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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째 방학

  • 다름이
  • |
  • 2011-07-31
16

하위 20% 중2 아들 엄마 기억하세요?   일접고 아이와 함께하는 두번째 방학입니다. 

지난 학기에 아들 성적은 하위 35%내로 '도약'했구요.  저는 쓱싹 준비하는 요리실력이 수준급으로 급성장했답니다.   아들 '손수' 점심차려주는 재미 쏠쏠하구요.  

 

오늘은 점심 식사중 아드님이 문득 물으시더군요.

"엄마, 이젠 전에 다니던 직장 다시 못다녀?"

"응."

"엄마, 나 때문에 희생한 거야?"

"아니, 엄마 사전에 희생은 없어, 선택만 있을 뿐이지."

"......."

"엄마는 너랑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선택했어. 

근데 정말 잘한 것 같아.

너도 항상 후회없는 선택을 하면서 살면 좋겠어."

 

방학 시작하면서 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아드님은 제일 어려운 과목이 수학이라며 수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또 여행도 많이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니던 영어학원도 중단하고 종일 집에서 수학공부, 그것도 중1-2학기 중2-1학기 복습하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금, 토요일에는 친구 두 분과 비속을 뚫고 1박 2일 목포 여행도 다녀오셨네요. 

 

지난 20여년간 나의 정체성을 이루어왔던 것중 하나를 미련없이 놓았습니다.

아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

그런데 돌아보면 그건 내 만족과 행복을 위한 것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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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연
  • |
  • 2011-08-04 15:37
답댓글

아드님과 함께 도약하고 성장해가고 행복해하시는 다름이님 모습 정말 보기 좋습니다.^^

방학만 되면 혼자 계란찜도 해먹고 만두도 쪄 먹으며

혼자 점심을 차려먹는 아들 걱정이 저도 살짝 되긴 하지만,

그래도 다름이님 글에 왠지 저도 힘이 납니다.

저도 다름이님께 氣 넣어드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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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름이
  • |
  • 2011-08-04 16:50
하연님,
반가워요. 처음 쑥쑥의 문을 두드렸을 때 하연님이 환영해주고 반갑게 맞아준 것 잊지 않고 있어요. 그 후로도 하연님 아드님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아름다운 모습에 관한 글 읽고 흐뭇했었죠.
그런데 점심까지 손수 차려드신다니 정말 대견하군요. 매일 집앞 GS 25에서 삼각김밥, 샌드위치 사잡수시거나 라면 끓여드시던 우리 아드님과 달리.... (아! 다른집 아이와 비교하지 않기로 한 맹세가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군요.)

그나저나 하연님 불어넣어주신 "기" 때문에 순식간에 공중부양되어 기분은 상쾌한데, 하강이 안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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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셋사랑
  • |
  • 2011-08-04 09:42
답댓글

남의 아이 보지않고 내 아이 눈만 보며 공감해주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을 잘 실천하시고 살아가시는 듯 해서 마음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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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름이
  • |
  • 2011-08-04 14:01
셋사랑님 박수에 우쭐해졌어요. 님의글 항상 재밌게 잘 보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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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1-08-03 17:09
답댓글

가슴이 찡하네요.

님의 이 글 보고 이전글도 검색해서 읽어봤습니다.

저도 출산휴가 3개월을 제외하고 줄곳 일을 해와서

작년에 큰애가 초등학교 입학할때 일을 접을지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아이가 초등 저학년만 잘 적응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중2되어서 일을 접은 엄마의 상황을 보니 갈 길이 창창하구나 싶어 정신이 번쩍 나네요.

 

모쪼록 어렵게 결정한 인생의 2막을 잘 즐기시기 바랍니다.

저랑 같은 직업군에 속한 제 친구도 최근에 일을 접고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뒹굴면서 매우 행복해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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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름이
  • |
  • 2011-08-04 00:36
개구쟁이맘님,
아드님이 혹은 따님이 개구장이인가봐요. 아이를 낳아 기르다보니 우리말 중에 정겨운 말들을 새롭게 인식하게되는데 그 중 하나가 '개구장이'더라고요. 이 단어를 듣거나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가득 미소를 머금게 되지요. Goldmiss 때는 이단어에 히스테릭했었던 것 같은데...

제 이전글을 찾아 읽어 보셨다니 한편으론 고맙고, 한편으론 개구쟁이맘님의 '갈등'을 살짝 엿본 것 같아 좀 안쓰러워요. 플라시보님 말씀대로 제가 '쿨'해보인다면 그건 역설적이게도 매순간 새로운 '직업'을 꿈꾸기 때문일지 모르겠어요. '직장'은 버렸지만 좀더 창의적으고 재밌는 새로운 일을 해야겠다는 꿈이 생겨서 때로는 혼자 가슴설레는 흥분의 순간을 맛본답니다. 그래서 아들의 입다물어지지 않는 성적에도 조급해하지 않고 관대할 수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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