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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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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언어학 - 재능과 훈련

  • 홍박샘
  • |
  • 2011-11-02
28

"덧셈 뺄셈을 좀 빨리 할 줄 안다고 수학 경시대회 나가라."

그렇게 설명하면 내 인생이 딱 들어맞습니다.

내가 영어를 좀 잘 쫑알거린다고 영어학자 되라고 종용 받은 내 인생이요.

 

그러나 언어를 잘 말하는 것과 언어학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영어를 잘 말하는 것은 타고난 언변 때문이고 -우리말도 잘 떠드는 거 보소-

영어학자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노력과 훈련을 요하는 과정입니다.

타고난 언변이 있는 자가 말 배우기를 하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

말 잘하는 나는 학문 쪽이 아니라 다른 길 갔으면 훨씬 능력을 펼쳤을 지도...

하는 상상을 종종합니다. 뭐, 물 건너 간 일이지만.

 

나의 문제는 학문의 길을 가라니까 그냥 간 겁니다.

험난한 세상에서 억세지지 말고 곱게 교수되라는 이상한 생각을 가진 양육자 때문에요.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 도대체 공부가 재미없는 겁니다.

젊은 교수들의 경쟁심으로 바로 발표된 신논문 마구 읽혀대는데 뭔 소린지,

이 걸 왜 해야하는지, 이거 하고나면 나한테 생기는 게 뭔지, 도통 모르겠어요.

대학원에서 전 꼴찌였습니다. 억지로 박사는 했는데 궁극적인 목표는 못 이루었습니다.

 

자식 얘기로 화제 바꿉니다.

첼로 가르쳐서 다리 사이에 악기 끼고 연주 모습 상상 - 꽝!

피아노 연주회 쫓아다니며 꽃다발 줬으나 피아노 연주 가끔? -꽝!

자동차 좋아하길래 자동차 디자이너 되는 상상 - 꽝!

수학 연산 기똥차게 잘 하길래 이과 가는 계획 - 꽝!

모든 건물, 자동차, 집 등을 3D 입체로 그리길래 혹시 건축가 - 꽝!

태권도 포함 별의별 운동 다 가르쳤으나 대표선수?- 꽝!

목 터져라 책 읽어주고 엄마 아빠 늘 책 읽는데 리딩점수? -꽝!

 

입시가 내년인데 이제서야 자식의 재능을 발견했으니 언어습득능력.

외국어를 영어 포함 3가지 하는데 모두 성적이 좋네요.

언어습득 경험을 살려 자식 언어학자 만들어? 이거 뭐냐 어디서 듣던 소리네?

나는 또 내 부모처럼 우를 범합니다. 그러나,

딱 하나, 아주 딱 하나 다른 점: 아이가 언어학을 하고 싶답니다.

언어학이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가끔씩 주어지는 번역 일 해보더니,

엄마랑 언어와 문화 등에 관한 토론 종종 하더니.

 

자동차 디자이너도, 건축가도 아닌 언어학, 그 돈 안되는 인문학.

자신의 선택이고 자신의 재능이고 그래서 노력하고픈 길이기를 소원할 뿐입니다.

(모기만한 소리로...) 아들아, 대학 가서 전공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단다.

꼭 밥벌이 어려운 언어학을 해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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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형제
  • |
  • 2011-11-03 23:57
답댓글

그 돈 안되는 인문학을 하는 남편을 둔 저로써는...

홍박샘님의 다른 말씀보다 이말이 더욱 제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요. ^^

 

홍박샘님의 어지신 성품으로 아드님을 잘 키우신거 같아서...(어른께 이런말씀 드리는게 맞는건지 모르지만)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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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니맘
  • |
  • 2011-11-03 15:42
답댓글

정말 부럽네요. 언어학자가 되고싶다니...

