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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8월21일]
문화일보홀에서 8월 26일까지 앵콜공연 중이다.
지금은 대상이 만 4세로 낮춰졌지만 처음 공연할 때에는 만 7세였기때문에 사람들이 좋다고 해도 갈 엄두를 못냈었다.
앵콜공연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똥벼락"책을 구입해서 읽어주었다.
책의 뒷부분에서 김부자네집에 온갖 똥이 다 모이는 부분을 읽어줄 때는 나도 모르게 판소리에서 듣던 풍월(나도 모르게 그 운율에서 예전 놀부가에서 심술 피우는 장면이 떠올라)이 있어 장단을 넣어가며 읽어주니 아이도 무슨 "똥" 무슨 "똥" 하는 리듬이 재미있던지 그 부분을 제일 좋아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매를 해두고 책을 읽어주면서 미리 공연을 보러 갈것이라고 얘기도 해주었다.
오랜만에 어린이집에 갔다와서인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책을 한번 더 읽어준 후 집에서 나와 문화일보홀로 갔다.
좌석에 앉아서도 왠 아이들이 그렇게 바글바글거리는지 공연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여전히 웅성거리고 시끌시끌한 공연장.
큰 아이들도 있었지만 현지 또래의 아이들..더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책의 내용만이 아니라 돌쇠아버지의 유년시절의 회상부터 돌쇠가 태어난 간략한 얘기를 보여주는 부분부터 시작을 했는데 소 흉내를 내는 아저씨가 작두가 되는 부분은 아이들은 잘 몰라서 그런가보다..했겠지만 어른들은 그 부분부터 웃음보를 터뜨리더니 아이들보다 웃음을 더 많이 터뜨렸다.
소 여물을 만들어 아궁이에서 지피는 장면에서는 엉덩이 밑으로 나온 빨간 손수건이 불의 역할을 대신해 또 한번 웃기도 했다.
돌쇠를 낳아 젖동냥을 다니는 모습, 장면이 바뀔 때마다 흘러나오는 경쾌한 장고소리에 맞추어 탈춤을 추는 냥 걸어가는 돌쇠아버지의 모습.
심술보 김부자가 고약한 탈을 쓰고 나와 방정 떠는 모습 등은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미리 공연을 갔다 온 사람들이 아이들이 참여하는 공연이라며 얼마나 들썩였으면 모내기 하는 장면이나 바람에 쓰러진 벼를 세우는 장면에서 도움을 청하는 장면에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가는 바람에 공연의 연결부분이 중단되는 것이 아닌가..하여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공연자는 몇명에게만 도움을 청하려는 의도였지만 부모들의 입장에서 자기 아이도 같이 나가 참여를 하므로써 실제적인 경험을 얻길 원할 터이고, 아이들도 무대에 올라가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관객이 있는 공연인 만큼 어느정도는 통제가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주하고 어린 아이들이 많은 듯 하여 징얼대는 소리도 들리고, 초등학생들은 뭘 아는 나이이기에 무대를 향해 버럭 큰소리를 내기도 해 방해를 받기는 했지만 관객이 같이 참여하면서 장단을 맞추기도 하고 돌쇠아저씨의 구수한 말솜씨에 흥겨운 시간이 될 수는 있었다.
도깨비가 돌쇠네 집에 김부자네 뒷간 똥을 가져다 주는 장면은 똥을 표현하려는 깃발로 단순하게 보여줘서 현지에게 일일이 책의 내용을 귓속말로 얘기해줘야 했다.
나중에 김부자집에 뿌려지는 똥벼락 부분에서 객석 가장자리에서 똥들이 던져지기는 했고, 황토색의 그물채로 나중에 김부자를 덮어 씌우기는 했지만 똥벼락을 맞은 장면 치고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서 미리 종이로 만든 가볍고 잘 던져지는 똥 모형들을 나눠주고 모든 이에게 직접 던져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면 무대로 쏟아지는 똥이 더 많아 좀더 실감이 나지 않았을까.
모내기를 하는 부분은 앞좌석 아이들이 자꾸 일어서는 바람에 거의 볼 수도 없었고 무대의 아래쪽에서 있었던 일은 거의 못봤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렇게 참여도 못해보고 앞도 잘 안보일 줄 알았다면 차라리 어떤 장면인지나 자세히 보게 2층으로 자리를 잡는건데..
어쨋든 현지는 돌쇠아버지가 시키는 일을 뭐든지 따라했다.
"영치기 영차"하라면 하고..금반지를 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할 때는 "줘라~ 줘라~"하고..박수치라면 박수치고..
평이 좋았던 공연이었던 점에 비해 분주하고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장고와 북과 장단을 맞춘 판소리의 느낌이 건조하지만 장단때문에 어깨가 들썩여지는 흥이 나는 공연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데 농업박물관이 바로 옆에 있는 것을 보고 쌀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사용되는 농기계들을 살펴보고 난 후 이 공연을 봤다면 우산을 돌리며 열심히 발을 구르는 장면이 탈곡기를 재연한 장면이라는 것을..널뛰기의 널처럼 왔다갔다 하는 장면이 디딜방아의 모습이라는 것을 얘기해주면 재미있게 표현했다는 것을 같이 느낄 수 있었을텐데..멀뚱히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듯 있는 현지의 모습이 아쉬웠다.
뒤늦게나마도 이미 폐관시간이 되었기에 그나마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저 물레방아만 열심히 쳐다보다 왔을 뿐.
요즘 집에서 전래동요를 들으면서 많이 흘러나오는 거문고(가야금인지..)와 해금 소리가 들릴 때마다 무조건 해금연주라며 우리 가락을 무척이나 반가워한다.
오늘 공연에서 들었던 음률도 우리 장단에 맞춘 가락인지라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기 말로는 재미있었다고는 하나 책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재미있었다고 했을 뿐 배우들의 재미있는 은유적 표현이나 우리 가락에 대한 재미를 알지 못했을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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