분이 유머를 사랑한다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정말 할머니의 눈이 아닌 장난꾸러기 소년같은 눈빛이었답니다. 맨 앞에 앉았던 덕에 굉장한 걸 보고 말았습니다. 정말 럭키한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이 카울리가 강연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으나, 그중에서도 정말 잊으면 안되는 것은 "재미"였습니다.
아이들은 모든 것에 "재미"를 기대합니다.
재미야 말로 모든 행동의 동기이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어,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와주는 원동력입니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공부가 괴로움이지만, 어떤 아이들은 공부가 재미있다고 합니다.
어떤 아이들에게 음악은 소음일 뿐이지만, 어떤 아이들은 몇시간이고 노래하곤 합니다.
오늘 제가 조이 카울리의 강연과 스토리텔링에서 본 것은 바로 그 "재미"였습니다.
얼마전 그녀는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하네요. 그런데 누군가 그 지갑을 주어 경찰서에 가져다 주었고
지갑을 찾으러 간 그곳에서...자신의 이름을 들은 경찰관이 춤을 추며 좋아하더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바로 그 경찰관의 어린시절과 함께 한 이야기가 조이 카울리가 지어낸 이야기였던 거죠.
그녀가 조이 카울리가 아니었다면, 그저 지갑을 잃어버린 나이 많으신 할머님에게 지갑을 돌려드렸을 뿐이었겠지만...그날 경찰관은 자신의 어린시절을 함께 한 소중한 책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작가에게도...그건 정말 소중한 추억이자 기쁨이었으리라 짐작이 갑니다.
경찰관의 노래와 춤을 흉내내는 조이 카울리~ㅎㅎㅎ~정말 귀여운 요정같았습니다.(조금 실례가 되는 표현일까요?)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했습니다. 학교를 자주 옮겨다녀야 했던 그녀는 그리 좋은 reader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푸나 앨리스같이 글씨가 많은 책을 받았을 때, 그녀가 받은 책은 "The Story of Ping"이라는 그림책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변했다고 하네요. 자신이 핑이 되는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책이 좋아진 그녀는 자신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네요.(저도 이 책을 좋아하는데 반가왔습니다. 정말 오래된 책이었군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네 명의 자녀를 둔 조이 카울리는, 에드워드라는 자신의 아들때문에...또 한 번 인생의 전환기를 맞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다 읽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던 조이 카울리~하지만 에드워드는 그 모든 일에서 소외되어 한쪽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만 했다고 하네요. 동물이 말을 건네는 이야기를 하면 "걔는 말을 못해요"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해요. 에드워드의 관심사는 자동차, 화산같은 실제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조이 카울리의 인터넷 자료들을 보면, 아들이 난독증이었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런 아들을 위해 조이 카울리는 이야기를 쉽고 재미나게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에드워드 같은 아이들이 많은 걸 알고는 그 아이들 하나하나의 이름을 넣은 책을 만들었다고 해요.
자기 이름이 들어간 자신의 이야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고 해요.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그 아이에게 맞는 책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엄마밖에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조이 카울리는 멋진 작가였겠지만, 아들 에드워드를 통해 정말 더 더욱 멋진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교육 전문가도 아니고 라이센스도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운명적 만남들을 통해 아이들의 교육에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바로 단계별 리더스인 선샤인 리더스를 만들게 된 거죠. 그 책을 만들기 위해 그녀의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조이 카울리의 현장경험과 많은 교사들의 피드백이 선샤인 리더스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아이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가 지루하다~라는 표현 일색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건 연령에 맞는 재미를 말합니다.(영어가 안된다고 유아가 보는 책을 주어서는 효과를 못본다는 것~일깨워주셨습니다.)
아주 어린 나이는 그저 넘어지고 엎어지고 하는 식의 몸개그에 깔깔거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7세만 되도 "시시해~"나 "바보같아"란 표현을 쓰는 걸 우리 엄마들은 알고 있을 겁니다.