우리 아들 피아니스트가 꿈이라더니 게임에 빠져서 이제 프로게이머가 되겠답니다.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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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맘
  • |
  • 2011-11-03 11:15
답댓글

그래도 자기 갈길을 정했다는것에 축하드려야 할것 같아요.

이때쯤 어떤 학과를 갈지 무척 고민하게 되는데...뚜렷한 목표가 없으면 참 우왕좌왕 인기있는 학과나 졸업과 동시에 밥벌이를 할수있는 학과로 몰리게 되거든요.

 

가만보니 저도 꽝 도장 찍을게 한두개가 아니라...

울제이..

음감각은 좋은데..손에 힘이 없어서 악기다루는데는 꽝!

(피아노는 건반누를 손가락힘이 부족, 리코터는 호흡딸림 형상,바이올린은 자세교정 절대 안됨)

춤은 인도춤처럼 추길래 잘추는줄 알았는데 그동작 5가지로 한시간을 추니....댄스실력에서 꽝!

운동이라고 시켜보니 태권도를 인도춤처럼 하니...운동도 꽝!

(생각해보니 축구도 피구처럼 한아이라....-.-^)

연산을 잘해서 수학을 잘하는줄 알았는데 문장 이해력에서 꽝!

(단순연산을 잘하는데 문장제 나오면 질문의 요지를 파악못함..ㅠ.ㅠ)

워낙 말이 느렸으니....국어도 디밀게 없고.....(헉..우짜나 울 아들)

영어는 후쩍 잘하더만 유추실력에서 바닥보이셔서 진도 안나가시고...ㅠ.ㅠ

지나가는 자동차만 뒤꼭지만 봐도 무슨차인줄 알아맞추더만....그 자동차에 그닥 관심 없으시고...

 

이런 아이는 밥벌이로 과를 정해줘야 할지..

아님.. 좋아하는 과를 정하게 기다려 줘야할지...

무진장 고민입니다.

 

아직 멀었지만...항상 아이일은 금방 코앞에 오더라구요..

일단, 운동쪽은 율동에 가까우니 제외!

 

하나를 알려주면 하나만 정확히 아는 아이는 ....이과로 생각해 두는게 맞죠?

가만 생각해보니...아주 어릴때 가르치기 편했던게..단어위주라 정말 잘 외우거든요..

리딩도 5살 초반에 시작했으니..

파닉스도 제가 거의 안잡아줬거든요..사이트워드도 자기가 혼자 터득했고..

한글도 무진장 빨랐는데...

그걸 조합하는 단계에 도착하니...울 제이 난관에 부딪히는게 많네요..

 

저는 그래서 아이키우는게 항상 어려워요....

잘했다 싶으면 구멍이 어찌나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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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1-11-03 11:24
기둘리슈. 제이 늦된다. 악담 아니고 투시력에서 나온 말.
늦되는데 되자마자 날겨. 아니면 내 손에 장을 지지슈.
늦된다고 바닥을 긴다는 건 아니고 상위 한 자리수는 금방 아닐 거란 뜻여.
이거 잘 하나 저거 잘 하나 따지고 분석 안해도 돼요. 결국 지가 보여줘.
중학교 들어가면서 날개 펼테고 제이네는 그거 충분히 기다릴 사람들이니 제이 인생 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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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맘
  • |
  • 2011-11-03 19:35
애기때는 너무 순해서 치이는것 처럼 보이더만...
좀 크니깐 이제는 순한것은 벗어났는데...욕심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소원, 소망 이런거 적는 문제 정말 힘들어 해요...웃기죠?^^
장래희망도 [아빠]랍니다...
갖고싶은거, 바라는거 없는데 도대체 뭘 적냐고.....
요래가지고 학교가서 우찌될지....말이나 잘하면 [선생님..아직 바라는걸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생각나면 말씀드릴께요]라고 대답이라도 할텐데 입 딱 다물게 뻔하거든요..
그래도 홍박샘님 말씀처럼 충분히 기다리면 자기길을 정확히 알고 갈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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