공주 이야기라면 무조건 좋아하던 아이가 요즘은 모험 이야기에 푸욱 빠져서, 그저 잠들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왕자만 기다리는 이야기가 심심하다고 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렇게 좋아하더니 무슨 변덕이람'이라는 생각을 했지만...그게 바로 그런 이유였군요.
그래서 선샤인 리더스는 교육적으로는 빈도수 높은 문장과 단어를 넣어서 만든 책이지만, 그 안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유머와 웃음을 넣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것이 성공적인 리딩을 할 수 있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저는 일어서서 박수라도 쳐주고 싶었습니다. 조이 카울리~브라보~~~
다른 이야기들도 잔뜩 하셨지만...저는 어서 집에 돌아가서~아이가 즐거워할 이야기를 찾아내고 싶었었습니다. 딸 아이의 이름을 넣은 동화책 하나를 만들어 주고 싶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학교 생활을 힘들어 하는데도, 고민하는 데 모든 시간을 보내고, 별로 행동다운 행동을 못한 제 자신의 시간이 원망스러워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조이 카울리가 선샤인 리더스 중 몇 권을 읽어주었습니다.
1,2 단계는 본 책들이라~그저 듣고 있었는데...그 책 읽어주는 목소리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세 번째 이야기부터는 실레인 줄 알면서도 동영상 촬영을 했습니다. 딸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요.
몰래 찍다보니 조이 카울리의 얼굴은 없고 흔들리고 했지만, 적어도 책을 보며 들을 수는 있더군요.(초상권을 침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는 점...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죄송합니다.)
조이 카울리가 읽어주는 'Ha Ha Powder'...하하하...히히히....호호호... 그 웃음 소리를 듣고 있다가 우연인지 한참 칭얼거리던 아이가 웃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저도 웃고 있었거든요.
책도 재미있었지만...조이 카울리의 목소리를 통해 나오는 이야기는 너무나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이 목소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에드워드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요?
저는 너무나 궁금해졌습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아니더라도 정말 유머러스하고 따스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요? 혹시 작가가 된 건 아닐까? 혼자 남의 아들의 성장한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비록 제가 오늘 조이 카울리의 강연회에 참여한 이유는...
아이의 영어 읽기에 대한 고민때문이었지만...전 정말 잊고 있었던 중요한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가는 학교...아이가 만나는 친구들...아이가 해야 하는 경쟁...아이가 이겨내야 하는 세상...이 모든 곳에서~오직 한 사람...엄마인 저만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거요.
그건 아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조이 카울리가 제 마음에 남겨 준 "재미"라는 것을 잃지 않고 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우선 아이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그것부터 다시 살펴보려고 합니다.
분명 화산이나 자동차는 아닌 것 같네요. 무언가 만들고 꾸미기를 좋아하는 아이...모험과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뭐라고 확실히 대답 못하는 제 자신을 보며...어쩌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오늘 너무나 재미있게 들었던 'Ha Ha Powder'라는 책으로 다시 한 번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너무 감동을 받고...그래서 오늘 못 온 딸아이의 얼굴이 더욱 크게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사진이라도 찍고 사인을 꼭 딸아이 이름으로 받아야겠다~란 일념으로 열심히 줄을 섰습니다. 그래서 받은 싸인과 사진...(사진은...음 촬영해주신 분이 손을 심하게 떠신 듯....자연 모자이크된 사진이네요.)

아이에게 조이 카울리의 사진과 싸인이 된 책을 건네자~기뻐하면서도 정말 아쉬워하네요.
꼭 만나고 싶었다고요...
저 역시 너무나 아쉬웠고... 이번에 5번째 한국 방문이라는데, 6번째 방문도 있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그때는 꼭 어린이 친구들도 만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힘 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홍박사님도 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 딸아이가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일찍 돌아오는지라~인사도 못드리고 돌아온 점~이 자리를 빌어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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